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밀크(1930~1978)...
인권 운동가이자 그는 동성애자였습니다.
동성애자로써는 미국에서 최초로 샌프란시스코 시의회 의원이 된 인물입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어쩌면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은 예나 지금이나 큰 것은 사실이죠.
그에 삶을 재조명한 영화 '밀크'가 1 년 늦게 개봉되었습니다.
사실 작년에 이 영화를 수입한 스폰지는 개봉 의지를 보여주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개봉일자가 흐지부지 미뤄지면서 이 작품이 개봉되지 않는 것인가라는 이야기도 많았죠.
사회적 문제에 항상 관심을 보인 구스 반 산트의 신작 '밀크'의 이야기입니다.
녹음기를 꺼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하비 밀크...
그는 마치 자신의 마지막을 알고 있는 듯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냉장고 앞에는 죽이겠다고 써진 협박편지와 그림이 그려져 있지만 그는 그것에 크게 신경 쓰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야기는 과거로 돌아갑니다.
1970년... 그는 마흔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느끼던 그는 잘나가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샌프란시스코로 애인과 같이 무작정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사진관을 운영하죠. 하지만 주위에 이성애자들이 그들을 좋게 볼리가 없죠.
그러나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악착같이 그들과의 대결을 펼치면서 소외계층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밀크를 정치계로 입문하게 만든 원인을 제공하게 됩니다. 동성애자들 보호법을 폐지하자는 정치인들과 사회에 맞써야 하지만 그는 번번히 정치도전 입문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1977년 빛을 발하게 되죠. 샌프란시스코의 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것이죠. 그러나 그에게는 또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료이자 라이벌인 덴 화이트 의원과의 대결이 불가피했고 여전히 동성애자들을 배타 시키려는 움직임은 계속되었으니깐요.
이 작품은 재연의 무게를 실운 드라마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 작품은 의외로 많은 자료화면들이 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재연 드라마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일부 다큐적 성격이 강한 영화와 달리 이 작품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하비 밀크의 인간적인 부분을 드라마적인 요소로 잘 융합시켰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그런데에 일등 공신은 당연 숀 펜의 공이 컸죠. 그는 '아이 엠 샘'에서 모자라지만 아이를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가는 아버지 역으로 많은 이들의 감동을 주었던 인물이죠. 연기변신에 있어서는 카멜레온 같다는 표현은 그에게는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더구나 이 작품이 동성애에 대해 더 무게를 실었더라면 이 영화는 상당히 무거운 영화가 되었을 것인데 동성애자들의 사랑도 이 이야기에는 있지만 동성애자이자 인권운동가로써 살아가는 그의 고난을 솔직담백하게 그렸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 이 영화를 좋게 볼 수 밖에 없는 이유이겠지요. 하비 밀크의 적대적 라이벌로 등장한 덴 화이트 역시 가상의 인물이 아닌 실존의 인물로써 그와의 대결이 불가피한 인물로 등장합니다. 실제로도 덴 화이트는 하비 밀크를 비롯한 일부 정치인들에게 모함을 당했다고 여겼고 의장과 하비 밀크를 모두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 일로 인해 하비 밀크는 그 자리에서 세상을 뜨고 맙니다.
하비와 대결을 펼쳤던 덴 화이트로 등장한 배우는 조쉬 브롤린으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연기파 배우입니다. 이외에도 에밀 허쉬 등의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총 출동하여 숀 펜과 조쉬 브롤린의 두 배우의 무거운 느낌의 대결을 살짝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말미는 하비 밀크를 비롯한 실존 인물들의 그 후의 삶을 실제 모습과 비교하여 보여줍니다. 그 장면에서는 이 배우들이 연기한 모습과 실존 인물들의 싱크로율이 매우 놓았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는 구스 반 산트트 감독을 비롯한 연출진들의 노력도 크지만 배우들도 진지하게 그들의 삶속에 녹아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영화는 괄시받던 동성애자들의 모습으로 시작해 촛불을 든 그들의 행진하는 모습으로 막을 내립니다. 촛불은 언제부터인가 평화를 상징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촛불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생겨났지요. 작년 두 전임 대통령들이 세상을 뜨면서 이상하게 그 촛불시위와 더불어 그 분들의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슬프지만 무모한 도전이라고 여겨졌던 그것들이 현실화 되면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밀크'는 충분히 이야기되어야 할 작품이라고 보여집니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필요합니다.
그 어떤 시련이나 이데올로기가 문제가 된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희망의 촛불을 들고 나서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러기에는 이 세상이 너무 씁쓸하게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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