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2010 영화계결산 1] 2010 영화들을 되돌아 본다!

송씨네 2010. 12. 26. 13:31



연말 잘 보내시고 계시나요?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나니 이제 2010년이 일주일 정도 남았네요.

영화계는 어떠했고 영화들은 어떠했을까요?

올해도 작년처럼 그러했듯 연말 결산을 합니다.

올해 상영된 영화를 중심으로 정리하고, 영화계 이슈와 OST를 통한 결산을 해볼 생각입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로 우리나라에서 개봉된 국내외 영화 및 저예산(인디/독립/다큐) 영화들에 대한 정리입니다. 영화들에 대한 정리는 보시다시피 제가 리뷰를 소개할 때 마다 등장하는 제 이미지가 담긴 영화정보를 기준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상반기 


상반기의 경우 생각했던 만큼 대형 작품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거대한 제작비를 들인 영화들은 나왔지만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이준익 감독이 원작 만화를 들고 나온 작품이지만 아무래도 그전에 개봉했던 '불꽃처럼 나비처럼'과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가 등장해서 그런지 몰라도 큰 감흥은 받을 수 없었지요..

하지만 차승원과 황정민을 같이 만날 수 있는 그리 흔치 않은 영화였지요. 어떻게 보면 올해처럼 우리 영화는 사극풍의 영화도 많았고 전쟁을 다룬 영화도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방자전'은 의외의 발견이었지요. 여신 조여정의 발견이자 변태 변사또 송새벽의 발견이었으니깐요. 


전쟁영화는 국내외 모두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전 부인이자 경쟁자였던 케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허트 로커'는 전쟁의 무서움을 의외로 덜 자극적으로 그렸고요. 우리 영화 '포화속으로'는 정부의 지원을 받고 탑(빅뱅)과 권상우 등의 젊은 배우를 앞세웠지만 반공영화라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었습니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품들도 많았는데 이창동 감독의 '시'는 영진위가 무시했지만 많은 이들이 사랑한 영화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가수 박기영 씨가 영화속의 시인 '아네스의 노래'를 노래로 만드는 등의 모습을 보였지요. 노장 윤정희 씨의 재발견이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준 배우도 있었는데 '500 일의 썸머''킥 애스'의 클로이 모레츠는 하반기 '렛미인'으로 다시한번 재능을 다시 선보여주기도 합니다. 앞으로 기대가 되는 배우이지요.


속편의 공세도 장난이 아니었지요. 정말로 마지막으로 겁나먼 나라 식구들을 떠나 보내야 했던 '슈렉 포에버'도 있었고, 전신 갑옷 슈트가 업그레이드 되어 돌아온 '아이언 맨 2'도 돌아왔습니다만 미키 루크나 생전 액션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던 스칼렛 요한슨을 같이 볼 수 있어서 좋았긴 하지만 전체적인 평은 전작만큼 못하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하반기


 

하반기의 특징이라면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이 개봉을 했다는 것이지요.

대한민국을 적나라하게 풍자한 '부당거래'도 인상적이었고 여자의 한이 복수가 되어 변했던 인상적인 작품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도 올해의 수작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부당거래'에서는 조선일보가 바라보이는 옥상에서의 대면이 인상적이었던 반면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낫과 된장, 리코더가 무서운 흉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영화였죠. 또한 류승완 감독의 제자가 만든 '해결사'와 연애에 대한 각기 다른 생각을 담은 '시라노 : 연애조작단', '김종욱 찾기', '째째한 로맨스'등의 작품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시라노'나 '김종욱 찾기'는 연애를 도와준다는 면에서 의외의 유사점을 보였지만 거기서 들어가는 이야기는 각각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점이 인상적이었고요. '째째한 로맨스'는 이야기나 시나리오 보다는 볼꺼리가 많았던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논란에 휘말린 영화도 있었지요. '악마를 보았다'는 잔인함 때문에 등급심의에서도 고난을 겪었고 힘들게 개봉이 되기도 했고요, '이끼'는 강우석 감독의 오래간만의 스릴러이긴 했지만 원작의 싱크로율이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의문을 주던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은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와 미친듯이 돌기만 하던 토템(미니 팽이)가 크게 인상에 남았던 영화였지요. 여러 프로그램에서 에디트 피아프의 음악을 패러디하고 토템은 국내의 금융회사에서 CF로 이용되거나 UCC 패러디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트위터 만큼이나 선풍적인 열풍을 일으킨 소셜 네트워크 종류의 하나인 페이스 북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셜 네트워크'도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 영화였습니다. 

전반기에 '슈렉' 시리즈를 보내주어야 했다면 후반에는 '토이 스토리 3'가 마지막 시리즈로 공개되면서 아쉬움을 자아냈지요. 피오나와 슈렉 보내는 것도 섭섭한데 우디와 버즈 보내는 것도 그에 만만치 않았죠.


명품액션, 명품 시나리오의 극과 극을 보여준 작품도 있었지요. 원빈은 칼침 맞고 다쳐도 멋지다라는 모습을 보여준 영화 '아저씨'는 격투기 전문가 김남훈 씨도 인정한 작품이었이었습니다만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초능력자'는 강동원의 눈빛은 관객을 사로잡았을지 몰라도 불사조처럼 계속 살아나던 고수에 대해서는 말이 많았지요. 물론 고수는 이 영화를 통해 예전 영화들보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그나마 이 영화에서 주목을 받았던 사람은 오히려 한국인보다 한국말을 잘하던 아부다드와 에네스 카야가 주목을 받았죠. 그러고 보니 김인권의 연기가 돋보였던 '방가? 방가!'의 경우도 외국인 배우들의 연기들이 더 인상적이었지요.




★인디/저예산/다큐


저예산영화들은 상반기에는 언제나 그렇듯 잔잔한 영화들이 주종을 이루었는데요.

그 가운데 사회에 응징을 가하던 독특한 NGO의 이야기를 다룬 '예스맨 프로젝트'의 개봉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NGO들을 생각하는데 많은 기여를 한 영화입니다. '청년 유니온'이나 '대한민국 자식 연합'이라는 독특하지만 개성있고 할말은 꼭 하는 NGO들의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삶과 죽음에 대한 반성도 있었지요. '엉클 분미'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탈주'는 많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영화에서는 다루기 힘들었던 탈영이라는 소재를 다루었지요. '어둠의 아이들'처럼 생명이 돈으로 거래되는 슬픈 현실을 이야기했습니다.


늘 그렇듯 상업영화보다 저예산영화들의 장점이라면 사회를 비판할 수 있다는 점이 쉽다는 것입니다. 

송두율 교수 힘든 한국 체류기를 다루었던 '경계도시 2'는 여전한 우리들의 이데올로기를 볼 수 있는 슬픈 단면을 보여준 작품이며 '작은 연못'은 우리의 기억속에 잊혀질 뻔한 노근리 사건을 다시 재조명하는 계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농촌의 현실을 담백하게 그려낸 '땅의 여자'도 올해의 인상깊은 작품 중 하나이지요.

'계몽영화'의 경우도 비록 극영화이지만 한 시대의 4대가 어떻게 삶을 살아가는가를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시대적 고증이나 소품을 재활용한 마케팅이 인상적이었던 작품입니다. 티파니 반지와 삼양라면은 정말 잊을 수가 없죠.


저예산 영화는 정말로 돈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들 수 없다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뜨려준 영화가 있는데 바로 '이웃집 좀비''불청객'입니다. 두 작품의 특징이 방 하나에서 모든 이야기가 벌어진다는 공통점인데요. 그러나 가내 수공업식으로 본인들이 CG와 분장을 담당하고 저예산으로 영화들을 찍은 그들의 실험정신은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B급이지만 그 이상을 넘어선 작품들이었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2 관왕도 돋보였지요. 1 년에 두 편을 내놓는 감독을 만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홍상수 감독은 '하하하''옥희의 영화' 두 편을 연달아 개봉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 남자가 술잔을 비우면서 각기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하하하'나 네 남녀를 추측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옴니버스 형식의 '옥희의 영화'는 같은 듯 다른 새로움을 추구하는 홍상수 감독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후반기에 들어서는 인디음악과 인디영화의 만남이 주종을 이루었습니다. 저는 관람하지 못했던 영화이지만 '어쿠스틱'에는 인디음악이 배경이 되었던 것이 인상적이었고요. 홍대 여신 요조와 한희정의 대결이 돋보였던 '조금만 더 가까이''춤추는 동물원'이 인상적이었지요. 그리고 뮤지컬 적인 상황이나 재기발랄한 가사가 돋보인 '레인보우' 역시 홍대와 충무로의 특별한 결합이 돋보인 작품이었습니다.





제가 올해 본 영화는 80 여편이 넘습니다.

이 작품 모두를 거론한다는 것은 힘든 이야기이지요.

하지만 올해 많은 영화들이 사랑받은 반면 아쉬움과 실망을 받은 작품도 많았지요.

내년도 화제작은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에 몇 작품이 사랑을 받을지는 의문이지요. 내년의 작품에는 기대작이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을 갖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