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영화 '나인'-'8과 2분의 1' 혹은 '구운몽'스러운 판타지?

송씨네 2010. 1. 9. 11:36

 

 

 

 

헐리웃은 항상 기발한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지만 그렇다고 요즘 들어 획기적인 아이템이나 시나리오가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헐리웃은 브로드웨이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죠.

뮤지컬의 영화화가 줄지 않는 것은 아마도 그런 이유일껍니다.

'맘마미아!' 같은 작품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항상 이런 작품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을테니깐요.

영화로 만들어진 '나인'은 아시다시피 페데리코 펠리니의 원작 영화인 '8과 1/2'(1963)가 원작이며 이것을 뮤지컬로 옮긴 것이 '나인'입니다.

더구나 이 작품은 이제 뮤지컬 전문 감독이 되어버린 롭 마셜 감독의 작품입니다.

'시카고'로 제대로 된(?) 뮤지컬을 보여주었으며 '게이샤의 추억'에서도 안무장면 같은 경우에서는 뮤지컬과 쇼맨쉽적인 장면을 첨부하기도 햇죠.

원작을 능가하는 작품은 사실 쉽지 않습니다. 그 점에서 이 작품은 할 말이 많을 것 같네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감독, 귀도...

하지만 그는 고민이 있습니다. 마누라도 사랑하지만 그에게는 정부가 있었던 것이죠.

그런 상황에서 새 영화에 대한 제작발표회에 두 사람의 동시 등장이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로마를 떠난 귀도는 이탈리아로 도망아닌 도망을 가지만 제작자에게 딱~ 걸리고 맙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아예 스텝진들과 제작진들을 이탈리아로 옮겨버리지요.

거기에 정부와 부인 역시 이 곳에 나타나게 됩니다.

귀도는 상당히 혼란스럽습니다. 새 작품에 대한 불안감도 같이 보이고 있거든요.

그 뿐만 아니라 그의 앞에 패션잡지 기자에 귀도와 오랜기간을 같이 일한 의상감독까지 그에게 한마디 하는 군요.

또한 그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여인은 물론이요, 어머니까지 환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귀도에게 나타난 일곱 여자들... 귀도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뮤지컬 영화에 떼로 여배우들이 이렇게 많이 등장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죠.

더구나 우리나라에는 한국 여배우들이 주인공이 없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태에서 헐리웃은 거꾸로 돌아간다는 점이 이색적이지요.

'나인'은 뮤지컬 마니아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의외로 많은 핸디캡이 걸려 있습니다.

'맘마미아!가 아바의 익숙한 음악들로 관객을 사로 잡은 덕분에 흥행에 성공했었던 경우나 혹은 국내에서는 별 재미를 못봤지만 나름대로 선전한 '페임'의 경우 오리지널 작품에 대한 리메이크 시도였으므로 그렇게 익숙치 않은 작품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그럭저럭 안전한 편에 속했지요. 하지만 '나인'은 많은 어려움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뮤지컬과 원작 영화를 같이 담으려는 애로사항 때문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인 제 생각으로는 너무 많은 여성의 등장으로 인해 줄거리가 중구난방으로 돌아다닌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원작에 많은 여성들이 그렇게 있는데 그걸 어떻게 줄이느냐는 것이 관건이죠. 아니면 그것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출하느냐가 문제였을 껍니다.

이는 아무리 롭 마셜 감독이라고 할지라도 쉽지 않은 모험인 것이죠.

더구나 드라마적 장면은 여러 곳에서 등장하는 반면 뮤지컬 장면의 경우 영화 속의 영화인 '이탈리아'의 세트장으로만 제한을 시키다보니 폐쇄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곳에서 답답하게 7 인의 여배우들이 노래하고 춤을 추었으니 말이죠. 좀 다양한 장소에서 움직이면 좋았을 것을 너무 폐쇄적인 느낌에서의 장면들이 어쩌면 관객들을 답답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음악 만큼은 흥겹습니다.

새로 몇 곡이 추가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러나 대부분의 음악들이 뮤지컬 '나인'에서 선보인 음악들이라 그나마 익숙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죠. 특히나 'Cinema Italiano' 같이 흥겨운 음악들이 다양한 여배우들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죠. 음악을 들어본 네티즌들의 반응이 버릴 곡이 없다는 평이 많다는 것을 보면 영화에 대한 감상평과는 약간 대조적이죠.

 

물론 배우들의 케스팅만으로 영화를 말할 수는 없지만 케스팅 만큼은 정말 최고라는 것에 대해는 인정할 수 밖에 없네요.

다니엘 대니 루이스를 주축으로 니콜 키드먼, 페넬로페 크루즈, 마리온 코티아르, 케이트 허트슨은 물론이요. 노장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피아 로렌과 주디 덴치까지 다양한 색을 지닌 배우들이 등장했습니다. 거기에 스테이시 퍼커슨(퍼기)까지 소문난 뮤지션까지 출연을 하니 눈을 돌릴 틈은 없겠죠.(적어도 남자 관객들에게는 말입니다.)

 

 

저는 이 작품의 원작인 '8과 1/2'보다도 우리나라 고전 소설인 '구운몽'을 떠오르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원작도 못보고 뮤지컬도 없습니다만... 더구나 구운몽도 읽지 못했죠.

하지만 비슷한 공통점이 지니고 있습니다. 여덞명의 선녀가 등장하고 주인공은 나름대로의 판타지를 체험한다는 점이죠. 이 작품 '나인'의 귀도 역시 현실과 환상속에서 많은 여성들을 만나면서 고난의 자신의 삶을 합리화 시키려고 하죠. (물론 나중에는 정신을 차리지만요.)

그런 점에서 어쩌면 얼마전 '전우치'가 반응이 좋았던 것처럼 '구운몽'을 '나인'처럼 한국적인 판타지로 만들어보는 것도, 혹은 헐리웃에서 이 한국적인 작품을 헐리웃 적인 감성으로 재해석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습니다.

 

 

 

 

 

이 영화는 그럼에도 앞에도 말씀드렸듯이 관객의 몰입도가 부족하다는 평을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군가는 먼훗날 다시 '나인'을 리메이크 하겠지만 더 나은 소재 발굴과 시나리오 제작이 요구가 되어진다고 봅니다.

아쉬운 점은 또 있는데요, 커튼 콜스러운 엔딩크레딧이 없었다는 아쉬움입니다.

'프로듀서스'나 '맘마미아!', '페임' 같은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뮤지컬 영화의 요소로 자리잡은 커튼 콜(일종의 앙코르와 같은 것이죠. 물론 앵콜 공연 대신 배우들이 한 번 더 등장하여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의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요.)스로운 장면들이 없이 마무리가 되어 약간의 심심함이 보이지 않았나 싶네요.

 

유쾌하지만 뭔가 심심했던 뮤지컬 영화 '나인'...

앞으로의 뮤지컬 영화들에게는 많이 참고해야할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꼭 성공한 작품만 참고하라는 법은 없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