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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 애스_영웅의 탄생'-슈퍼히어로의 공식들을 계속 박살내라!

송씨네 2010. 4. 22.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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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슈퍼히어로 영화들의 경향은 두가지로 나뉩니다.

상당히 진보된 테크닉으로 업그레이드 되거나 혹은 자신들이 슈퍼히어로임을 오히려 부정하는 방식이죠.

영웅이 악당이 되어버리는 '왓치맨'도 있고 슈퍼히어로들의 공식을 우습게 비꼬는 '슈퍼히어로'(원제 'Superhero Movie')도 있습니다. 망나니 히어로인 '핸콕'까지 나와버렸으니 이제 웬만한 별종 슈퍼히어로들의 이야기는 다 나오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드실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평론가들이나 관객사이에서 여러번의 시사회를 통해 괜찮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킥 애스-영웅의 탄생'(이하 '킥 애스')라는 것입니다. 초능력도 없고 그렇다고 잘사는 부자도 아닌 맷집만 좋은 영웅과 흔히 볼 수 있는 복수의 코드를 가진 부녀 관계의 히어로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상황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 사람들이 왜 열광하냐고요?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죠.



여기 사람들이 왜 슈퍼히어로가 되길 꿈꾸지 않는 것에 의문을 가진 한 소년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데이브... 

그나마 왕따만 당하지 않을 뿐이지 상당히 학교에서 별볼일이 없는 소년입니다. 자주 가는 코믹스 카페에서 그는 친구들과 함께 죽돌이로 살아가고 있으며 그렇게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슈퍼히어로가 없는 현실에 의문을 가진 그는 자신을 '슈퍼'가 빠진 그냥 '히어로'가 되기로 결심을 합니다. 데이브에게는 초능력은 없었으니깐요. 녹색 완두콩에서 튀어나온듯한 촌티나는 의상으로 중무장한 그는 불량배들의 칼침에 맞아 세상과 하직할 뻔함은 물론이요, 야간에 한 남자만 구타하는 패거리를 막으려다 되려 구타당하는 사고가 발생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찍은 UCC로 인해 스타가 됩니다.

한편 다른 쪽에서는 한 남자가 어느 꼬마 아이와 협상을 벌입니다. 볼링장 가서 맛나는 것 먹는 조건으로 몸에 한방... 빵~!

그들은 다름아닌 부녀관계이고 데이먼과 민디가 이들 주인공입니다. 

억울한 누명으로 옥살이를 한 데이먼은 출소 후 죽은 아내가 출산한 딸 민디를 강하게 키우기로 맘먹습니다. 최고의 총잡이이자 칼잡이로 키우는 것이죠. 그러나 여기서 단점은 민디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구수한 욕을 퍼레이드로 쏟아내신다는 것이죠.

맷집 좋은 히어로 데이브에 대한 정보를 알게된 데이먼과 민디는 데이브를 위험에서 구출하면서 3인의 히어로는 서로 합심하기로 맘먹습니다.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만든 조직 두목 디아미코를 찾아가 복수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디아미코 역시 이들 삼인방에게 할말도 많고 불만도 많습니다. 자신들의 부하들을 그렇게 죽여버렸으니 말이죠. 그리고 이들의 전쟁은 서서히 막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요즘 히어로 영화 아닌 히어로 영화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것이 있는데 히어로 영화의 틀을 깼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 중에는 맞는 이야기도 있지만 어떤 작품은 정말 깬 것이 맞는가라는 의문이 드는 작품도 있습니다.

영화의 도입부에 하늘을 날으려는 사내의 모습이 보이고 정상대로라면 이 장면에서는 이 사내는 하늘을 날아야 정상이지만 이 복면을 쓴 사내는 마치 하늘을 날고자 도전했던 도전자들의 실패 수난기들의 한 장면이 담긴 흑백영상들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날고 싶은 욕구는 결국에는 라이트 형제가 그 꿈을 실현 시킴으로써 현실이 되었지요. 슈퍼히어로가 그들이 말하는 현실에서 정말 현실아닌 현실(코믹스가 원작이니 코믹스속의 현실도 현실이 아니죠.)로 실현되는 것 또한 마찬가지라고 보여집니다.


마블 코믹스의 작품중의 하나이고 더구나 '스파이더맨'과 '원티드'를 만든 마크 밀러 작품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그렇게 신선한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기존 히어로 영화와 다른 점은 초능력이 없는 히어로들의 이야기라는 것도 그것이지만 왜 히어로들은 실제 존재할 수 없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마치 준비한 듯 보여주려고 했다는 점이죠.


솔직한 고백으로는 저는 이 영화의 개봉소식이 들리자 다른 분들이 생각했던대로 뻔한 히어로 영화가 나오겠구나 하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었습니다. 리뷰의 필요성도 못느꼈고요. 하지만 일부 네티즌이나 전문가들의 평가가 보통 히어로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또다른 모습이 있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정식개봉 이틀 전에 시사형태로 극장을 찾은 것이죠. 그리고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정말 이 영화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느낌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복수를 전제로 한 상황은 이미 많은 영화에서 보여준 경우입니다. '킬 빌'의 브라이드는 그나마 최근의 경우이고 많은 영화들이 복수의 칼날을 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단계 올라가면서 더 높은 적과 보스를 깨부시는 것이 마치 오락실의 일부 오락 게임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지요. '킥 애스'가 보여주는 상황도 크게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복수를 해야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그를 무찌르기 위해 약해빠진 악당들이 등장하고 사정없이 그들의 몸은 칼로 몇 동강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다른 점이 보입니다. 복수를 진행하는 사람들의 관계가 부녀라는 점과 더구나 열 한살인 여자 아이(영화속에서는 그렇습니다만...)라는 점과 칼과 총으로 무장해서 악당들을 무찌른다는 것이죠. 거기에 비실거리는 히어로 아닌 히어로와 손을 잡고 악당을 무찌른다는 것이 기존 히어로 영화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모습의 캐릭터들이라는 것입니다. 거기에 비실거리는 히어로 아닌 히어로는 데이먼과 민디 부녀를 만나면서 새로운 상황과 마주치게 됩니다. 진정한 히어로가 무엇인지를 알게되는 것이지요.


더구나 제가 볼 때는 이 영화는 히어로 영화라고 보기힘든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타란티노 영화스러운 구성도 그것이지만 만화적 요소가 어느 정도 들어가있다는 것입니다. 

'영웅본색 2', '킬 빌 Vol 1.', 그리고 이 작품 '킥 애스'에는 공통적인 장면이 있는데 만화로 주인공들의 과거와 현재를 표현한 장면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영웅본색 2'에서는 쌍둥이 동생의 존재를 알려주며 속편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관객에게 보여주었고 '킬 빌 Vol 1'은 왜 악당인 오-렌 이시이가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했는가를 애니메이션 장면으로 표현합니다. '킥 애스'는 왜 데이먼과 민디 부녀가 복수를 할 수 밖에 없는가를 만화책 기법으로 나타내어 보여줍니다. 

아시다시피 슈퍼히어로를 소재로 한 작품들의 태생이 종이로 만들어진 만화책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들 영화에서 보여주는 만화적 기법은 절대로 우리에게 낮선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상세하면서 한편으로는 아기자기한 만화적 기법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는 또 다른 영웅(혹은 악당) 탄생을 숨죽이며 보게 되는 것이니깐요.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희안하게도 주인공 데이브 역의 아론 존슨보다 민디 역을 맡은 크로 모레츠에 관심이 더 가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생각되신다면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은 대부분 남성일 확률이 높습니다. ^^; ) '500일의 썸머'에서 깜찍한 모습을 보여준 크로 모레츠는 이 작품에서도 깜찍함과 더불어 강인한 모습을 모두 보여주었기 때문에 아마도 머릿속에 계속 남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더구나 크로 모레츠는 제가 생각할 때는 제 2의 마틸다('레옹'의 나탈리 포트먼)이 될 활률이 높아 보입니다. '레옹'도 복수라는 소재를 가지고 있는 점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였는데 물론 킬러와 소녀라는 조합에서 '킥 애스'에서 데이먼과 민디 부녀는 공통점을 찾을 수 없겠지만 복수라는 키워드와 더불어 복수의 되물림을 이어받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결정적으로 깜찍 했던 당시 나탈리 포트먼의 모습과 크로 모레츠의 모습이 상당히 비슷해보였기 때문인 것도 제가 이렇게 두 배우의 공통점을 이야기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에 비하면 많은 비중은 아니지만 니콜라스 케이지의 비중도 무시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부 영화 포탈이나 관련 기사에서는 아론 존슨이나 크로 모레츠에 집중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몫을 다하고 멋지게 퇴장한 니콜라스 케이지의 모습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네요.





'킥 애스'는 분명 속편을 염두하고 만든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시리즈물이 보여주고 있는 복수의 되물림이 꼭 주인공의 가족이나 친구에게만 이어지는 것이 아닌 악당을 통해서도 그 되물림이 이어지고 있으니깐요. (우리는 이미 '스파이더 맨' 시리즈를 통해 그것을 확인했고요.) 따라서 속편이 만들어진다면 데이브와 민디가 아닌 킥 애스와 힛 걸의 활약상을 기대해도 좋을 듯 싶습니다. 

아울러 어떤 분이 이야기하셨듯이 힛 걸의 피규어는 꼭 나와야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