1995년 10월...
일본에서는 어린이들 방송시간대에 한 만화프로그램이 편성된다.
초반에는 아이들의 지지도 받지 못한 프로그램이었지만 오히려 이상하게 이 프로그램은 성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된다.
26부작이 방송되었고 각종 스핀오프와 패러디가 방송되고 극장판으로도 걸어지게 된다.
작년 일본에서 다시 이 작품으로 개봉되었을 때도 이 작품의 마니아들은 여전한 관심을 보였다.
10 년도 지나간 지금에 말이다.
'에반게리온'... 한국에서는 그냥 '에바'라고 말해도 말이 통하는 작품...
안노 히데야키라는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켜준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러던 이 작품이 26부작을 다시 압축시켜 극장판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그리고 작년 그것은 현실이 되었다.
에반게리온의 압축판, 바로 '에반게리온 : 서'가 되겠다.
솔직히 말해 나는 에반게리온을 본 적조차 없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궁금했고 극장으로 갔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에바에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세컨드 임팩트’의 충격으로 인류의 절반이 사망하는 참극을 겪은 뒤, 국제연합군과 사도의 전투에 휩쓸리게 된 열네 살 소년 신지는 아버지 이카리 겐도의 지시에 따라 얼떨결에 특무기관 내르프에서 극비리에 개발 중인 인형병기 에반게리온의 파일럿이 되어 적 사도에 맞서 인류를 지키기 위한 전쟁에 나선다. 그리고 거기서 또다른 조종사 레이를 만나면서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겪게 된다.
이게 에피소드 6까지의 줄거리라고 한다. 바로 그것이 여러분들이 방금전 보고오신, 혹은 보러가실 '에반게리온 : 서'의 줄거리이다. 하지만 TV판을 보신 분들이나 혹은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첫 장면부터 어리둥절 할지도 모른다. 처음 에바를 접하는 이들에게는 왜 이렇게 불친절하게 인물소개를 대충 하는지가 의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는 에바의 (TV 시리즈의 압축) 극장판은 TV 시리즈를 이미 보았을 경우를 가정해서 집약적으로 인물 소개를 축소할 수도 있었을 것이며 사도와의 싸움이 대폭 줄어든 이유역시 극장판으로 압축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나를 비롯한 에바를 처음보는 이들에게는 신지가 갑자기 에반게리온의 파일럿이 되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알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말로 궁금하면 미리 에반게리온의 전 시리즈를 예습하고 오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
따라서 이글을 쓰고 있는 나는 원작 26부작을 보고나서 다음 작품인 '에반게리온 : 파'를 보게 된다면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고,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들에게도 쉽게 설명이 가능하리라 본다.
에반게리온은 분명히 일본 애니메이션 문화에 커다란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소녀와 로봇이 등장하는 SF물이라는 상당히 언발란스한 것들을 나름대로 잘 크로스오버 했다.
어쩌면 이것이 성인들을 극장으로, TV로 몰고 오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극장판은 이들이 항상 TV 시리즈 방송후 예고편에서 외쳐대는 '서비스, 서비스~!'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신지와 같이 합숙하는 미사토가 얼떨결에 그의 몸을 보는 장면은 교묘하게 처음에는 맥주병으로 시작해서 그다음은 캔으로 살짝 중요한부분(?)을 가려주는데('오스틴 파워' 시리즈의 오프닝이나 '심슨가족' 극장판에도 이런 비슷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이는 이 작품이 유머스러운 면과 더불어 성인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는 미사토나 레이가 보일 듯 말듯 몸을 살짝 비춰주는 장면들에서도 역시 같은 효과를 보여준다.
사실 에바를 보면서 이야기해야 할 작품들이 몇가지 더 있다. 얼마전에 리뷰로 소개한 '왕립우주군'을 만든 애니매이션 제작사인 가이낙스라는 곳이다. 안노 히데아키라는 이름을 거론할 때 이 작품과 더불어 앞에 이야기한 '왕립우주군'도 살짝 이야기해야 할 것이며 '나디야'와 더불어 '큐티하니'와 같이 초절정 꽃미녀(?)의 변신물 역시 이들의 작품이라는 점을 잊지 말야야 할 것이다.
'왕립우주군'의 우주전쟁의 폐해를 고발하는 고발정신과 '큐티하니'의 판타지적인 요소를 결합한 것이 '에반게리온'이 아닐까 생각되며 가이낙스는 이후에도 이런 요소들을 많은 작품에 배치시키고 있다고 보여진다.
에바가 극장판으로 이어지면서 또다른 효과라면 PPL의 등장들일 것이다. 이는 실사영화에만 쓰여지는 것이라고 생각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닌 같다. 가령 주인공들이 즐겨마시는 UCC 커피(스폰지 하우스 같은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그 커피... 싸구려인 줄 알았더니 일본에서는 꽤 알아주는 브렌드이다.)라던가 피자 헛과 같은 가계들은 애니메이션에서 단순한 이미지 활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PPL 효과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에반게리온의 공식 홈페이지에 널려 있는 수 많은 PPL 회사 링크가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나는 아직도 이 작품이 궁금하다.
아직 에바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는지라 어떻게 신지와 레이의 관계가 지속될지도 모르고, 사도와의 전쟁에서 과연 승리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 작품은 분명 예습, 복습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면에서 에반게리온은 마치 작품속 레이와 신지처럼 '가깝지만 먼 당신(?)'과 같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PS. 이 작품은 현재 CGV에서만 상영중이다.
작품 감상후 바로 같은 건물에 있는 '메모리 잇'(CGV 기념품 판매 가계)에 레이 피규어에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에반게리온 이야기를 알아보려고 야후 제팬을 뒤적이다가(나는 일본어는 전혀모른다...) 에바의 예고편만 모아놓은 페이지를 발견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음악체널 MTV 제팬에서 에반게리온의 스페셜 사이트가 있다. 한번 들어가보시길...
이는 여러분에게 내가 드리는 '서비스, 서비스...'이다!
(아울러 이 작품의 극장판 역시 '서비스' 예고편이 있다. 엔딩 크레딧도 다보고 끝까지 기다릴것!)
http://www.mtvjapan.com/cinema/feature/evangelion/preview.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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