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신작입니다. 당연히 여러분이 싫어하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기자 시사이후 영상도 포함되어 있어 일부 영화 내용에 대한 언급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을 기다리신 분이 계실까요?
예... 저는 이 작품을 기다렸습니다.
바로 박진표 감독의 신작 '내 사랑 내 곁에' 입니다.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 이야기를 우선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기자시사가 있기 이미 전에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읽어봤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 작품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그래서 더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쓸대없는 이야기는 그만하고 지금부터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슬슬 시작해보죠.
[이 영화는...]
장례지도사 지수... 말 그대로 그녀의 직업은 바로 이것입니다.
돌아가신 분의 시체를 닦고 염을 하며 수의를 입혀드리고 편안하게 돌아가신 분이 눈감도록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종우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바닷가 마을에서 같이 살던 동네 그냥 친한 오빠같은 사람입니다.
종우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던 날 지수가 일하는 상조회사에서 의뢰가 왔던 것이고 여기서 지수를 만나게 된 것이죠.
하지만 어찌된 것이 종우의 몸이 불편하기만 합니다.
루게릭 병... 몸이 서서히 마비되다가 서서히 죽어가는 불치병이라고 종우는 이야기 합니다.
종우와 지수는 그렇게 다시 만났고 사랑을 나눕니다.
장례지도사라는 직업 때문에 그녀는 두 번의 이혼을 하였습니다.
종우는 법관 준비를 하려고 고시 준비를 했지만 루게릭 병으로 물거품이 되어버렸지요.
그들은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고 하나가 되기로 합니다.
그러나 함께하면 할 수록 종우의 병은 호전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 그는 결국 독방에서 많은 이들이 있는 병실로 옮겨지게 되지요.
수많은 종우와 비슷한 처지를 가진 사람들을 만납니다.
희망을 가지려고 하지만 점점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떠나고 있고 종우의 몸도 굳어버리면서 불안하기만 합니다.
너무 고통스럽고 이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죽고 싶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사랑하는 지수를 놓고 죽기에는 종우는 괴롭기만 합니다.
김명민 씨의 20kg 감량이 화제가 되었지만 사실 저는 이런 언론 플레이보다는 다른 것에 좀 더 중점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로 루게릭 병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1939 년 미국 야구선수 루게릭이 서른 일곱의 전성기에 ALS라는 병이 발병되고 은퇴후 그는 2년 후 사망을 하게 됩니다. 운동신경 세포만 선택되어 파괴되며 온몸의 근육이 마비되어 가는 이 희귀병은 발병후 3~4년 안에 호흡에 필요한 근육마져 마비되어 인공호흡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른다고 합니다.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바로 이 질병에 걸렸고 그 역시 오래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습니다. 하지만 호킹박사는 지금도 꿋꿋이 살아 루게릭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바로 김명민 씨가 맡은 종우 역할이 바로 이것이죠.
불치병으로 죽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매우 많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루게릭 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처음이라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정보도 없는데다가 이런 연기를 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기 때문이죠
저도 몇 년전에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과연 이런 작품이 영화화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저런 연기를 누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여러분도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프랑스 영화인 '잠수종과 나비'의 경우 루게릭 병은 아니지만 뇌졸증으로 전신이 마비되어 결국에는 세상을 떠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실화였었고 이 주인공 역을 맡은 마티유 아말릭도 매우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지요. 그만큼 불구가 되는 환자 연기는 쉬울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연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불치병에 관한 이야기를 빼 놓고 나면 전반적인 영화의 스타일은 그동안 보았던 최루성 멜로에서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그것이 멜로 영화들의 한계이기도 하죠. 더구나 박진표 감독은 이전에 '너는 내 운명'을 통해 전도연 씨에게 이미 그런 역할을 부여한 경험도 있고요.
이 영화는 박진표 감독의 휴먼 3부작이라고 불리우는 작품입니다.
이전 박찬욱 감독이 복수 3부작이라며 3가지 복수 이야기를 만들었지요.
사실 '너는 내 운명'과 이 작품 '내 사랑 내 곁에'는 휴먼 2 부작이라는데에는 공감하지만 거기에 '그 놈 목소리'를 끼워 넣은 것은 억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종류가 조금 다르기 때문이죠. (그러나 정 그렇게 끼워 맞추고 싶으시다면 어쩔 수는 없겠죠.)
김명민 씨의 연기는 뛰어납니다. 그걸 부정하는 사람이 더 이상할지도 모를 일이죠.
하지만 이 영화 시사 후 기자들의 질문중에는 박진표 감독이 김명민 씨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 시키는데에는 실패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데에는 김명민 씨가 '하얀거탑'이나 '베토밴 바이러스'에서 보여준 강한 모습때문에 기자들이 많은 기대치를 한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해도 기자들의 의견이 꼭 틀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렵게 케스팅 한 배우라면 그 배우를 더 열심히 부려먹어야 하는 것이 감독의 숙명이라고 봅니다.
물론 20kg 감량에 심지어는 박진표 감독은 김명민 씨가 죽을 각오를 하고 촬영에 임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생각할 때 혹사 당할 뻔 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2%가 아쉽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습니다. (물론 이것에 대한 생각은 제 생각일 수 있으니 극장에서 직접 판단하시는 것이 옮을 것입니다.)
'해운대' 이후의 하지원 씨의 연기력 논란도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사실 '해운대'는 한국영화의 기술력을 볼 수 있는 좋은 영화였지만 그 만큼 배우들의 연기는 뒷받침 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얻습니다. 연기 잘하고 노련미 있는 설경구, 박중훈, 엄정화 씨 마져도 이 영화에서는 많은 논란꺼리를 얻었고요. 오히려 이 영화는 이민기 씨와 김인권 씨의 재발견이라는 소리까지 들었으니깐요.
그런 점에서 하지원 씨의 연기력 논란은 이 작품에서도 고개를 살짝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제 생각에는 하지원 씨는 연기를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냥 하지원 씨가 싫어서 연기력 논란을 걸고 넘길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역시 개봉 후에 관객들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정말로 활약들을 펼친 사람들은 병실 속 사람들입니다.
더구나 재미있는 사실은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던 이들이 이 작품에서는 모두 진지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영화속에서 활력소를 준 것은 근숙 역을 맡은 임하룡 씨 였고요, 신신애 씨나 임형준 씨 처럼 코믹 연기의 지존들이 이 영화에서 만큼은 상당히 진지한 연기를 펼쳤다는 것이 주목할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외의 인물들도 있죠.
우선 근숙의 아내 춘자 역을 맡은 임성민 씨의 경우 프리랜서 아나운서에서 연기자로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는데요. 단 한 장면을 위해 삭발을 감행한 모습은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거기에 요즘 '아브라카다브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여성 그룹 브라운 아이드걸스의 맴버 중 한 명인 손가인 씨가 수척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점도 이색적입니다. 영화 속 종우와 가장 많은 대립을 하게 되지만 차차 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이외에도 단 한 번 출연으로도 뭔가 다른 카메오라는 인식을 하게 만들었던 설경구 씨의 등장이라던가 강신일 씨의 모습, 그리고 까칠한 여의사로 분한 김여진 씨의 활약도 돋보입니다.
이 영화는 앞에도 말씀드렸다시피 김명민 씨라는 이름으로 점수를 먹고 들어가는 작품입니다.
더구나 얼마전 한 방송사에서 김명민 씨의 연기 투혼을 소개하는 장면 덕분에 그에 대한 신뢰도는 더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문제는 이 틀에 박힌 최루성 멜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 영화가 상영에서 얼마나 변수가 작용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영화에서는 다양한 음악들이 등장합니다.
빅뱅의 대성 씨가 부른 '날 봐, 귀순'은 두 번 등장하며, 하지원 씨가 귀엽게 노래를 부르는 핑클의 '영원한 사랑'과 김종국 씨의 '한 남자'도 등장합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해도 이 영화의 제목인 '내 사랑 내 곁에'를 故 김현식 씨의 음성이 아닌 하지원, 김명민 씨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엔딩 크레딧 전에 하지원 씨의 음성으로,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고 나서는 김명민 씨의 음성으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번외버전으로 만들어진 럼블피쉬의 버전을 저는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영화속에는 럼블피쉬 버전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보컬 최진이 씨의 음색이 오히려 더 돋보이죠.)
가을로 접어드는 지금 이 작품이 과연 관객에게 얼마나 어필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올 가을 처음으로 만나게 될 멜로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를 소개해 드렸고요.
아울러 영화 상영후 갖은 간단한 기자 간담회를 영상으로 소개할까 합니다.
김명민, 하지원, 박진표 감독의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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