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매년이 그렇지만 올해도 정신없이 한해를 보낸 것 같습니다.
영화계는 올해 불황이었고, 영화주간지도 올해 불황이었습니다.
불황에 늪에 선 한국영화계...
그 한국영화계에서 영화잡지들은 어떻게 2008년을 정리하고 있을까요?
본 인터뷰를 위해 한 달 전에 영화주간지 4사의 편집장 님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였으며
씨네 21 고경태 편집장 님은 정중히 인터뷰 사양하셨고, FILM 2.0의 구승준 편집장 님은 답변이 없으셨으며, 프리미어의 정기영 편집장 님은 인터뷰 수락에 응하셨으나 이후 답변이 없어서 다시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 와 중에 인터뷰를 허가하신 무비위크의 송지환 편집장 님을 만나러 무비위크크 편집국이 위치한 한국경제신문 본사 9층으로 향했습니다.
2008년 11월 25일... 화요일...
이 날은 무비위크의 편집 마감일이었습니다.
송지환 편집장 님은 이 인터뷰가 끝나고도 오늘도 야근을 하면서까지 편집을 해야한다고 이야기 하시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신 송지환 편집장 님에게 감사를 드리면서 인터뷰 전문을 올릴까 합니다.
Q. 무비위크는 올해 큰 결정이라면 7 년동안 묶여 있던 1,000원이라는 가격을 2,000원으로 올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경제불황과 주간지 시장의 불황과도 관련이 없다고 보지 않는데요. 7 년이라는 기간동안 1,000원이라는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합니다. 역시 광고 수익이 많아서 그런 것인가요?
송지환 편집장(이하 '송지환') : 역시 질문 내용을 보고 이런 생각을 갖으시라는 분들이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광고가 탄탄하니깐 7 년 동안 천원에 팔아도 괜찮겠었구나 라고 생각하신다면 큰 오해입니다.
판매수익이 꽤 좋았을 때도 직접제작비와 간접제작비를 뽑고 순이익 창출해내기가 100% 쉽지는 않습니다. 결국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매체들이 70~80%를 광고수익에 의존하는데 판매부수의 문제가 아니라 광고수입의 문제이라고 생각되며 잘팔리기에 광고도 잘될 것이다와 광고가 잘되니 싸게 팔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시는데 그렇지는 않죠. 한 과자를 파는데 100원으로 시작하다가 국제유가, 원재료 가격의 인상 등 기타 이유로 저항이 생기는데요, 하지만 맛은 똑같은데 말이죠. 업체에서는 소비자 반발이 심하니 양을 줄이고 같은가격에 팔거나 원자재 값상승이나 여러 이유를 대면서 가격을 인상하기도 하는데 저희도 같은 맥락이죠. 이런 경제구조에서 살아남는 조직이나 기업은 힘들다고 봅니다.
이윤을 내는데 있어서 저희가 잡지가 다룰 수 있는 것은 영화와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주간지이며 질좋은 읽을꺼리를 위해 다른 경쟁사와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고요. 가격정책을 쓸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시 천원에 나왔을 때는 판매부수가 놀라웠고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이런 케이스는 없었다고 자부할 정도죠. 그렇게 독자호응을 얻고 물가가 오르고 정가인상 이야기는 해마다 나왔지만 정말 진지하게 논의를 하고, 판형역시 문제였는데 황금비율을 맞추기 위한 장점을 살리기 위한 것... 두 가지 매력을 놓칠 수 없었죠.
광고주 마인드로 가느냐 독자 마인드로 가느냐의 선택인데 광고주로 가면 가격을 진작에 더 올렸어야 하며 판형도 더 커졌겠지요.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할 때 마다 우리 독자가 더 선호하는 가격과 판형까지 현재의 방식을 버리면 판매부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심각하게 고려했던 것이죠. 그 시기를 잘 보고 10월 창간 7 주년 차에 이전에 바뀔 계획이었는데 경쟁지인 프리미어에서 가격을 인상 이야기를 들었고, 부산영화제 기점으로 프리미어가 가격을 올리면서 저희는 인상시기를 조정하고 창간 7주년에 책 판형을 늘리고 가격을 늘린 것이죠.
Q. 송지환 편집장 님의 글은 의외로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편집장 코너 속에 또 하나의 코너를 만든 것이 참으로 인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른바 '내가 싫어하는 것들' 시리즈였죠. 이 시리즈를 좋아하신 분들도 있고 반대로 별로였던 분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얼마전에도 이야기하신 것 같은데 반대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연재할 생각도 있다고 이야기하셨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송지환 : 저는 제가 정말 시간과 능력이 허락된다면 그 아이템 뿐만 아니라 그런 성격이 있는 뭔가 많은 공감을 낼 수 있는 책도 내볼까라는 생각도 해보았지요. 세 개를 마지막에 몰아서 한 적도 있었는데 반대로 '좋아하는 것'들도 제 취재수첩에 150여가지가 있는데 몇 년을 쓰겠구나하는 희망을 가졌었죠. '싫어하는 것들' 시리즈의 경우 재미있다, 공감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며 일부 어떤 분들은 매체 편집장이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공표할 필요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죠.
기자 블로그 코너(편집후기)에 연재를 시작하고 편집장이 되면서 이 코너의 집필을 중단하고 일주일을 쉬었는데 편집장이 되고나서 독자들에게 ‘이 코너의 연재를 계속할까요, 말까요?’를 이야기했었고 이메일과 영화관계자분들의 의견도 있어서 편집장이 된 후 다시 글을 쓰기 사작했는데 앞에 이야기한 단점중에 매체의 사유화... 지극히 개인적인 글을 읽을꺼리라고 했는데 이것을 매체의 사유화라고 한다면 갈등을 안 할 수가 없는데 결국 책이 바뀌면서 어떤 아이템을 하던간에 '싫어하는 것들' 시리즈를 접자는 의미로 서둘르게 되었죠. 그러나 이 코너를 대신해 다른 코너로 대체하기가 머뭇거리는 것도 사실어여서 사진 컷('one shot one line'코너)으로 대신하고 있는데 뭔가 생각할 수 있을만한 짧고 간단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열심히 하고 있으며 이 코너의 반응도 좋습니다. 실제 찍으신 사진이냐고 독자들이 간혹 묻는데 이 사진들도 제가 직접 찍고 있습니다. ^^;
Q. 무비위크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가쉽이 타 영화주간지에 비해 강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인디영화에 대한 기사를 늘리거나 뮤지컬이나 연극과 관련된 문화 소식에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뒤늦게이기는 하지만 이런 문화에 관심을 가지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최근에 이런 문화 관련 뉴스의 비중이 늘어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송지환 : 창간초기에는 연예 가쉽(스포즈신문 타입의...) 비중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며 무비위크의 강점이라고도 생각되었지요. 책이 바뀌면서 편집장도 바뀌면서 한국영화계가 쇠락의 길로 접어들면서 영화컨텐츠 자체가 투자가 위축되면서 영화산업의 위기가 찾아오면서 엔터테인먼트의 지각변동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주말에는 TV와 영화를 보던 사람들인데 요즘은 연극 뮤지컬, 공연 전시가 많아졌고 케이블에서도 영화를 만드는 등 컨텐츠들이 많아졌고 종류들도 많아졌고... 영화계는 위축되었지요. 영화편수가 줄어든다고 페이지 수를 줄일 수 없는 것이며, 애초에 영화를 중심으로 하되 엔터테인먼트를 많이 다루었고 영화산업이 위축되고 다른 사업이 확장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간것 같고요.
관련회사1나 스폰서 때문에 이런 것을 소개하는 것은 아니며 가령 씨너스의 핑크영화제의 경우를 하더라도 비슷한 비중이었고,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 것은 왜곡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각변동의 변화에 따라 케이블 TV에서 제작되는 영화 소개를 하기도 하고 성의있게 다루는 만큼 그런것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며 개편을 거듭하면서 비율을 유지하되 시즌의 상황에 따라서 엔터테인먼트와 영화 기사의 비율을 바꿀 수 있는 것이며 유행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Q. 무비위크가 아쉬운 점이라면 집중기사가 적다는 점에 있습니다.
지면 개편으로 기사의 양이 늘어나긴 했어도 여전히 특집 기사를 제외하고는 보통 기사의 분량이 2 장을 넘기는 경우가 거의 드문 것 같습니다. 2% 부족한 느낌도 들고 수박 겉 핥기식 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송지환 : 저희가 특히 판형을 바꾸면서 준비하던 것 중 하나가 무비위크는 읽으려고 하면 끝나는 기사가 많아서 아쉽다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오히려 저는 다른매체가 기사 분량을 너무 과하게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 개편을 통해 기본적으로 1.5에서 2배 정도는 늘렸다고 봅니다. 커버스토리도 4페이지에서 6페이지였다면 기사의 경우 사진크기를 늘리거나 레이아웃 등을 달리하며 꼭지를 더 늘려서 기사의 양을 늘렸습니다.
칼럼을 한쪽으로 모아놓았는데 가장 큰 우려가 많았던 것인데요, 더미(시험용)를 두 개로 해서 만들어 봤는데 결과적으로는 가장 호흥이 많았죠. 열독률이 생겼다는 것인데 무비위크의 필진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방식을 들 수 있다는 것과 깔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집중기사를 많이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그런 것들을 키워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무비위크는 얼마전 토요일 발행에서 금요일 발행으로 발행시기를 앞당기셨는데 영화주간지의 발행일이 갑자기 빨라지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송지환 : (날짜가) 5월 2일자가 금요일 발행으로 땡겨진 주였는데 월요일 책이 나오던 것에 토요일로 땡기고 다시 금요일로 바꾼 것인데, 책 판형을 바꾸고 가격을 올린데 무비위크의 큰 이슈인데 현실적으로 마감을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부터 토요일 발행된 책과 금요일 날 나온 책이 겹치는 경우의 기현상도 있었고 가장 심사숙고가 많았죠.
가장 빨리 소식을 전하고 중요하다고 판단을 했었고, 놓친 뉴스성 기사의 경우 어쩔 수 없는 딜레마이고 이것을 심중 기획으로 보강하고 있으며, 그렇게 따지면 주간지가 일간지를 따라가기 힘든 것이죠. 하루를 버리면서 하루를 땡기는 장점을 택한 것이죠.
Q. 최근 영화 주간지 시장이 불황입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문화를 다루는 잡지시장에도 불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문화전반의 잡지시장의 불황에 대해서 이야기하신다면?
송지환 : 접은 매체가 많죠. 다음 달(12월)에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잡지도 있죠.
실물경제에 비해 체감경제는 더욱 안좋은 상황이고, IMF 당시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가 불황인데 지금은 전지구가 거의 쓰나미 상황이라고 볼 수 있죠. 남의 나라 같은 이야기가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칠줄은 몰랐죠.
같이 살길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문화소비가 줄어들고 영화를 안본다는 의식이 생길 수도 있죠. 영화관람 인구가 1500만 정도가 줄었다고 하죠. 문화소비가 힘들 전망이고 이러다보니 문화매체가 힘든 것은 사실이죠.
라면값이 오르면 민감해지지만 책값이 오르면 ‘안보면 되지’ 식의 생각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울러 경쟁사가 무너지면 좋은 것은 아니거든요. 파이를 가지는 경쟁자가 줄어들 수도 있지만 경쟁매체가 있음으로 컨텐츠가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는데 하나의 잡지만 있다면 소비자는 그 잡지만 보지는 않을 것이고요.
경쟁사의 사정은 상당이 어떻게 보면 안타까운 일이죠. 같은 동종업계로 보면 말이죠.
Q. 올해 발매된 무비위크 기사 중에서 최고의 특집 기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송지환 : 저희는 창간기념호마다 등장하는 ‘창조적 50인’이 영향력이 있으며 5월마다 하는 '아름다운 얼굴 25'가 대표적이죠. '창조적 50인' 그 해에 무비위크의 큰 결산이라고 보며 영화부분은 물론이요, 엔터테인먼트 부분도 총 망라할 수 있는 인물, 짤막하지만 의미있는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기에 대표적인 특집이라고 생각됩니다. 선정기준이 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누구에게나 기준은 다르지만 무비위크만의 기준으로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고 여러차례 회의 끝에 선정을 하기에 저희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다고 봅니다. 외국의 언론에서 가령 섹시한 남자 베스트 식의 순위는 믿으면서 우리나라에서 공신력을 가지고 자문을 구하는 베스트에는 신뢰하지 않는가에 대해서는 좀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Q. 아울러 송지환 편집장 님이 생각하는 올해 영화계 뉴스 베스트를 몇 가지 뽑아보신다면?
송지환 : 영화주간지로는 편집장들이 바뀐 의미있는 한해2였죠. 아주 특이한 해였지요.
전체적으로 올해가 영화계가 최악의 불황이 아니었나 싶은데 올해 바닥을 쳤다고 해야 할 것 같고요. 다양한 실험, 시도가 많이 되었던 한해죠. '놈놈놈'의 경우 대륙적 스케일... 만주 웨스턴을 만들어낸 것이죠.
그런점에서 보자면 시대극 '모던보이', '고고 70', '님은 먼 곳에' 등의 작품이 많이 나온 때이고요. '쌍화점', '앤티크', '미인도', '소년, 소년을 만나다' 등의 동성애 코드도 많았고요. 인디영화의 약진도 주목할 점이고, 故 최진실 씨 사건은 말씀 안드려도 공감하실테고요. DVD 시장의 쇠퇴 역시 그렇고요.
Q. 내년 영화계를 전망해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송지환 편집장 님이 생각하시는 한국영화계 시장은 신호등 불로 따지면 어느 색에 더 가까우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송지환 : 일단 초록색은 힘들 것 같고, 빨강도 단정짓긴 그렇고...
결국은 황색? 중간 색인 황색인데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 자구책이 만들어지고 있고 영진위의 경우 아웅다웅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한국영화를 살려보자는 노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각자의 주장을 내세우기 보다는 역시사지의 생각을 갖는다면 충분히 합의점을 찾으리라 봅니다. 각 작품별로 해외 진출에 노력을 하고 있으니 빨강에 가까운 주황은 아니고 녹색에 가까운 주황이라고 생각됩니다.
컨텐츠를 가지고 어떻게 비즈니스를 하느냐도 심각한 고민인 것 같습니다.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컨텐츠의 생산도 중요하지만 관객이 외면하는 원인을 찾아봐야 할 것이고 아예 해외용으로 작업하는 작품도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영화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닌 다양한 뉴미디어을 이용하여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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