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안나와 알렉스...', 원작만큼 잘나온 리메이크!

송씨네 2009. 4. 13. 06:13

 

 

 

 

사실 원작을 능가하는 리메이크가 없다고 한다.

그말은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오히려 원작을 능가한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새로운 해석은 가능할지 몰라도 원작 그 이상의 명작은 나오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헐리웃이 그 동안 많은 외국작품들을 리메이크 하였고, 그 속에는 우리나라 작품들도 있었다.

하지만 헐리웃 작품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리메이크를 하다보니 원작보다도 못한 작품이 되고 만다.

'레이크 하우스', '더 미러', '마이 쎄시걸'...

이 들 작품의 원작 모두 한국영화라는 것은 너무 잘 아시리라 본다.

'시월애', '거울 속으로', '엽기적인 그녀'...

아무리 좋은 감독들이 메가폰을 잡았어도 시나리오가 엉망이거나 원작과 다른 이상한 해석을 할 경우는 좋지 못한 평가를 받는다.

앞에 열거한 영화는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어떨까? '더 언바이티드'라는 제목으로 헐리웃에 소개되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난해함에 '안나와 알렉스 : 두 자매 이야기'(이하 '안나와 알렉스')라는 더 난해한 제목으로(?) 국내에 개봉이 되었다.

원작은? 바로 김지운 감독의 원작인 '장화, 홍련' 되시겠다.

 

 

 

 

 

밤마다 악몽을 꾼다.

검정 비닐봉투에는 어느 한 아이의 모습이 일그러져 있고 집은 화염으로 덮혀 있다.

정신과 병동에서 상담을 받은 안나는 병원에서 퇴원을 앞두고 있다.

사랑하는 아버지와 언니 알렉스를 만났다.

하지만 아버지의 여자친구가 눈에 걸리기만 하다.

화제 사고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최근까지 돌봤던 간병인 레이첼이 아버지 곁을 지기키고 있기 때문이다.

언니 알렉스와 안나는 레이첼에게 비밀이 있을 것을 직감하고 그녀에 대한 비밀을 케내기에 급급해진다.

 

 

계모와 두 자매, 아버지...

원작 '장화, 홍련'을 이야기하면서 이 기본적인 뼈대는 바꾸지 않았다.

다만 헐리웃으로 넘어오면서 이야기가 더 자세하게 변했다.

원작에서 계모 은주(염정아)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없었던 것에 반해 헐리웃으로 넘어가면서는 계모인 레이첼에게 구체적인 직업을 제시해 준다. 또 하나, 원작은 언니 수미(임수정)의 증세가 심해서 문제가 되었지만 헐리웃 판은 반대로 정신병원에서 나오는 사람은 동생인 안나이다.

 

또한 헐리웃으로 넘어가면서 스릴러와 공포가 더 강화가 되었다는 점도 원작과 다른 점이다.

유령의 존재가 등장하고 심지어 시체도 등장한다. 여러 사람이 심지어는 죽기도 하니 상당히 많은 장치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기에 바다가 보이는 작은 집이라는 것도 원작과 다른 점이다. 덕분에 두 자매가 수영복 차림으로 다니는 장면이 은근히 많다. 집으로 한정되던 공간도 슈퍼마켓, 경찰서로 장소가 조금 개방적으로 변했고 인터넷 검색을 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많이 추가되었다.

현대적인 스릴러로, 전형적인 헐리웃 공포물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절대 밉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앞에도 이야기 했듯이 원작의 뼈대는 그대로 살렸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나름대로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도 있으니 같은 듯 다른 영화가 한 편 탄생한 것이다. 아울러 이 영화는 CF 감독인  가드 형제(찰스 가드, 토마스 가드)를 내세워서 자칫 틈이 보일 수 있는 약점을 손보는데 애를 섰다. 재미있는 사실은 형제 감독이거나 혹은 감독이 두 명 이상일 경우 영화의 작품의 질이 의외로 높다는 것이다.

워쇼스키나 코엔 등의 형제 감독들이 보여주는 섬세함과 틈을 보이지 않게 긴장감을 유지한다는 점은 이들이 왜 형제 감독이며 이들을 왜 여전히 헐리웃이 선호하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보여진다.

 

 

혹시나 해서 과거 '장화, 홍련'을 검색했는데 지금도 이 영화에 대한 찬반양론이 많다는 것이다.

헐리웃 식 스릴러에 길들여진 팬들로써는 강한 자극을 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반대로 치밀한 김지윤 감독의 시나리오에 감탄을 나타낸 관객들도 있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안나와 알렉스'는 흥행이나 전반적인 평가에서도 여전히 엇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아마도 그동안 헐리웃이 리메이크한 한국영화들이 모조리 실망감을 안겨줘서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 역시 헐리웃 영화라는 점에서 영화보기를 꺼려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우려를 깨끗히 씻어주는 영화라고 본다. 믈론 여전히 만족못하시는 관객분들도 있겠지만 원작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이 영화 역시 좋은 점수를 주지 않을까 싶다.

 

 

 

이 영화의 반전도 원작과 비슷한 편이다.

다만 '장화 홍련'이 소심한 반전이였다면 '안나와 알렉스'는 '우리는 원작보다 반전도 많고 알리바이도 많아요~!'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 것 같다. 그것은 반전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원작보다 더 다양한 상황을 나열하며 왜 그랬는가를 정신없이 끝맺음을 하려고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작품의 정말 중요한 반전은 세 남매를 살해한 범인에 대한 반전이다. (그렇다고 반전 강박증에 그렇게 시달릴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마지막에 정말 강하게 한 방 때리고 지나간다.)

 

 

사실 감독도 그렇고 이 영화의 주연 배우들 중에 우리에게 낮익은 이름을 찾기란 쉽지 않다.

고작 알려진 것이라고는 알렉스 역을 맡은 아리엘 케벨이 열 다섯살 미인대회로 입상한 경력이 있다는 것이 전부요, 안나 역을 맡은 에밀리 브라우닝의 경우도 출연한 작품중에 그나마 알려진 작품이라고는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이 전부이다. 그런 점 때문에 인지도를 중시하는 우리나라 관객들의 생각으로써는 극장앞까지 달려가게 만들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문근영이나 임수정 만큼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뭐니 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배역을 얼마나 이해하고 그것에 맞게 연기하느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이 두 배우를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엉뚱한 생각이지만 이 영화에 이병우 씨의 음악이 들어갔으면 어떨까 싶었다.

'헐리웃 영화에 한국 뮤지션이 만든 음악이 뭐가 어때서?'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기존의 원곡을 리메이크하거나 패러디하는 상황에서 원작 영화를 담당했던 음악감독이 헐리웃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장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본다. 웬지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을 삽입하면 과연 어떻게 달라졌을까 상상도 해본다.

 

 

 

원작을 능가하는 리메이크는 분명 없다.

원작을 능가하는 속편도 분명 없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적도 능가하지는 않더라도 그럭저럭 납득이 가는 리메이크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편견을 버리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한 번 보러가시길 권한다.

물론 원작 '장화, 홍련'도 다시 복습하시는 것도 좋으리라 본다.

안보신 분은 DVD로 예습하시면 좋을 듯 싶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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