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아이언 맨 2'-시리즈의 딜레마, 가볍게 넘겨버리는 영화!

송씨네 2010. 5. 1. 00:44



슈퍼히어로 영화들의 딜레마는 속편의 지속성에 관한 문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너무 시리즈로 이어가다가 자칫 우려먹기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니깐요.

다행히도 '배트맨'시리즈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다시 새롭게 재구성한 '배트맨' 시리즈로 우려먹기의 논란에서 벗어났고 '스파이더 맨' 시리즈도 지금 새로운 시리즈를 앞두고 많은 고민중이죠. 하지만 여전히 슈퍼히어로 시리즈의 문제점은 얼마나 관객이 식상하지 않도록 하느냐입니다.

그런데 오늘 소개할 '아이언 맨' 시리즈에는 또 하나의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슈퍼히어로가 아예 작정하고 자신의 정체를 1 편에서 밝히고 끝났기 때문이죠. 이래가지고 2 편이 되겠냐고 물으시겠지만 아시잖아요? 

마블 코믹스의 작품들은 그래도 탄탄한 작품들이 많다는 사실을 말이죠. 

코믹 영화로 시작해 이제는 액션 영화로 자리잡아가는 존 파브로 감독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콤비로 여전히 함께하는 영화 '아이언 맨 2' 입니다.



자신이 아이언 맨이라고 당당하게 커밍 아웃을 선언한 토니 스타크...

하지만 이런 위협이 있을 것이라고는 그도 예상을 못했을 껍니다.

바로 정부에서 아이언 맨의 슈트를 국가에 귀속시키겠다고 말해버린 것이지요.

애써 만든 걸작을 국가에 넘겨주려니 토니는 속이 쓰리죠.

그러나 청문회에서 슈트의 귀속이 얼마나 위험한지 각나라의 사례를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상황을 역전시키지요. 그리고 절대로 쉽게 복제품을 만들긴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이지요.

하지만 실패한 사례 속에서 토니는 성공한 케이스도 있었음을 그는 몰랐던 것이죠.

모나코에서 F-1 그랑프리 대회에 선수로 출전한 토니는 전기 채찍을 든 한 사내에게 공격을 당합니다. 하지만 가방처럼 보이는 새로운 슈트 덕분에 그나마 구사일생으로 이 사내의 공격에서 벗어납니다.

이 사내의 이름은 위플래시... 물리학자 였던 아버지가 토니의 아버지로부터 추방을 당하자 그것에 앙심을 품고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던 사람이었지요.

그러나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던 사람은 그 뿐이 아니었습니다. 토니의 라이벌 업체의 대표인 저스틴 해머가 그를 좋게 볼리가 없죠. 결국 위플래시의 탈출을 그가 도우면서 이들은 손을 잡게 되지요.

자신의 회사를 비서 페퍼포츠에게 넘겨주고 편안하게 살고 싶었던 토니는 그 방만한 생활 때문에 절친이자 군인인 제임스 로드에게 한방 먹게 되지요. 슈트 중 하나도 얼떨결에 빼앗기고 말이죠.

이래저래 위기에 직면한 토니는 다른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거나 새로운 소재를 찾아 아이언 맨의 슈트에 장착시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죠.

적들은 사방에 널려있고 신경 쓰이는 것은 한 두개가 아닙니다.

과연 토니 스타크... 아니, 우리의 아이언 맨은 모두를 구하고 자신도 구할 수 있을까요?







'배트맨'의 브루스 웨인도 분명 부자입니다만 삶을 유쾌하게 살지 못하는 슬픈 히어로였죠. 그런 점에서 토니 스타크는 좀 다른 부자임에 분명합니다. 무기를 팔아 아버지와 더불어 부자가 되었지만 정작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와 평화의 문제에서는 관심이 없었죠. 1 편에서 자신을 히어로로 명령하고 악당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은 자신의 죄값을 치루기 위함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자신의 우위를 알림에도 있지요. 그 어떠한 히어로보다 자뻑이 심한 이유도 그런 이유일지도 모르겠네요.


1 편에 비해 그가 싸워야 할 사람도 많고 주변인물도 너무 많습니다.

사실 이런 영화들은 배가 산으로 갈 위험이 많지요. 그런 작품들도 실제로 많았고요. 하지만 속편을 위한 비축용으로 많은 인물들을 대략 소개하고 스토리를 전개하는 것은 어쩌면 잘한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가령 애꾸눈의 닉 퓨리로 등장한 사무엘 L. 젝슨의 경우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으니깐요.(1 편의 엔딩크레딧 후에 등장한 모습에 비하면 비중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비중은 적지요. 2 편에서는...)  하지만 이것이 저는 시작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돈 치들과 더불어 말이죠.




새로운 캐릭터들을 살펴보자면 새로운 여성 인물로 등장한 블랙 위도우를 이야기를 먼저 해보죠.  가장 눈여겨 볼 것은 패퍼포츠 역을 맡은 기네스 펠트로와 반대의 성격을 지닌 여성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이 시리즈에서는 두 여성을 전혀 대립하지 않습니다만 어떠면 앞으로도 대립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케릭터라는 것이죠. 이 역할을 맡은 배우는 재미있게도 액션 연기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것입니다. '지 아이 조'의 시에나 밀러도 평생 안해보던 액션 연기를 해보게 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청순미의 대명사로 동반 출연한 기네스 펠트로와 쌍벽을 이루던 스칼렛 요한슨이 블랙 위도우로 등장한 점이 인상적이죠.


위플래시의 미키 루크는 의외의 선택이지만 한편으로는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30 ROCK'의 알랙 볼드윈과 더불어 과거 섹시스타이자 꽃미남 배우로 명성을 얻었던 배우였지만 급격히 추락한 배우들이죠. 늙어가고 나이들어간다는 것은 슬픈일이지만 두 배우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제 2의 전성기를 이어나가는 점이 인상적이죠. 미키 루크가 '더 레슬러' 이후 액션연기를 선택한 것은 의외였지만 온몸에 문신에 러시아 언어를 구사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명배우답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매우 아쉬운 것은 언론이나 보도자료에서 언급되지 않은 배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샘 록웰이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밉상이지만 나름대로 사랑스러웠던 자포드 비블브록스 역을 맡았던 그는 이 작품에서는 토니와 라이벌인 저스틴 해머 역을 맡아서 또 한번의 밉상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악당에 비하면 그나마 좀 순한 악당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플래시보다도 더 순했지요.







사실 1 편을 볼 때 존 파브로 감독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몇 년전 가족들과 함께 본 가족 영화가 그의 작품이라는 사실에 놀랐죠.

영화 '엘프' 였습니다. 이후 '자투라-스페이스 어드밴처' 같은 작품도 만들면서 꾸준히 가족영화에 관심을 보였죠. 어쩌면 그의 영화들이 대부분이 유쾌한 이유는 이런 가족 영화들을 만들면서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더구나 '엘프'같은 경우는 웰 페렐을 등장시킨것 자체가 이 영화가 왜 가족영화이며 코미디영화인가를 분명히 이야기해준 대목이죠.) 그는 아예 이번 작품에서는 약간 비중있는 조연으로 등장하여 관객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정말 궁금하신 분은 이 감독의 얼굴을 기억해두신 다음에 영화를 다시 보시거나 보셨던 영화를 기억해보시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1 편에서도 그가 등장했다는데 전 기억이 안나네요.)



'아이언 맨 2'는 영화적으로도 잘짜여진 느낌이 들지만 OST 면에서도 잘짜여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에는 아직 OST가 출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스코어 음반 외에도 개인적으로는 AC/DC의 음악들을 소개한 약간의 헌정앨범에 가까운 음반이 인상적인데 1 편의 음악들과 이번 2 편에 수록된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인상적이죠. 1 편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이런 헌정앨범 형태의 OST도 듣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언 맨'은 토니의 업그래이드 되는 슈트 만큼이나 계속 업그레이드 되는 작품입니다. 유머와 액션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죠.

이 작품은 새로운 속편을 암시하는는 대목을 항시 엔딩 크레딧에 숨겨놓고 있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시는 것보다는 끝까지 남아서 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