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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바라본 핸드볼 영웅, 임오경 감독...

송씨네 2009. 2. 7. 02:29

년 베이징 올림픽을 열심히 보신 분이라면, 특히 핸드볼 경기를 열심히 보셨다면 눈에 익은 분이 계실 것이다.

날카로운 분석력과 인간적인 해설을 했었던 핸드볼 해설위원이 있었다.

 

임오경 씨...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올림픽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활약상을 다룬 실화를 기초로 한 작품이다. 영화에서 김정은 씨가 맡았던 혜경 역할의 실제 모델은 바로 임호경 씨라는 사실은 아시는 분은 다 아시리라 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운동을 해왔고 열심히 노력하여 일본으로 진출(히로시마 메이플레즈)선수와 감독으로 활약하기도 했었다.

대한민국으로 돌아와서는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과 호흡을 맞추어 활약을 했고 작년 7월 서울시청 핸드볼 팀 감독이 되었다. 스승인 임영철 감독(현 벽산건설 팀 감독)과의 대결이 불가피하지만 선의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으리라 본다.

 

 

얼떨결에 전화를 받았다.

백수로 지내는 것을 아셨는지 내가 가입한 보험회사의 라이프 플레너 되시는 분에게 전화가 왔던 것이다.

좋은 강연이 있으니 강연이나 듣고 나서 식사나 하자는 전화였다.

2월 5일 충무로 쪽의 어느 한 보험회사의 본사 강당...

시간에 딱 맞추어 도착한 자리는 바로 위에 언급한 임호경 서울시청 감독의 강연회가 열리는 자리였다.

하지만 이 행사는 보험회사의 신입사원의 사업설명회 자리도 있었던 자리...

(나에게 보험 아저씨(?)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 그래서 가서도 매우 얼떨떨 했던 자리이다.)

얼떨결에 온 자리라서 좀 그랬지만 그러나 이 날 임오경 감독의 이야기는 백수인 나에게 희망을 주는 이야기들이었다.

 

 

 

 

 

 

소심한 성격에 부모님과 말다툼 후에 몇 일을 책상속에서 숨어서 지냈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도 했던 그녀는 힘든 선수 시절 폭력으로 고생한 적도 많았지만 그것을 꾹 참고 열심히 선수로 활동했던 이야기도 하였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면서의 이야기도 인상적인데 그에 앞써 일본에서 활동했을 때의 이야기는 정말로 희망을 주는 이야기였다.

 

홀로 낮선 땅에 올라와 힘드고 지칠 때면 옥상에 올라와 의지와 각오를 보였고 동료 일본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새벽에 운동하고 적극적으로 운련을 함으로써 선수들도 마음의 문을 열며 그녀의 훈련에 동참했다고 한다. 남편과 결혼 생활을 했던 임 감독은 몇 달에 한 번 만나는 신세가 되었지만 그누구보다도 행복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을 때는 만삭의 몸을 이끌고 경기에 참여하고 출산후에도 몸저리도 제대로 못하고 다시 경기에 임했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녀는 타고난 여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철의 여인, 혹은 악바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강한세상에서 살아남기 힘들기에 그렇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었다.

 

출산 후에도 운동을 하면서 한쪽에는 아기를 작은 바구니에 두고 나서 런닝머신을 뛰었다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출산 후 육아문제도 그렇고 경제적인 문제는 그녀를 힘들게 만들었고 죽고 싶다는 생각에 수면제 한 통을 비웠던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그녀는 운이 좋았는지 기적적으로 살아날 수 있었고 그 모든 것이 딸 덕분이라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그녀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었기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강연이 끝난지 몇 일 뒤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첫 경기를 갖을 예정이다.

임오경 감독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일본에서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건 내 스타일에 선수들을 맞추려고 하면 망한다는 거다. 선수들의 눈높이에 나를 맞추고, 그들을 모시는 기분으로 팀을 이끌어야 팀워크가 살아난다”

이 이야기기는 강의가 있었던 2월 5일에 그녀 입에서 나온 이야기이며 얼마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2008년 1월 7일자 중앙일보 인터넷판)에서도 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도 기초가 하나도 없던 선수들에게 그녀는 거의 제로 상태에서 시작했고 마음을 비웠으며 앞에서와 같이 먼저 모범을 보이고 그에 선수들의 마음도 움직였다고 이야기한다.

 

2월 8일 개막하는 핸드볼 큰 잔치는 올해부터 대부분의 경기가 무료로 진행된다고 한다.

한 달동안 이어지는 짧은 레이스이지만 핸드볼이 사랑받는 종목이 되길 기원해 본다.

어쩌면 또다른 '우생순'은 선수들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오경 감독 파이팅,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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