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영화 '렛 미 인'-슬프도록 아름다운 뱀파이어 이야기!

송씨네 2008. 8. 2. 23:40

 

 

렛 미 인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2008 / 스웨덴)
출연 리나 레안데르손, 페르 라그나르, 헨릭 달, 카린 베르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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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영화제에서 혹은 넥스트 플러스 여름영화축제에 이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스포일러가 아니지만 정식 개봉이 예상되는 영화라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 리뷰입니다. 주의 부탁드립니다.

 

 

올해 부천영화제 감독상과 관객들이 뽑은 푸르지오 관객상을 받은 작품은 바로 이 작품 스웨덴 영화 '렛 미 인'이다.

스웨덴 영화라... 우리가 알고 있는 이 나라 영화가 얼마나 되나 싶다만 비슷한 덴마크 계통의 영화를 생각한다면 라스 폰 트리에 영화들 정도... 

스웨덴에서 물건너 온 이 영화 '렛 미 인'이 생소한 이유도 어쩌면 그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른다.

스웨덴에서 건너왔으나 범상치 않은 이 영화 '렛 미 인'을 이야기해 본다.

 

 

아버지와 별거한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오스카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소년이다. 늘 자신의 방에 칼을 소지할 정도로 아이들에 대한 원망과 복수로 가득찬 그이지만 겁만 많지, 실천조차 못하는 소심한 소년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다가왔다. 그녀의 이름은 엘리...

나이도 모르고 표정도 늘 굳어 있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서는 알 수 없는 냄새가 가득하다.

알 수록 궁금한 그녀 엘리와 오스카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한 편 마을에서는 알 수 없는 연쇄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한간에는 피를 빠는 뱀파이어라는 소문까지 나돈다. 그리고 엘리의 아버지는 항상 정체모를 소지품을 챙기고 눈덮인 밖으로 향하는데...

 

 

오늘 이 자리는 좀 특별한 자리로 구성되었다.

현재 CGV 씨네꼴라쥬에는 해마다 인디영화 연합 체인인 넥스트 플러스의 여름영화축제를 맞이해서 최신 공포 영화 다섯편1을 상영하는 행사를 가지고 있다.2 그 첫 도시는 CGV 인천으로 영화 관람 후 민규동 감독3, 무비가이드 최원균 씨와 함께하는 시네토크 행사가 있었다. 

토크 때에도 바로 이런 저런 질문들과 궁금증이 오고 갔는데 역시 앞에 이야기한 스웨덴이라는 나라에서 상영된 영화라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아직 낮선 영화임에 분명하다. 또한 감독은 우연인지 의도적인지 두 주인공인 오스카와 엘리의 성별을 분간하기 힘들정도로 나타냈다는 점에서 어려운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다.

또하나의 궁금증은 뱀파이어 영화의 특성상 뱀파이어는 절대 나이가 들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할 때 엘리의 아버지로 등장한 사내는 정말 엘리의 아버지인가라는 의문이 남기도 했다.(관객들 토크 사이에서는 그 사내는 엘리의 오빠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가 사과를 먹는 장면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엘리의 아버지로 추측되는 이 사내는 분명 뱀파이어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엘리에게 헌신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에서 아버지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 영화는 이처럼 상당히 의문투성의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기존의 뱀파이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살짝 튀틀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솔직히 말해 무섭기보다는 매우 슬프기 까지 했는데 그런 이유에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더불어 그것이 자신의 운명임을 생각하고 거역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엘리의 삶에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만든다.

시네토크에서 내가 질문한 내용은 바로 이것과 관련이 있는데 바로 뱀파이어에 대한 삶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노도철 PD의 시트콤인 '안녕, 프란체스카'4가 떠올랐던 것이다. 물론 성격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지만 '렛 미 인'과 '안녕, 프란체스카'는 거역할 수 없는 뱀파이어의 운명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닮아 있다. 더구나 두 작품 모두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는 점에서도 비슷한 점이 많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의 장르는 분명 호러이다.

하지만 피가 난무하는 일반 호러와는 달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성장영화이다.

피가 난무하지만 드라마적 내용이 더 강하다는 점에서 호러는 호러이지만 기존의 호러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영화내내 벌어지는 눈덮인 마을의 모습은 깨끗하고 순수함이라는 모습에서 아름답게 느껴지지만 그 속에서 반대로 살인사건 속에서 등장하는 붉은 피핏 물결은 어쩌면 이와 정반대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뱀파이어 이야기... 영화 '렛 마 인'이다.

 

 

PS. 이 영화는 국내 정식 개봉의 가능성이 높은 영화이다.

하지만 미리 만나보고 싶으신 분들은 넥스트 플러스 홈페이지(http://www.artpluscn.or.kr/nextsummer/2008/main.asp)나 CGV 홈페이지(http://www.cgv.co.kr/)에서 자세한 시간표를 확인해주시는 것이 좋으리라 본다.

부천영화제 화제작을 놓치신 분들도 이번 기회가 좋은 기회이다!

 

 

 

 

 

 

 

 

  1. 악몽탐정(츠카모토 신야 감독), 버그(윌리엄 프레드킨 감독), 슬리더(제임스 건 감독), 블러디 아일랜드(마이틀 J. 버세트 감독) 등의 4 편도 상영된다. 보더랜드(제브 버맨 감독)도 상영되지만 일부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본문으로]
  2. 이 행사는 서울 구로(CGV 구로), 신촌(아트레온) 이외에도 전주, 안산, 의정부 등의 도시를 돌면서 상영을 할 예정이다. [본문으로]
  3.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1999),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 [본문으로]
  4. 2005~2006 방송. 심혜진, 박슬기가 출연한 작품으로 노도철 PD와 신정구 작가 콤비의 활약상이 컸던 작품이다. 시즌 1,2에 정려원, 이켠이 등장했고 시즌 3에서는 김수미, 신해철, 현영 등이 출연하여 연기를 보여주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