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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네, 울산에 가다-하트하트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1박 2일 ①

송씨네 2010. 9. 20. 18:50



저에게 길고 긴 휴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계속 놀기만 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요즘이었지요.

그러던 중 얼마전에 이어 이번에도 하트 하트 재단 측으로 전화 한 통 받았습니다. 지난번에는 저시력 아동들을 위한 용품들을 증정하는 행사 때문에 강남을 다녀왔었죠. 봉사활동도 하고 왔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울산에 가시죠..."

앵... 울산이라... 거긴 또 뭔일로 가야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바로 그 의문을 풀어주시더군요.

하트 하트 재단에는 지적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서 연주를 하며 전국을 돌고 있는데 그 행사의 일환으로 울산을 간다는 것입니다. 

그래, 그까짓껏 바람이나 쐬러 가자... 그런 의미로 울산행에 몸을 싣기로 합니다.


9월 15일... 새벽 7시...

잠 못들다가 결국 밖으로 나설 준비를 합니다.

PMP에 들을 음악들을 마구 집어넣고, 디카와 핸드폰 충전을 완료하고 그렇게 밖으로 향했지요.

아슬아슬하게 약속시간인 9시 30분 까지 왔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급한 불을 끄고 전세버스에 탑승하였습니다.

오늘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겠지만 이 행사에 큰 도움주실 분은 하트하트 재단의 주재훈 님과 김상욱 홍보 팀장님...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는 2006 년 창단한 팀입니다.

우리가 '말아톤'이나 '맨발의 기봉이' 등에서 보던 지적장애를 가진 분들이 소속된 오케스트라입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작된 이 팀은 서울은 물론이요, 전국을 돌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세계공연에서도 찬사를 받은 팀입니다.

사실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지 않은 상황에서 저 역시 궁금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은 곧 풀리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출발합니다. 출발 장소인 송파 여성회관을 출발한 버스는 그렇게 달려서 오후 1시를 가르킵니다.

달리고 달려서 잠시 도착한 곳은 남도 음식의 절정을 맛볼 수 잇는 김천입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스텝들, 그리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가족들은 식사를 하러 이 곳으로 들어옵니다.

사람도 많고, 음식도 많고... 허겁지겁 먹다보니 정신이 없습니다.







예정대로라면 오후 4시에 울산 KBS 홀에 도착해야 합니다.

하지만 휴게소도 여러번 들리고 은근히 막히는 도로 때문에 시간이 예상보다 늦어집니다. 오후 5시 넘어서 도착!

울산의 태화강을 가로 질러 도착한 우리들...

태화강은 마치 한강 고수부지를 조그맣게 만들어놓은 그런 느낌이더군요.






이제 지체할 수가 없습니다.

빨리 리허설에 들어간 뒤 오후 7시 공연을 시작해야 하니깐요.

모두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눈치 있으신 분이라면 웬 방송국인가 싶으실 껍니다.

이 날 공연과 하트하트 재단 오케스트라의 여정을 함께할 MBC 스패셜 팀이 뒤따르고 있었습니다.

아마 우리 공연팀들 만큼이나 가장 고생한 분들이 아마도 이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 곳을 따라다니며 이들 친구들의 모습을 담아내느리라 정신이 없으셨을테니깐요.


아울러 고생하신 분은 바로 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날 행사의 매인 스폰서인 에쓰오일 자원봉사팀입니다.

팜플렛 정리는 물론이요, 길안내, 공연장 안내를 열심히 하신 분들이니깐요.

맡은바 일에 최선을 다하신 이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후 6 시... 후다닥 저녁을 먹어야 합니다.

식당까지 이동은 불가피 하여 일단 KBS 홀의 야외 밴치에서 앉아서 먹어야 합니다.

협소한 장소이지만 거기서 먹는 저녁도 은근히 꿀맛입니다.

공연 준비는 막바지로 가고 있고 있습니다.

이 친구들도 과연 긴장하고 있을까요?










오후 7시에 시작되던 공연이 15 분 늦춰집니다.

아무래도 공장이 많은 도시 답게 뒤늦게 도착하는 시민들의 배려도 필요할 것 같더군요.

7시 15분... 막이 올리고 아이들의 공연이 시작됩니다.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앵콜도 두 번 나왔고요.

윌리엄 텔의 서곡(Gioacchino rossini)으로 시작하여 비틀즈의 명곡인 'Ob La Di, Ob La Da'로 멋지게 막을 내렸지요. 공연은 성공적이라고 해도 틀린 말도 아니고요.

그렇다면 연주장면 한 번 감상해보시겠어요?







멀리에서 바라본 이 친구들의 음악실력은 너무나도 뛰어났습니다.

사실 이 오케스트라 중에서는 제가 아는 분도 계셨거든요.

성당에서 만나서 같이 음악도 듣고 했던 분도 있었는데 여기서 다시 만나니 반가울 따름이죠.


공연이 끝나고 모두에게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내는 모습도 보기 좋았고요.

그런데 일반인들이 많이 착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지적장애라고 이들을 무시하는 것이죠.

이들은 남보다 더 노력하고 애를 쓰는 것은 물론이요, 어떤 때는 일반인들이 발견못하는 재능들이 숨겨져 있으니깐요. 저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 이제 공연이 끝났으니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야겠죠?

하지만 이들의 여정은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다음 날은 열심히 연주한 이 친구들에게 휴식을 주는 하루가 기다리고 있었으니깐요.



2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