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달려라! 타마코-피터팬의 행복찾기!

송씨네 2008. 4. 2. 14:02

 

 

사람은 무언가에 미치면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을 해보려고 맘먹는다.

요리도 그렇고 무엇을 만들던간에 그렇다.

하지만 사람들은 직접 만들기보다는 소비하는데 열중인지도 모르겠다.

 

여기 젊은 처자 한 명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타마코...

어렸을 때 은둔 생활에 익숙한 그녀에게 아버지가 만들어준 헬맷이 유일한 보물 1호...

땡땡이 장화와 우산을 착용하고 거리를 도는 것이 그녀의 취미이며 일정한 직업도 없이 살다가 얼마전 일을 하기 시작했다.

돈이 생기면 하는 일은 군것질... 그 중에서도 일진월보당 빵집 할아버지가 만들어주는 꿀빵은 잊지 않고 사간다. 그러던 어느 날 가계의 임시 휴업 사실을 알게되고 초조해진 타마코는 꿀빵을 찾으러 동문서주 하기 시작한다.

 

 

일본 영화속의 가족들은 평범하지 않다. 어딘가 삐딱하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화목을 자랑하며 뭉치면 뭉칠 수록 엽기적인 일들을 벌이게 된다.

'야마요~'를 외치면서 온갖 댄스를 선보인 '녹차의 맛'이나 타마코 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패션을 자랑한 '불량공주 모모코', 그리고 가족도 아니면서 가족같은 유대관계를 보여준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달린다' 까지... 이 영화에서의 제목으로만 보면 타마코에만 집중이 되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타마코 만큼이나 그녀의 가족들 또한 막강 최고의 엽기 집안이 되겠다.

 

미장원을 하는 어머니 타츠코는 자기 아들뻘 되는 남자와 사랑을 나누고 그 남자 토라는 스님은 스님인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애정에 목말라 있는 것을 보면 보통 스님은 아닌 것 같다. 아들 다이스케는 어머니의 친구를 보며 첫눈에 반해 그것도 모자라 그녀가 일하던 관광버스 안내양을 해보겠노라 난리를 친다. 아버지 헤이키치는 정비공이자 최고의 아티스트이지만 역시나 괴짜이다. (그러다보니 부인과 헤어지게 되는 상황도 생기고...)

 

 

삐딱한 이들 가족들은 그러나 저마다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좌절하고 고통을 겪게 된다. 타마코 역시 마찬가지이다.

늘 소비만 했던 그녀는 이제는 자신의 손으로 꿀빵을 만들어야 한다.

빵집 할아버지의 수제자는 잘나가는 빵집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는 절대 꿀빵을 만들 생각은 없는 듯 싶다. 스토커처럼, 철거머리처럼 달라 붙는 타마코에게 결국 항복을 선언하지만 호랑이 선생님 같은 그는 한번도 그녀에게 미소를 짓지 않는다.

타마코는 자신이 결국 빵을 만들면서 그동안 자신안에 갖쳐 지내던 답답한 세상에서 빠져나온다.

마치 골목길에 이유도 없이 땅에 파져 있는 큰 구멍을 빠져나올 때 처럼 말이다.

 

 

이 영화는 만화적 감성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러분이 이 영화를 보고 메시지를 찾으려고 애를 쓴다면 당신은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굳이 정말로 이 영화의 메시지를 찾는다면 앞에 이야기한 뒤늦게 사춘기를 맞이한 젊은 여인의 극복기와도 같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마치 타마코는 피터팬처럼 어른이 되기를 포기하는 그런 여성처럼 보인다.

작은 상자 혹은 자신의 방안에서 꿈적도 하지 않으며 꿀빵 그림을 매일 그려대는 그녀의 모습은 유아적인 행동처럼 보인다. 자신앞에 나타난 큰 구멍과 정체 불명의 어린 소년(아마도 그 소년은 타마코의 수호천사였는지도 모른다.)의 등장으로 타마코는 더욱 더 혼란에 빠지지만 이 것이 계기가 되어 자신의 삶을 되찾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한 편으로는 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전 남편이 이혼한 부인의 재혼을 축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자신보다도 나이가 적은 젊은 놈(?)과 결혼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좋지만은 않을텐데 영화속 헤이치키의 모습은 참으로 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쿨하고 즐거워보이는 것이 느껴지는 것은 영화속 미장원에서의 쌈바 파티(?) 장면이 아닐까 싶다.

흥겹게 살아가는 그들에게 이런 저런 장애물은 큰 고민꺼리가 되지 않는 것 같다.

 

 

 

사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이 날 뻔했다.

웃기는 영화인데 절대로 웃을 수 없었다.

고정된 삶속에서 자포자기 하고 거기에 어리숙한 타마코의 모습이 웬지 내 모습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실수 투성이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타마코의 모습에서 웬지 모를 나에도 해답을 가르쳐 줄 영화로 생각이 되었다.

 

 

이 영화의 주연인 야마다 마이코는 배우 이나영과 양미라를 절반씩 섞어놓은 배우이다.

잡지 모델로 데뷔한 그녀는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일본에서는 꽤나 알려진 인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알려지지 않는 배우이다.

이 배우를  보면서 아마도 제 2의 우에노 쥬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갖아본다.

아버지 역으로 등장한 다케나카 나오토는 두 말하면 잔소리인 최강의 조연이자 감초배우이다.

그가 연기한 헤이키치는 마치 '노다메 칸타빌레'의 괴짜 지휘자의 케릭터를 그대로 끌고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코믹과 맬로를 넘나드는 그의 연기는 그야말로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속 꿀빵은 우리는 실제로는 만날 수 없다. (다만 모 제과점에서 파는 빵중에 영화속 꿀빵을 UFO로 설정했듯이 실제 UFO 모양으로 만들어진 빵이 있긴 있다.)

'카모메 식당'의 시나몬 롤처럼 일시적으로 판매를 해서 먹어볼 수 있다면 좋겠는데 말이다.

그러나 여러분도 타마코 처럼 꿀빵을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블로거가 소개한 꿀빵 만들기 레시피를 소개한다.

(출처: http://blog.naver.com/hkmdjl/150029511696)

                     

 재료(4-5인분)

A.
밀가루 200그램
베이킹파우더 2ts
중탄산소다 1ts
(옛날의 소다..라는 것인데 베이킹소다로도 대체 가능하답니다.)

B.
버터 30그램
설탕 100그램
계란2개
우유 3TS


C.
광내기재료로 꿀 1TS /  물1TS



과정

1 실온에 녹인 버터를 볼에 넣고 잘 풀어주고 설탕을 잘 섞어주고 계란을 조금씩 넣어가며 섞습니다.
2 1에 우유를 더해 섞고 채에 내린 A의 가루류를 날가루가 안보일 정도로 섞습니다.
3. 준비한 철판에 2를 큰수저로 떠서 둥근 모양을 만들어서 칼끝에 물을 뭍혀 생지 중앙에 십자모양의 칼집을 넣고 220도의 오븐  12분에서 15분간 굽습니다.
  (영상을 보니 짤주머니로 적당한 크기로 만들더군요. 적당히 되죽한 모양입니다.)
4. 다구우면 뜨거울 때 꿀물을 표면에 발라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