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영화 '마더', 백광호와 그의 어머니의 이야기?

송씨네 2009. 5. 31. 05:16

 

 

 

최대한 스포일러를 줄이려고 했으나 이 리뷰를 읽으시는 순간 어쩌면 불쾌해질 결말을 보실지도 모릅니다.

주의 바랍니다.

 

 

봉준호 감독은 독특한 유머와 영상미로 '봉테일'이라는 별칭을 얻는다.

그는 이 별칭에 그렇게 만족해하지는 않는 것 같다. 아니, 만족도 보다는 그냥 그렇게 불릴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이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뛰어난 감독임에 틀림없다.

그가 '플란다스의 개'를 들고 나왔을 때도 '살인의 추억'과 '괴물'을 들고 나왔을 때도 그의 독특함은 영화에 잘 반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그것이 스릴러이건 코미디이건 간에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다는 점은 봉준호 감독의 최고의 무기이다.

 

국민어머니 김혜자와 다시 돌아온 원빈이 과연 어떻게 이 봉 감독의 영화에 들어왔는지는 많이 궁금해하시겠지만... 어쟀든 우리의 봉감독은 어머니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이번 영화에 나타내었다.

바로 '마더'를 통해서 말이다.

 

 

 

 

 

 

약재상을 운영하는 그녀에게는 아들이 있다.

예쁘장하지만 남자인 도준은 그녀에게는 금지옥엽으로 키운 귀한 아들이다.

다만 아이큐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똑똑한 편은 아닌 너무 순둥이 같은 아들을 뒀다는 것이다.

그런 도준에게는 진태라는 친구가 있고 늘 사고를 일으키는 사고뭉치가 된다.

잘나가는 교수들의 외제차를 박살내는 것은 물론이요, 단골 술집에는 외상도 좀 있는 듯 싶다.

어쟀든 이들은 친구이고 도준의 어머니는 그게 못마땅하다.

술에 취한 도준은 어느 날 한 여고생을 발견하고 술에 취에 잡담을 늘어놓고는 사라진다.

하지만 다음날 그 여고생은 변사체로 발견된다.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졸지의 유력한 범인이 된 도준은 그렇게 구속 수감되고 도준의 어머니는 도준은 억울하다면서 온 도시를 뛰어다니며 아들의 누명 벗기기에 나선다.

 

 

 

이 작품을 보면서 느낀 것은 딱 '살인의 추억'이었다.

이게 무슨 소리인고 하니 도준은 억울한 피해자이고 무능한 경찰은 죄없는 무고한 시민을 향해 폭력을 행사한다. '살인의 추억'에는 백광호가 있었고 그의 아버지는 고깃집을 운영하지만 매우 떨어지는 아들을 돌보기란 쉽지 않다. 그와 반대로 이 영화에서  그녀에게는 도준이 있었고 바보 같은 아들을 보살피는 우리가 많이 봤음직한 헌신적인 어머니상이기도 하다.

어쩌면 영화 '마더'는 백광호가 지금 2000 년대에 살고 있을 경우의 이야기이다.

사실 유사점은 다른 곳에서도 발견된다.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무조건 밀고 보는 무능한 경찰의 수사방식이다. 백광호는 그렇게 희생되었고 결국에는 아무런 범인도 잡지 못한다.

'마더'의 도준 역시 발길질 하는 형사 대신에 세팍타크로로 무장한 형사로 인해 가혹행위는 아니더라도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분명 '살인의 추억'과 약간의 일맥상통을 하지만 그러나 이 영화는 앞에 이야기 했듯이 한 어머니의 지고지순한 자식에 대한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그러나 평범하게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절대 '봉테일'이라고 불리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아예 작정하고 중반에 트릭과 반전을 관객에게 뿌려놓는다.

문제는 그 이후의 방식이다 도준의 어머니는 자신이 알고 있던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의 상황이다. 그 상황을 부정하고 그것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충격적인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마무리를 짓는 과정에서도 또 한번 반전을 마련한다.

엉뚱한 사람이 잡히는 상황이 생겨난 것이다. 평소 피해자들의 가족들의 특성은 그 진범의 멱살이라도 잡고 싶을 만큼 분노를 느끼게 되는데 도준의 어머니에게는 분노가 없다.

오히려 그 친구에게 미안한 감정 때문인지 불상한 친구라면서 교도소 면회장에서 그렇게 대성통곡을 하고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정신없이 바뀌는 이 영화는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거의 해피엔딩으로 영화가 마무리 된다.

하지만 아들 도준이 어머니에게 준 침술기구가 든 케이스를 건내는 장면에서 어머니는 우울해지기만 한다.

(어쩌면 도준은 그 고물상에서 어떤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다. 다섯 살에 자신이 어머니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다는 정도의 기억이 있다는 것을 보면 그렇게 바보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계속 우울해질 수 만은 없었고 그렇게 그녀는 보통 아줌마들처럼 달리는 버스에서 춤을 추고 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부모 자신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그 희생을 받아들이는 자식들에게는 그 부모님이 부담스럽고 미안스러운 존재이다. 하지만 도준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

오히려 어렸을 적의 자신의 기억이 같이 들어온 수감자의 공격에 의해 돌아왔다는 것이 특이할 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등장인물들 간의 모습에서 이미 트릭을 준비하고 있었고 눈치를 챈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스포일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영화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스포일러 아닌 스포일러가 있으며 반전 아닌 반전이 달려있는 영화이다.

 

드라마에서는 줄곧 왕성한 활동을 하던 김혜자는 '마더'를 통해 또 다른 그녀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강인하고 고집센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며 역시 국민 어머니 답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울러 불미스러운(? 그러나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사건으로 인해 군복무를 오래 할 수 없었던 원빈도 이 작품을 통해 공식 컴백을 알려왔다. 이제는 감초연기에서 인상깊은 연기로 주목 받고 있는 형사역의 윤제문이라던가 미워할 수 없는 악역으로 등장한 진구의 활약상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생각한다. 진정한 희생은 무엇인가라는 의문 말이다.

희생을 각오하고 살아가는 부모도 있지만 자식을 천덕꾸러기로 생각하고 부모의 의무를 생각하지 않는 부모들도 있다. 반대로 부모님의 은혜를 알고 그것을 보답하는 효자가 있지만 반대로 부모의 속을 끝까지 썩히는 못난 불효자도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부모님 말씀에 순종하는 도준은 효자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상대가 누구건 간에 '바보'라는 말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도준의 모습은 무섭기만 하다.

 

 단순한 구조이지만 이 단순한 구조를 오히려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봉준호 감독의 스타일은 우리는 계속 적응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정말로 도준의 어머니가 보여준 행위들이 자식들이 좋아할 일인지 궁금해지고, 과연 도준의 어머니 행동이 아들을 살라기 위한 정당방위였을까라는 여전한 의문이 든다.

어쨌든 우리의 엄마, 마미, 어머니 그리고 마더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은 분명 강하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라고 말이다.

어떤 블로거가 그랬다. 영화속 그 여자는 인간으로써 자격은 상실했으나 어머니로써의 자격은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나는 그 이야기를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진정한 어머니 상은 무엇일까?

새로 나올 오만원 지폐의 신사임당? 아니면 우리가 모르고 있는 다른 어머니 상이 있는 있는 것이 아닐까?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