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이상한 일이죠.
연예인들과 계약하듯 저는 봉사단체와 계약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계약서 없습니다. 기한 없습니다. (노예 계약 아닙니다. ^^; )
하지만 하다보니 이들 단체들과 일 년정도 함께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습니다.빅이슈와 함께했을 때도 그렇고 우연인지는 몰라도 하트하트 재단과 1년간 봉사활동에 참여하여 이 단체가 하는 일들을 여러분에게 이야기해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 저는 또 다른 아름다운 계약을 시작합니다.
올해 연말부터 제가 함께할 곳은 희망제작소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탄생시킨 그 단체... 맞습니다. 바로 그곳입니다.
메일이나 방명록으로 간혹 NGO와 관련하여 재능기부나 자원봉사를 의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연락을 받고 느낀점은 이 곳에서의 요청을 제가 거절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근데 말로만 들었지 희망제작소는 뭘 하는 곳인지라는 의문이 저에게도 들었던 것도 사실!
말로만 듣는 것보다 직접보고 느끼는 것이 좋겠죠!
큰 빌딩보다는 자그마한 주택가와 다리들만 보이는 이 거리를 지나니 종로구 평창동의 희망제작소가 보이네요.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시간입니다.
별들이 가득한 건물의 벽을 지나다보니 분위기가 예사롭지가 않네요.
두 분이 반갑게 저를 맞이해주시네요.
바로 이곳의 센터장이신 한순웅 센터장님과 정승철 연구원이 바로 그들입니다.
먼 곳에서 오셨으니 고생하셨다는 이야기도 나왔구요. 솔직히 배고프다고 애교스럽게 이야기를 드리니 차와 간단한 주전부리를 준비하시네요.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이 곳을 살짝 보는데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정말 모르겠네요.
우선 희망제작소는 NGO가 맞는지 여쭈어보았습니다.
비정부 기구라는 의미의 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는 여러분이 알고 있는 단체들을 떠올리면 월드비젼, 굿네이버스 등의 단체를 생각하시면 될껍니다. 그러나 유니세프도 NGO냐고 물어보시겠죠. 유엔의 밑에 기관인 곳이므로 이 곳은 NGO는 아니죠.
희망제작소는 NGO보다 더 한단계 높은 의미인 NPO(Non-profit organization)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비영리 민간 단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체입니다. 에휴 복잡해라... 어쨌거나 정부의 힘으로 운영되는 단체는 아니라는 것과 영리의 목적으로 운영되는 단체가 아니라는 겁니다.
"저희의 역할이 여기에 오시는 분들에게 이 곳을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한순웅 센터장 님에게 여쭈어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주 찾아오면 귀찮지 않으세요?"
"그게 저희들이 하는 일인데요. 많이 방문하시면 저희야 좋죠."
"앞으로는 여기 많은 분들이 방문하셔서 두 분 귀찮게 해드려야 겠네요."
"하하하..."
2층부터 시작되는 이 건물은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한순웅 센터장 님과 정승철 연구원의 이 곳의 소개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2층은 희망제작소의 중추신경 역할을 하는 곳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창안대회... 좀 어려운 이야기인 것 같은데 알고보면 간단합니다.
시(市)를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공모전 행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근데 왜 비영리단체가 이런 아이디어를 공모하냐고 싶으시겠지만 한 편으로는 시와 국민과 비영리단체가 머리를 모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다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이 창안대회는 얼마전 제가 사는 부천에서도 이 대회가 열렸고 심야약국(긴급시에 약을 처방할 수 있는 약국을 만들었으면 좋겠다.)을 비롯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시니어 사회공헌'의 경우 이제는 명예퇴직이나 조기퇴직되어 일자리를 잃은 이들에게 오히려 이들이 전문분야에서 활약하여 코칭을 해주고 조언자 역할을 하는 팀을 말합니다. 직접 강의를 나가기도 하고 많은 가르침을 주기도 하지요. 아울러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또 다른 것을 배워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퇴근 후 렛 츠'라는 배움의 장도 마련한다는 것입니다.
이들 중에는 과거 일했던 것보다 연봉은 비록 적지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보람을 느끼는 중년의 직장인과 명퇴했지만 2 막 1 장을 향해 달리는 멋진 분들도 만날 수 있다는 겁니다.
한순웅 센터장 님은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행복 설계 아카데미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셨지만 무엇보다도 인상이 남는 것이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무가지신문 메트로와 함께 받았다는 것입니다.
제 눈에 띄었던 이야기 중 인상적인 제안 중 하나는 바로 위의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신용카드로 결제를 한 사람이 한도액이 얼마가 남았는지 휴대폰 문자로 안내해주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실제로도 이 방안은 카드업체들과 긴밀하게 협의중이라고 하니 앞으로는 마음놓고 카드결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또 하나는 노하우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도서관이 되는 '사람을 빌려주는 도서관'입니다. 이 아이디어는 실제 국내 도입이 되었으며 마포구의 '숨쉬는 도서관', 부천의 '리빙 라이브러리 인 부천' 등의 인간도서관이 운영중입니다. 하모니카 연주가 전제덕 씨, 영진위 전 위원장인 안정숙 씨 등이 이 인간도서관의 역할을 하고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2층에서 3층으로 넘어가는 입구 벽면도 이들은 전혀 소홀히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멸종 동물들과 자매결연을 맺는(?) 방식의 동물 명함 제작 역시 희망제작소가 얼마전까지 했던 연중 행사 중 하나이며 제 2탄 격인 판화가 이철수 님과 함께하는 웃는 명함 제작 행사도 현재 진행중입니다. (이 명함은 저도 얼마전 주문을 했고요. 이 사용기는 차후 이야기 해드리기로 하겠습니다.)
3층으로 향하는 입구에는 수 많은 별들을 볼 수 있는데요.
희망제작소에 자발적으로 후훤회원으로 참여한 분들의 명단을 별 모양으로 부착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순웅 센터장 님은 이 별 모양의 스티커가 일종의 그레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이 후원회원에서 적어도 두 배정도 되는 분들이 참여하셔야 더 다양한 비영리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3층의 저 책들의 정체는 뭘까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총서'라는 이름의 책자는 두 가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별의 도시와 동네를 소개함으로써 이 동네에 숨겨진 보물과 같은 시설과 장소를 소개하는 역할이 그 첫번째 역할이며 두 번째는 재개발로 사라질 장소에 대한 기록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잊혀진다는 것은 매우 슬픈일이지요. 그런점에서 사라지는 것들을 하나의 책자로 만들어 보관한다는 발상은 멋진 일이라고 봅니다. 이 역시 희망제작소의 역할 중 하나입니다.
'뿌리센터'는 앞에 소개한 사라지는 마을과 도시에 대한 기록과도 약간의 관련이 있습니다.
앞에 보신 책자로 제작하는 것이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록이라면 뿌리센터는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한 보존을 이야기하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위에 사진에서 보시는 이른바 '비비힐'입니다.
비버리힐즈가 떠오르는 이 마을 이름은 사실 전북 완주군 비비정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의 하나입니다.
벽화를 그리고 다양한 시설을 투자하여 관광수입도 기대할 수 있고 마을에는 자랑꺼리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요. 이런 프로젝트의 경우 희망제작소 측은 다양한 그 도시 관련 서적을 준비하고 그것을 통해 자료를 검토하는지라 매우 치밀하게 이 프로젝트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시장과 의원들도 키우고 있습니다.
이게 뭔소리냐고요? 희망제작소는 다양한 교육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도시를 다스리는 시장들이 부정부패와 비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올바른 노하우를 전수하는 '시장학교'를 열고 있으며 반응이 좋자 시의원등을 대상으로 한 '의원학교'를 열기도 했습니다.
희망제작소 투어를 하던 도중 낯익은 이름의 방이 하나 보이더군요.
얼마전까지 희망제작소의 상임이사로 활동하시던 박원순 현 서울시장의 과거 집무실이었습니다. 이 집무실은 아직 철거를 하지 못한 상황이고 당분간은 연구원들의 회의실로 사용할 계획이라는 군요.
방안으로 들어오니 박원순 님의 숨결이 느껴지더군요.
수많은 책과 약간은 지저분해보일 수 있는 집기들... 하지만 그가 얼마나 많은 생각을 이 집무실에서 하고 있었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1004 클럽'이라는 것도 인상적인데요.
1000 만원 이상을 희망제작소에 후원하는 회원들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윤석금 웅진그릅 회장과 같이 자신의 강연료 모두를 기부하는 분들도 계시고 이창식 님처럼 구두수선을 하면서 후원 저금통을 만들어 기부를 하시는 평범한 분들도 계십니다. 이는 기부는 절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마음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죠.
1004 클럽이지만 아직 1004명을 모으지 못한 상태이고요, 남은 번호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번호로 등록하여 꾸준히 기부를 하면 되는 방식입니다. 좋은 번호 미리 선점하셔서 기부도 하고 좋은 번호도 차지하는 1석 2조의 효과도 누리면 좋겠죠.
희망제작소는 다용도실까지도 잘못 사용되는 법이 없습니다.
기부자들이나 여러 사람들을 모시고 식사를 하는 '김치찌개 파티'도 벌어지는 곳이 바로 이곳이며 이 곳의 물건 하나하나도 직접 구입한 것이 아닌 뜻을 모아 가전제품을 기부한 업체나 사람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냉장고에 써진 한 기업이 기증했다는 안내문은 후원금 하나도 낭비할 수 없는 '희망제작소'의 결의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들지요.
4층... 저랑 같이 오신 또 다른 블로거 분도 지칠만도 한데 오르면 오를 수록 이 곳은 신기하고 대단하기만 합니다.
4 층에는 사회적 기업을 도와주는 센터가 운영중이고요. 이들 센터는 이런 사회적 기업이 잘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연계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4층의 미니 회의장인 희망모울은 희망제작소가 하고 있는 비영리 사업을 알리고 교육하는 곳입니다. 마침 제가 온 날도 강의가 진행중이고 강의에 참석한 분들도 집중하고 강사의 내용을 귀담아 듣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너무 복잡하고 하시는 일도 많은데 책자 하나 주시면 안될까요?"
이런 이야기를 드려야 할 정도로 희망제작소는 하고 있는 분야도 많고 그 부서를 일일히 설명하기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여기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문화 유물과 산행을 같이 즐기는 모임인 '강산애'라는 클럽도 있고요, 1 천개의 직업을 마련하자는 운동의 캠패인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사업안을 설명하기에는 제 기억력과 120여 패이지가 넘는 활동보고서로 설명하는 것도 힘들지경입니다.
'희망제작소'를 간단히 설명하기는 어려운 단체입니다.
하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모든 착한일의 종합 선물세트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을 때 쯤 방금전 어플을 하나 받았습니다.
희망제작소의 활동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어플이 있더군요.
앞으로도 희망제작소의 활동상황은 시간이 나는대로 소개를 해드릴 예정입니다.
저도 이 단체에 관심을 갖아볼 생각이니 여러분도 이 단체에 관심 갖아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기부? 봉사활동? 그거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작은 일부터 실천할 수 있고 그 것에는 희망제작소를 비롯한 많은 NGO나 NPO가 있으니 관심을 갖아보시는 것도 결코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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