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불꽃처럼 나비처럼-좋은 재료임에도 실패한 요리가 되어버린 이유는?

송씨네 2009. 9. 28. 01:26

 

 

여러분은 명성황후를 알고 계신지요?

아, 물론 어떤분은 명성황후가 이미연이나 최명길이라고 외치시는 분들도 계실껍니다.

뭐.. 그런데에는 드라마의 영향이 크지만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없었다면 아마도 우리는 명성황후의 안타까운 죽음을 몰랐을 것입니다. 명성황후의 시해 이후 국력이 약해진 조선은 을사조약 같은 사건이 발생하고 일본이 이 나라를 통치하는 슬픈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야설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만약 명성황후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더라면'이란 상황에서 출발합니다.

호위무사와 왕비의 사랑... 과연 어떤 모습으로 이 이야기가 그려질까요?

 

 

[이 영화는...]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저녁 미사...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대원군은 쇄국정책을 펼친 상태에서 외국문물은 무조건 반대였으며 유교사상의 뿌리가 강한 과거 조선시대는 다른 신을 섬긴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죠.

그러나 이 저녁 미사로 인해 많은 이들이 죽음을 당합니다.

요한이라고 불리우는 이 어린 꼬마의 어머니도 죽음을 당하게 되죠.

세월이 흘러 이 꼬마는 청년이 되었고 이름없는 사내가 되었습니다, 그 이름없는 이름하여 무명...

한편 자영이라는 여인은 계속 알게 모르게 괴한들에게 습격의 위기를 겪습니다.

무명은 자영을 목숨에서 구해주었고 더불어 그녀에 대한 애정을 알리기에 급급합니다.

하지만 자영은 이제 한양으로 올라가서 한 임금의 아내가 되어야 합니다.

자영을 잊지 못하는 무명은 무작정 대원군을 만나려 하고 그의 부하인 뇌전이 지켜보는 앞에서 방탄조끼의 실험인간이 되고 말죠.

목숨은 구했고 결국 그는 꿈에 그리던 궁앞으로 들어왔고 자영... 아니, 명성황후를 만나게 됩니다.

새로운 문물에 관심을 갖는 명성황후와 쇄국정책을 강하게 펼치려던 그녀의 시아버지이자 왕인 고종의 아버지인 대원군과의 충돌이 불가피합니다.

명성황후를 노리는 이들은 사방에 있고 심지어는 일본쪽도 러시아와 관계를 맺던 명성황후를 몰아내기 위해 묘안을 짜내고 있는 중입니다.

과연 이 나라는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까요?

조선의 국모와 그녀를 지키는 호위무사의 슬픈 사랑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조승우 씨의 군입대 전 마지막 작품으로 얄려진 이 작품은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명성왕후를 재조명하는 작품입니다. 수애 씨는 명성황후로 등장하여 새로운 문물에 충격을 받고 오히려 더 관심을 갖는 여인으로 등장합니다. 그녀의 호위무사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조승우 씨이고요.

사실 이 작품은 이래저래 말이 많습니다. 물론 이 역사적 사실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최고의 관건인데 인간적인 명성황후를 그려낸 점에서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래저래 정체성이 궁금해지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우선 많은 분들이 지적하시는 바로 과다한 CG의 등장이라는 것입니다.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얼마전 개봉되어 지금까지 큰 사랑을 얻고 있는 '해운대'나 심형래 감독의 '디워' 보다도 CG가 더 조잡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던 같습니다. 위에 언급한 두 작품은 큰 사랑을 받았지만 반대로 CG가 좋지 않았다는 평가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작품보다도 상당히 이 작품에는 저는 거부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스텝들은 아마도 '파이널 판타지'나 '철권',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격투 게임의 마니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이 작품에는 유난히 대결장면이 많은데 대원군의 부하인 뇌전과 무명의 대결이 두 번 정도 들어가는 것이 그 경우입니다. 바다위에서 벌어지는 격투나 궁궐에서 벌어지는 격투 장면은 너무 과도하고 한편으로는 어설픈 CG로 불쾌감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는 거기에 격투 게임에서 보여지는 파워 게이지만 상단에 올려놓으면 격투기 게임 영상으로 착각이 들정도라는 느낌마져 들었습니다.

 

가마 사이로 등장하는 나비 장면만 해도 그렇죠.

나비가 등장하는 영화들은 참 많았지만 그동안 보았던 영화중에 나비가 등장하는 영화 가운데에서는 최악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차라리 나비를 수집해서 촬영장에 뿌리거나 나비를 전문적으로 키우는 단체에 문의를 해서 방사하는 조건으로 등장시키는 것이 오히려 더 나았을 장면이라고 보여집니다. (오히려 이 경우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인 '비몽'에 등장한 나비가 더 이뻤다고 봅니다.)

 

사실 사극은 그렇게 CG가 필요한 장르는 아닙니다.

다만 굳이 CG를 써야 한다면 과거 한양이나 조선 도시들을 나타낼 때나 혹은 많은 인원들이 등장하는 군사간의 대결일 경우 CG로 사람을 심는 경우에는 부득이 CG가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격투씬은 왜 CG가 저렇게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CG 없이 액션 장면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신다면 저는 이명세 감독의 '형사'나 보고 나서 그런 소리를 하시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슬픈 눈으로 등장한 강동원 씨와 하지원 씨의 어둠속에서의 대결 장면을 기억하신다면 왜 CG를 넣지 않고도 멋있는 액션장면이 사극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울러 이야기 하고픈 것은 과연 명성황후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해 했는가 입니다.

볼꺼리를 위해 많은 장면들이 들어갔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명성황후라는 점을 생각할 때 액션씬을 줄이고 명성황후의 러브스토리와 하나의 평범한 인간 민자영의 삶을 더 추적했어야 옮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콜릿을 맛보고 놀랐던 장면 외에는 명성황후가 서양문물에 얼마나 관심을 갖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고 오로지 임금과의 합궁을 못해 고뇌하는 장면 등의 단순한 장면들로만 등장하는 점도 아쉽기만 합니다.

 

 

 

 

 

수애 씨는 이런 역할이 매우 어울리는 배우입니다.

지적이고 순수한 모습에는 수애 씨를 능가하는 배우는 없을 듯 싶내요. 초반 사극에서 보여지는 말투가 약간 어색하긴 했지만 후반에 들어가면서 대사가 안정적으로 들려서 괜찮았습니다.

조승우 씨의 복근을 볼 수 있는 경우도 흔치 않죠.

당분간 전경 연극단에서만 그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기에 그가 행사에서 웃통을 벗지 않는한 그의 복근은 당분간 보지 못할 것입니다. 조승우 씨 좋아하시는 팬분들에게는 좋은 기회이겠지요.

 

수애 씨나 조승우 씨도 주목받았지만 뇌천의 최재웅 씨는 이미 연극무대에서 검증을 받은 배우라서 그런지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무명과 함께 하는 인물로 등장하는 고수희 씨나 송희연 씨의 활약도 돋보였는데 중성적인 느낌이 드는 대두 역의 송희연 씨는 특히 주목할 분입니다. (노래, 본인이 부르신 것이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송희연 씨에 대한 자료가 인터넷에는 하나도 없더군요.

제가 늘 말씀드렸죠, 조연도 좀 챙기라고 말입니다. 주연만큼이나 열심히 하는 조연들에 대해 영화를 홍보하는 홍보사나 제작사는 상당히 이들에 대한 정보를 너무 잘 알려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MBC 출발 비디오 여행의 '신 스틸러' 코너나 EBS의 시네마 천국을 통해서 이들 배우들을 봐야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제발 부탁드리니 조연들 자료들도 많이 좀 홍보자료로 뿌려주시길...

 

 

 

도가 지나친 CG만 아니었다면, 명성황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소개했더라면 이 영화는 이런 평가를 받지 않았으리라 봅니다.

사실 소재는 좋은 소재인데 이것을 잘못 요리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점에서 이 작품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상당히 아쉬운 영화라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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