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지만 꼭 보라고 이야기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그런 고전을 사실 우리가 볼 기회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그런점에서 1966년에 제작된 고전이자 수작으로 지금도 손꼽히고 있는 '알제리 전투'는 꼭 봐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2009년 재상영이 결정되었고 일부 인디 극장에서 상영된 이 작품은 막바지에는 '넥스트 플러스 영화축제'의 일환으로 CGV 구로에서는 다큐 성격이 있는 작품들을 선정하여 상영하게 되었던 것이죠. 그 중의 한 작품이 '알제리 전투'입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여기 또 있습니다. 1966년에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시대적 배경은 불과 몇 년 전인 1954년부터 1962년 사이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진짜 결정적인 것은 일부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졌다는 것이죠. (엔딩크레딧이 올라올쯤 그 자막이 나옵니다.)
[[이 영화는...]]
1957년 10월 어느 새벽, 알제리 민족해방전선 소속의 한 사내가 고문을 받고 있습니다.
주동자만 누군지만 알려주면 된다는 프랑스 군의 집요한 고문에 이 사내는 결국 입을 엽니다.
최후의 민족해방전선 생존자는 알리라는 남자로 지금 그 어느 곳으로도 빠져나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입니다.
비밀 벽에 숨어서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서있던 그는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합니다.
여러 범죄로 소년원과 법원을 들락날락 거린 젊은 알리는 얼떨결에 미션을 수행하면서 민족해방전선에 합류하게 됩니다. 하지만 조금씩 그는 민족해방전선에서 없어서는 안될 인물이 됩니다.
그러던 와중에 알제리 국민들은 여전히 프랑스 군의 지배와 괄시를 받고 있으며 그것도 모자라 폭언과 구타 등의 수모도 겪습니다.
알리를 비롯한 민족해방전선의 복수가 시작되고 프랑스 군, 경찰이 하나 둘 총격을 받게 되지요.
복수는 복수를 낳게 되고 프랑스 일부 세력들이 주민들이 사는 마을에 폭탄을 설치하게 되고 이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합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되어 버린 상황... 결국 알리를 비롯한 민족해방전선은 대테러를 감행합니다.
식당과 술집, 공항등의 프랑스 인들이 먹고 사는 주요 동네에 폭탄테러를 하게 된 것이죠.
이것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알제리 관련 주민들은 민족해방전선의 방침에 따라 파업을 선언하고 이에 대해 역시 프랑스 군, 경찰은 마구잡이로 이들 알제리 국민들을 잡아가고 협박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살아남은 민족해방전선 인물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알리도 위태롭습니다. 과연 알리는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그리고 알제리의 평화는 과연 찾아오긴 하는 것일까요?
이 작품은 여러가지로도 다양한 의미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 실제 프랑스의 식민을 받았던 이들이 배우가 되어 출연했다는 점이 그것이며, 영화음악계의 대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음악가인 '엔리오 모리꼬네'의 초창기 음악 스타일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저런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엔리오 모리꼬네는 이 영화음악을 맡으면서 '정치영화가 아니었다면 음악을 맡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남길 정도로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깐 이 영화는 정치영화 그 이상의 영화라는 이야기이겠지요.
흑백으로 그려진 화면들은 그러나 매우 거친 화면으로 가득합니다.
총성과 폭탄 테러가 화면을 가득체우고 있는 이 작품은 만약 이 작품이 1960년대가 아닌 칼라 시대로 접어든 1980년대라면 과연 어떠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온통 피흘린 사람들의 모습과 더불어 피범벅이 된 사람들의 모습으로 가득차게 되겠지요. 그 장면들을 계속 보게 된다면 끔찍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특히나 이들 알제리 국민을 경계하는 한 세력들에 의해 이들의 주거지가 폭탄으로 폐허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싸늘한 주검이 되고 부상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누굴 위해 전쟁이 존재하며, 누굴 위해 식민지 통치가 벌어지는가에 대한 의문을 다시 갖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나마 이 영화가 오래전에 제작된 흑백 영화임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갖아봅니다.
'알제리 전투'가 최고의 영화로 손꼽히는 이유는 아미도 실감나는 테러 관련 장면들일 것입니다.
폭탄으로 많은 이들이 실려가거나 싸늘한 주검이 되는 모습들을 보고 놀라게 되지요. 최근 많은 블록버스터들이 이런 장면들을 줄기차게 만들어내고 있지만 1960년대에 이런 다양한 상황을 실감나게 연출할 수 있는 것은 감독의 솜씨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더구나 이 작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영화속에 등장한 인물들중의 일부는 실제 이 '알제리 전투'를 경험한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작품이 사실감있게 그려진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영화는 공권력의 위험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일제의 침략을 받았고 그들의 공권력에 맥없이 무너졌던 것을 역사 교과서나 다른 자료들로 보셨으리라 생각되실 껍니다. 어느 나라도 안전하지 않았으며 다른 나라의 침략을 받는다는 것이죠.
문제는 이 침략 국가의 대부분이 침략 국가에서 원래 살고 있던 국민들에 대한 인권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슬람계 사람들을 비난하는 프랑스 사람들, 그리고 울타리를 치고 사사건건 간섭하는 경찰과 군인들의 모습이 우리에게 낮설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분명 1960 년대의 이야기이잠 2000 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알제리 전투'는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어쩌면 공권력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간 최근 작품들인 '디스트릭트 9'이나 '파주' 등의 작품들과 같이 묶어서 보면 좋을 작품이라고 보여집니다.
단, 아쉬운 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오래된 영화이다 보니 흑백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그러다보니 자막이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가로 자막이 아닌 세로 자막입니다. 요즘 세로 자막을 영화에서 잘 쓰지 않죠. 그런데 영화가 다양한 언어가 등장하다보니 그 언어를 풀이한 자막이 위, 아래로 나오는지라 가로 자막이 불가능 했던 것이죠.
그렇다보니 하얀 바탕의 화면에서 하얀 자막으로 아무 읽으려고 해도 읽을 수가 없는 자막이 더 많았다는 것이죠.
더구나 컬러로 된 영화에 익숙하신 분에게 흑백 화면을 대형 화면으로 보시기에는 조금의 답답함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몇 번 앞에도 말씀드렸지만 이 귀한 영화가 국내에 다시 재상영 된것만으로도 이 작품이 주는 의의는 크다고 봅니다.
의외로 이 작품의 상영시간이 많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비교적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관람했고 그 연령층이 다양했다는 점이 이 영화가 역대 영화 베스트 100선에 빠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음을 보여준 예라고도 생각됩니다.
어떤 경로가 되시던(단, 불법 다운로드는 근절되어야 합니다.) 이 영화를 다른 곳에서도 다시 만나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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