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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이 조금 여유있는 작품입니다.
따라서 이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들에게는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맨 마지막 PS.에는 등장인물에 대한 역시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주성치의 팬들이 아니라면, 혹은 팬이더라도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들은 이 리뷰를 읽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지난번 '소림소녀'를 보고 실망감이 컸다.
아무리 주성치이지만 주성치가 나오는 영화와 주성치가 제작에만 관여하는 영화라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얼굴마담의 중요성을 확실히 보여준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던 주성치가 이번에는 진짜(정상적으로...) 감독과 출연을 하였다.
개인적으로 부천영화제 상영작 중 의외의 기대를 모은 작품은 바로 이 깜짝 상영으로 마지막 날 선을 보인 이 작품 '장강 7'호가 되겠다.사실 여러 영화 주간지에서 'CJ7'이라는 이름으로 작품 공개가 되었을 때 무슨 내용인지 참으로 기대가 된 것도 사실이다.
자, 그렇다면 'CJ 7' 혹은 '장강 7호'로 불리우는 이 영화는 과연 무슨 영화인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티'라는 이름의 사내가 있다.
그에게는 샤오디라는 이름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들은 매우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다른 이들보다도 행복한 부자(父子 )였다.
샤오디 만큼은 훌륭하게 키워야 한다는 목표때문에 비싸긴 하지만 사립 초등학교에 보내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부잣집 아이들에게는 가난한 샤오디를 좋게 볼 리가 없다.
새 신발도 필요하고 장난감도 필요한 어느 또래의 아이들과 똑같지만 그럴 수는 없는 상황...
막노동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는 '티'는 어느 날 늘 그랬던 것처럼 쓰레기 터에서 공으로 보이는 물체를 발견한다. 아들에게 줄 장난감으로 생각하고 주었건만 이 공같지 생긴 녀석...
그런데 웬지 심상치 않아보인다.
주성치의 영화에서 가족의 의미를 느끼는 작품이 있었던가 싶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의외로 주성치 식 코미디도 있지만 진지함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소시민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그동안 그가 보여주었던 코믹한 액션영화와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또한 그의 영화에서는 CG가 오버스러운 상황을 위한 경우로만 자주 등장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CG 하나가 아예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렇다면 '장강 7호'는 과연 무엇이냐고?
영화에서 아이들이 로봇 강아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장면이 나온다.
세상에 두 개 밖에 없는 것이라면서(물론 나중에는 이 녀석들이 백화점 매장에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다.) 약을 올렸던 그 장난감의 이름이 바로 '장강 1호'가 되시겠다. '티'가 주은 그 공은 다름아닌 외계 생물체이자 외계 애완견(?)이었던 것이고 아들 샤오디는 그 녀석에게 바로 '장강 7호'라는 이름을 붙어준 것...
그러나 그 녀석 생김새도 강아지에 버금 갈 정도로 귀엽고, 가전제품 수리 능력이외에도 특별한 것을 살리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관객들 계속 이 녀석에게 '귀여워, 귀여워...'를 외치고 있으니 주성치 감독... 국내에 이 녀석 팬시용품이나 인형으로 만들어 줄 수 없는지 본인도 부탁드리고 싶다.)
주성치 영화가 늘 그렇듯 몇 가지 특징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우선 주성치 패밀리들이 여전히 포진되었으며 (임자총의 등장은 물론이요, 꺼벙한 케릭터로 익숙한 풍면향도 등장한다.) 새로운 주성치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일명 '주성치 걸'로는 앞써 '소림소녀'에서 활약을 했던 장우기가 등장하여 스타탄생을 알리기도 했다. (장우기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짝퉁 송혜교'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배우로 알려져 있다.)
또한 주성치 영화라면 빠질 수 없는 쿵푸가 여기서도 등장하는데 과거에 비하면 쿵푸는 여기서는 양념 역할 정도만 하고 있다. 그러나 황당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쿵푸장면은 역시 주성치가 쿵푸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주성치 영화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노쇠한 분장만큼이나 그의 코미디가 일상 생활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의 이야기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절대 일어날 리가 없는 일들이 주성치 영화의 특징이자 매력이라면 이 작품은 외계인 등장이라는 소재를 제외하고는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코미디로 엮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작품의 성격상 어린이가 동반하기 힘든 난해한 주성치식 코미디 영화가 많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작품은 가족을 동반하고 봐도 즐거운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아울러 주성치 영화에서는 잘 등장하지 않는 죽음과 슬픔이라는 코드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더구나 결정적으로 웬만해서는 잘 안죽는 우리 불사신(!) 주성치가 극중에서 죽는 장면이 등장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를 그렇게 쉽게 보낼리가 있을까? 역시 불사신이라고 할 수 있는 성룡 역시 자신의 영화 중 '메달리온'처럼 죽었다가 부활하시는 마당에 말이다.)
아울러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하다보니 악당이 없다.
그동안 주성치의 영화에서는 악한 인물들이 의외로 많이 등장하였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크게 이들 주인공 부자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없었다는 점과 위기에 해당하는 부분이 악당이 등장하는 것과는 전혀 관련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과거 주성치 영화와는 매우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주성치의 미덕은 유쾌함과 즐거움이다.
그 즐거움을 어린이들과 가족들에게도 선사한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라고 본다.
주성치의 마니아도, 그리고 주성치가 누군지 모르는 꼬마 팬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PS. 사실 이 영화의 진짜 스포일러라면 아마도 샤오티가 아닐까 싶다.
극중 샤오디를 맡았던 아역 배우는 서교라는 이름의 꼬마인데 놀라지 마시라...(영화를 보신분 말이다...)
이 꼬마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다는 사실말이다.
영화서 뚱보 소녀가 실제로는 소녀가 아닌 소년이었던 것 만큼이나 상당히 충격적인 스포일러가 아닐까 생각된다.
주성치는 휴머니즘으로 사람을 슬프게 만들더니 이제는 섭외하는 배우들에게까지 독특함을 보여주신다.
역시 '주' 님 답다...
또한 영화에 자주 애용되던 보니 엠(Boney M)의 'Sunny'같은 곡들처럼 추억의 올드팝도 이 영화에 등장한다.
본인처럼 보니 엠을 좋아하시던 분들이라면 이 영화가 끝난 뒤 엉덩이를 들썩거려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본인은 보니 엠의 'Happy song'를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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