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쇠동이 철거되었다.
아니, 철거되고 있다.
오쇠동은 부천과 서울을 경계로 한 이상한 동네이다.
그 동네 위로 비행기가 지나다녔고 주민들은 항의를 했지만 아무도 그들의 항의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물론 오쇠동은 사실 주민들이 살아서는 안되는 땅이었고 달동네처럼 어느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 되어버렸다.
★관련글 오쇠리는 아직도 전쟁중(2006. 4. 11)
2년전, 지금도 사진 못찍는 나는 지금 생각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오쇠동을 밤거리를 찍는 일은 참 바보같은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그 어둠이 그야말로 그들의 운명을 점춰주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 때는 몇 집이 남아서 그나마 생활을 하려고 애를 섰지만 지금은 불이 켜진 집을 찾는 것이 더 힘든 일이 되어버렸다.
지금 오쇠동에 가면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는 '철거' 혹은 '보류'이다.
빨강색 락카로 '철거'와 '보류'라고 칠해진 집들의 모습을 보면 이들 집들의 운명이 어떻게 됨을 짐작할 수 있다.
파랑, 하얀 낡은 천으로 이루어진 가림막은 온 동네를 가리고도 남았다.
지금 그 천이 사라진 곳에는 앙상한 뼈대만 남았다.
흉가... 흉가는 저리가라하고 해야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지...
그 흉가가 지저분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주위의 이름모를 잡초들 때문에 이 동네가 이상한 경치와 장관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더구나 가끔씩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출사하러 이 곳을 들르는 것을 보면 명소가 되어버린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달동네가 사라지는 것도 슬픈일이지만 자신들의 운명도 모르는 상태에서 삶의 터전을 이끌었던 그들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곳에 그렇다고 뉴타운이 들어설 것도 아니며 2년전 계획처럼 그 자리에 골프장이 금방 들어선다는 보장도 없다.
얼마전 한국공항공사가 골프연습장 사업자와 관련해 비리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공항의 개발바람은 잠시 주춤해진 것도 사실이다. 이 바람이 멈추어야 골프장 개발이 이루어지겠지만 내 생각에는 도대체 공항과 골프는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골프장이나 일부 뉴타운 건설을 보면 일부 업자들은 투기 목적이 강해보이는데...
서민과도 거리가 먼 일로 보인다는 것이다.
골프장의 건설은 내가 일하는 인천공항 쪽의 골프장도 사실 이해를 못하겠다.
어쨌든 달동네는 아니지만 작은 동네 하나가 사라진다.
과연 재개발 속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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