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사랑하는 코미디 배우는 누가 있을까요?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길 헐리웃에는 짐 캐리가 있을테고 홍콩에서는 아마도 성룡과 이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되어집니다. 바로 주성치이죠.
우리가 주성치를 좋아하는 이유는 진지함 속에 코미디를 잘 녹여내는 그리 많지 않은 코미디 배우들 중의 한 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작인 '장강 7호'와 얼마전 하차한 '그린 호넷'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그는 이슈를 만드는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의 과거 영화에는 어떤 모습이 담겨져 있을까요?
그런점에서 최근 씨너스 이수와 이채를 운영중인 영화배급사인 at 9이 수입한 '서유기' 시리즈 두 편이 이 답변을 대신 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유쌍기'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이 기획전은 '서유기' 시리즈의 두 작품인 '월광보합'과 '선리기연'을 같이 상영하는 자리입니다.
아예 두 편으로 나뉘어 제작이 이루어질 예정의 작품이었고 같은해에 모두 찍었다는 점에서 두 영화의 상영기간의 공백은 그리 큰 편은 아니죠.
당초 본 리뷰는 '월광보합'만으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지만 연속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라는 점을 감안해서 당초 계획을 바꾸어 '선리기연'까지 관람하고 이 두 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야기는 500 년 전으로 흘러갑니다.
말썽쟁이 손오공은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 심지어 자신의 스승인 당삼장(삼장법사)를 죽이려는 위협까지 하게 됩니다. 이를 본 관세음은 그를 소멸시키려고 하지만 당삼장의 배려로 다시 부활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500 년이 지난 뒤 손오공은 산적 지존보로 환생하지만 과거 기억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춘삼십낭과 백정정이라는 요괴가 나타나 지존보의 아지트를 쑥대밭으로 만들죠. 하지만 백정정이 이 곳을 찾아온 진짜 이유는 과거 사랑을 나누던 손오공을 잊지 못해서였지요.
그러던 와중 우마왕과의 혈투가 불가피하게 되었고 백정정과 지존보의 관계는 오해로 가득차게 됩니다. 백정정이 죽음을 맞이하려고 하자 전설로 내려오는 월광보합으로 과거로 돌아가 백정정을 구하려고 합니다.
번번히 실패한 지존보는 결국 오래전 자신이 손오공으로 활동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고 거기서 백정정의 스승인 반사대선 지하를 만나게 됩니다.
지하에게 얼떨결에 월광보합을 빼앗긴 손오공은 우마왕과 만나게 되지만 우마왕이 첩이 되어버린 지하의 모습을 보고 놀라게 됩니다. 손오공 일행들의 몸이 뒤바뀌는 사고에 우마왕은 지하를 첩으로 맞이하려고 하니 손오공은 더 바빠질 수 밖에 없지요.
손오공은 백정정을 만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지하와 백정정 둘 중에서 누구의 사랑을 선택할까요?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손오공의 머리는 더욱더 아파오게 됩니다.
'월광보합'과 '선리기연'의 줄거리를 간추린 내용은 보시다시피입니다.
같은 시기에 두 편이나 세 편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나눠서 개봉하는 일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매트릭스'나 '킬 빌' 시리즈 이전에 이미 이런 방식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요즘 드라마에서 보게 되는 사전제작제라고 불리워지는 녀석들이 영화나 드라마에는 꼭 필요한 것들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듭니다.
분명 '서유기' 시리즈는 여러분이 알고 계신 주성치 시리즈의 집대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슬랩스틱 몸개그는 물론이요, 슬픈 사랑이야기도 있는 이 작품은 무술액션면에서도 최고였다고 생각됩니다. 더구나 몸개그 만큼이나 주성치의 주특기인 패러디도 뺴놓지 않는데요.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중경상림'의 대사가 여기서도 패러디되는 점에서는 관객의 폭소를 자아내기 충분합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애뜻한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중경상림'의 아픈 사랑이야기처럼 가슴에 와닿는다는 것은 두 번째 시리즈인 '선리기연'을 보신 분이라면 충분히 공감하시리라 봅니다.
이렇게 전반전에 해당되는 '월광보합'에서는 주성치의 모든 몸개그가 출동하고 후반전에 해당되는 '선리기연'은 맬로적인 요소로 전환되게 됩니다. 물론 두 편 모두주성치가 관객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은 여전한 것이고요.
주성치 영화라면 여러법칙들이 있는데요, 서유기에도 어김없이 이 법칙들은 등장합니다.
우선 주성치의 영원한 단짝인 오맹달의 등장입니다. '장강 7호'나 '쿵푸허슬'에서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소림축구'를 비롯한 과거 작품들에서 오맹달은 주성치를 지켜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 먼저 공격하기도 하고 때로는 같이 자빠지기도 하면서 서로의 영화적 파트너 관계를 계속 유지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서유기' 시리즈에서도 1 인 3 역에 해당되는 역할들을 하는데요. 지존보의 부하이자 부두목인 이당가 역할과 저팔개 역할을 충실히 임하고 두번째 시리즈인 '선리기연'의 마지막에서는 금의환양하여 멋지게 등장을 합니다.
미인을 추녀로 만들거나 추녀로 만들지 않더라도 망가뜨리는 것도 주성치 영화들의 특징중의 하나입니다.
주인, 막문위 등의 미녀배우들이 주성치 영화에서 아낌없이 망가져주는 것도 하나의 미덕이 되어버렸지요. '소림축구'에서 여성들을 콧수염 달린 축구선수로 만들거나 '장강 7 호'처럼 여자 아역배우를 아예 남자로 만들어버리는 등의 사람을 헛갈리게 만드는 것도 주성치의 특기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런 주성치의 모습에 더 열광을 하게 되죠. 참 재미있는 일입니다.
앞에도 말씀드렸지만 이 작품은 몸개그의 대향연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부위를 얼떨결에 공격당하는 지존보의 모습이나 동굴문이 밑으로 떨어져 깔려버리는 모습들,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기 위해 월광보합을 가지고 '뽀로뽀로미~!!'를 미친듯이 외치는 장면도 이 영화의 명장면이죠.
수다쟁이 삼장법사가 손오공에게 '온리 유'를 부르는 장면도 인상적이죠. 삼장법사를 기품있는 인물이 아닌 수다스러운 인물로 묘사한 것도 이 영화에서 기존의 서유기에 대한 틀을 깨버린 점에서 재미있는 장면으로 생각되어집니다.
사실 주성치의 영화는 깊게 파고들어야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여집니다.
그의 과거 작품을 보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모임들도 존재합니다.
아예 이번 '서유쌍기' 기획전에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같은 뮤지션들이 주성치에게 헌정하는 음악들을 선보이는데 이미 크라잉 넛이나 요조, 무중력소년 등의 뮤지션들이 주성치에 대한 감정을 노래에 싣기도 하고 그에 대한 애정을 비공식 석상에서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씨너스 이수와 이채점에서 벌어지는 '서유쌍기' 기획전도 단순히 과거 주성치 영화들을 다시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성치 마니아들도, 그리고 주성치를 처음만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그를 알기 위한 자리로 마련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극장 상영관 입구에는 주성치 영화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전시 코너도 임시로 마련되었으니깐요. 이른바 '성치순례'가 바로 그것이죠.
여러분도 주성치가 좋으시다면 밑에 '나는 주성치가 좋다'라는 인증 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어주셔도 무방합니다. 이로써 당신은 주성치의 영원한 팬이 된 것이니깐요.
앞으로도 약 한 달간 이렇게 매일 두 번 1편 '월광보합'과 2편 '선리기연'을 상영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주성치 팬을 자처하는 뮤지션들의 미니콘서트나 토크쇼도 마련될 예정이니 주성치 마니아분들은 시간내셔서 찾아가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은 주성치 영화에 대해 얼마나 아시는지요?
모르셨다면 그의 코미디 영화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최근 '서유기' 시리즈의 몇 작품도 리메이크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성치의 영화들은 계속 알아볼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자, 과거 훈남이던 주성치를 만나러 과거로 돌아가는 주문 한번 외쳐보죠!
뽀로뽀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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