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2010 영화계결산 3]2010년, 초간단 결산뉴스 & 송씨네가 만난 사람들!

송씨네 2010. 12. 30. 01:05






 

올해 영화계 결산... 그 세번째!

오늘은 마지막으로 영화계 뉴스와 제가 만난 영화인들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예년에 비해 영화계는 큰 뉴스는 없지만 현 이명박-유인촌-조희문 체제에 문제들이 터져나온 것이 여러개의 뉴스로 갈라진 것이 특징이지요. 

대한민국 영화계... 나름대로 다사다난 했던 순간입니다.

 






1. 희문 씨는 사고뭉치?-조희문 영진위 위원장의 사건사고들...


조희문 전 영진위 위원장...  그가 드디어 퇴진했다는 소식은 영화계에서도 시원섭섭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가 이루어놓은 업적에 대해서도 말이 많습니다.

이야기는 작년으로부터 시작되죠. 미디엑트가 사라졌고 그 자리를 다른 영상단체가 들어왔는데 미디엑트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구조를 가진 곳이 선정되었습니다.

영화 '시'가 좋은 평가를 받음에도 빵점을 주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해외에 계신 영화인들에게 비싼 국제전화 쓰시면서 자신이 출연한 다큐에 높은 점수달라는 로비도 잊지 않으셨지요.

인디스페이스를 문닫게 만든 원인도 그였고, 그 자리에 씨네마루라는 엉뚱한 업체가 선정된 것도 그의 공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부산영화제를 좌파영화제라고 이야기한 것도 그의 입에서 나왔으니 역대 영진위 위원장 중에 사고뭉치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죠. 강한섭 씨 대신 하려다 보니 여러가지를 보여주고 싶으셨던 그 심정 이해가나 지나침이 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지요.

차기 영진위 위원장에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과 신재민 전 차관까지 등장했지만 아직은 이 자리는 공석입니다.

내년에는 사고 안치는 영진위 위원장으로 부탁합니다!






2. 영화계, 최첨단으로 무장하다- EOS 5D Mark II 카메라, 트위터, 아이폰의 등장.




올해 영화계의 재미있는 특징 중 하나는 최첨단 장비들의 등장들입니다.

영화와 드라마는 저렴하고 더 깨끗한 화면에 다루기 쉬운것들을 원했고 그랬던 그들이 선택한 것은 의외의 카메라였던 DS 기종의 카메라를 비롯한 캐논 EOS 5D Mark II 카메라였습니다. 보통 '오두막 카메라'라는 별칭으로 불리웠던 이 장비는 많은 인디영화나 저예산영화에서 찾기도 했고 드라마 '닥터 챔프'나 '무한도전'에서 애용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장비가 되었습니다. 윤성호 감독 같은 영화인들도 바로 이 카메라를 선택했고요.

'오두막'보다 더 저렴한 것을 원한다면... 

바로 아이폰 4가 그 다음 주자였지요.

이미 양진석, 박휘순 등의 연예인들이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아이폰 4로 찍어 공개하였으며 국내의 내놓라 하는 영화감독과 촬영감독은 아이폰 4로 만든 단편영화를 공개하기에 이릅니다. 물론 이는 KT의 독점이 주요인인 것도 있지만 영화인과 KT, 애플의 요묘한 만남은 앞으로 영화제작을 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 분명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영화홍보 방식에 변화도 올해의 특징 중 하나인데 과거 화려한 홈페이지로 온라인으로 영화를 홍보했다면 그 이후는 블로그나 카페를 이용하여 온라인으로 홍보하는 일이 많아졌고 거기에 최근에는 영화사나 홍보사가 영화를 홍보하거나 공식 트위터를 운영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감독들도 자신의 영화 알리기에 큰 힘을 쏟았지요. '경계도시 2'의 홍영숙 감독, '폐스티벌'의 이해영 감독, '할 수 있는자가 구하라'의 윤성호 감독 등은 자신의 일상을 공개함은 물론이요 이것을 영화홍보에 이용하는 노련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내년에도 이런 현상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돈이 크게 많이 들지 않기 때문이죠. 

영화계는 점점 최첨단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3. 점점 똑똑해지는 다큐영화, 그리고 점점 허술해지는 종교영화...



올해 다큐영화는 매우 많았습니다. 

제 블로그 리뷰에도 예년에 비해 많은 다큐가 소개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요. '예스맨 프로젝트'나 '땅의 여자', '경계도시 2', '반드시 크게 들을 것' '기적의 오케스트라 - 엘 시스테마' 등이 개봉되었습니다. 다양한 다큐가 제작되었고 '아마존의 눈물'처럼 확장형도 있었죠.

그러나 올해 두드러진 특징은 음악 다큐와 더불어 많아진 종교영화 혹은 종교 다큐라는 것이죠.

불과 몇 년전이라면 종교다큐는 사람들이 외면하고 극장들이 외면하던 장르입니다. 아무래도 소수의 종교를 가진 이들만 공감하고 종교 다큐라는 것이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을테니깐요.

하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은 반대로 역전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울지마 톤즈', '소명 2', '용서', '희망의 별:아퀘지레템바', '잊혀진 가방', '하쿠나 마타타 : 지라니 이야기' 등등 열거가 불가능할 정도로 종교소재 영화가 많았습니다. '위대한 침묵'도 있었고, 종교 영화는 아니지만 종교적인 색체를 지닌 영화들도 있었지요.

하지만 문제는 이런 영화들이 의외로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것과 지나치게 종교관을 강요하는 느낌이 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나 문제는 이런 영화들이 개신교나 카톨릭 영화 중심이라는 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저 역시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특정 종교로 영화를 만들고 신도나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영화를 보러 온다는 방식에도 의문을 갖게 됩니다. 정말 자발적인가라는 의문도 들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영화관람인가라는 의문도 듭니다. 중요한 것은 종교영화의 범람이 아닌 질좋고 종교문제에만 집착하지 않은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이들 영화들의 특징이 외국에서 선교한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맨발의 꿈'처럼 스포츠로 선교한 분들의 이야기도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4. 영화인들의 즐거운 캠패인-굿 다운로더 운동 & 시네마 테크 발전기금 CF...


작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인들의 캠패인이 더 재미있어졌다는 것입니다.

과거 스크린 쿼터 보장 시위를 벌였을 때 이들은 거리로 나서는 운동으로만 그치고 실제 실천사항에 대해서는 상당히 미비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스크린 쿼터 사수 운동은 그렇게 흐지부지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지요.

하지만 올해는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선 작년 박중훈, 안성기 씨를 중심으로 벌어지던 굿 다운로더 운동이 체계적으로 변했다는 것입니다.

국내의 주요 멀티플렉스 극장에는 전광판으로 굿 다운로더가 되는 법을 배우들이 직접 재미있고 쉽게 설명해주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공익광고면에서도 재미있게, 더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총 3차에 걸친 굿 다운로더 캠패인은 그런면에서 가능성이 보이는 캠피인이라는 평가를 하게 됩니다.

합법적 다운로드에 대한 인식이 그 만큼 많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죠.

또 하나의 재미있는 캠패인이라면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운동 릴레이 CF입니다.

이는 맥주업체인 하이트 측의 든든한 지원이 큰 덕을 본 것도 있지만 영화인들이 자발적으로 이 CF에 참여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이 되지요.

류승범, 류승완, 봉준호, 박찬욱, 김혜수, 고현정, 송승헌,하정우 등등 내놓라하는 CF로도 모시기 힘든 영화인들이 총출동하여 '맥주맛도 모르는 것'들에 강한 경종을 울리기도 했지요. 하지만 정말 이 CF는 이렇게 바뀌어야 옳았을 것입니다. '예술전용관의 필요성도 모르는 것들이...'라고 말이죠. 





■송씨네가 2010년 만난 영화인


올해 저는 많은 영화인들을 만났습니다. 

시사회장에서 사석에서 개인적인 만남으로 말이죠.

올해 만난 많은 영화인들 그리고 영화 저편의 사람들... 과연 그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던 것일까요? 못보신 분들을 위해서 다시 정리합니다.




★'페스티벌'의 이해영 감독-사실 그를 만난 것은 핑크 영화제였습니다. 핑크 영화제 토크를 통해 일본의 SM 영화를 한국적으로 풀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의 흥행이 실패했다고 저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천하장사 마돈나' 때도 그랬고 흥행도 흥행이지만 그는 소수의 문화에 관심을 갖았을 뿐이니깐요.




☆긁적거리는 이송희일 감독님-영화 '탈주'의 기자시사회입니다. 몇 달간 직업이 었었을 때 몇 달간을 놀면서 가장 많이 다닌 것이 기자시사였습니다만 이 시사회도 인상적이었지요. 인디영화, 저예산영화라는 것이 제작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물주 역할을 한 소유진 씨의 역할도 크긴 했지요.




★여자들은 강하다, 그것은 진리다-영화 '땅의 여자'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던 다큐였지요. 영화 감독인  권우정 감독도 여자, 농촌을 살리는 삼인방 역시 여자입니다. 심지어 다큐 프렌즈로 나선 사람은 모델 장윤주 씨 였고요. 천하무적 여성들이 일구어낸 농촌 이야기는 의외의 감동을 줍니다.




☆앗, 치아키 선배다~!-영화 '노다메 칸타빌레'의 주연배우들이 내한한 적이 있습니다. 저야 우에노 쥬리를 본 것이 좋았습니다만 여성분들은 아마도 타마키 히로시를 보고 싶으신 분들이 더 많았겠지요. 천방지축 노다메는 내년에도 관객들들을 만날 예정이니 기대가 큽니다.




★우리는 스마트 폰 유저들~!-스마트 폰의 등장은 영화계에서도 많은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아이폰 4로 영화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그런 점에서 매우 신선했지요. 앞으로 드라마나 뮤직비디오에서, 그리고 영화에서 아이폰 4로 만든 영상을 보는 것은 이제 어색한 일이 아닐것 같습니다.




☆유쾌발랄한 윤성호와 그의 친구들-윤성호 감독은 재기발랄하고 항상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준비하는 감독입니다. '우익청년 윤성호'는 그의 재치넘치는 커밍아웃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고요. 장편이건 단편이건 풍자와 유머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이 남자, 정말 소유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내년에도 '할 수 있는자가 구하라' 시즌 2 기대하겠습니다. 카라의 구하라 씨도 정말 나올 수 있을까요?



★단편에서 장편으로 휘리릭... 박동훈 감독-디카폰으로 찍어서 사진이 좀 구리지만 '계몽영화'를 만난 것은 커다란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작품의 단편이 있다고 해서 궁금했고 장편을 보고 나서야 단편을 이해할 수 있었지요. 4대가 어떻게 사는가를 보여준 걸작이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아쉽게 모든 이들이 놓친 작품이 아닐까 싶어지고요.


 


☆모금은 잘 되셨나요? 시네마테크의 미래를 논하다-2월... 시네마테크를 살리기 위한 모금활동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겨울이었고 화장실을 공사한다고 이 곳에서는 소음이 가득했지요. 그야말로 자발적으로 이 모금활동을 위해 자원봉사자가 된 사람들... 어쨌든 시네마테크는 꼭 살리고 봐야 합니다. 시네마테크나 예술전용관이 살아야 상업영화도 살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탐정영화의 대가, 하야시 가이조 선생...-상암 DMC의 영상자료원에서는 하야시 가이조의 탐정 영화를 상영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미 국내에서는 '그림자 살인'으로 탐정영화의 획을 그은 박대민 감독님도 만날 수 있었지요. 뒷자리 얼떨결에 그들의 자리에 동참했는데 하야시 가이조는 알고보니 제일동포 감독이시더군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섬세한 연출을 하는 그의 연출력의 비밀은 아마 여기에 있었나 봅니다.


 



☆작은연못, 노근리, 그리고 트위터...-노근리 사건을 소재로 한 '작은연못'은 몇 년 묵힐뻔한 영화였지만 우여곡절끝에 개봉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냥 만나기에는 아까운 영화죠. 트위터로 관객과의 만남을 시도한 이 영화는 시사회도 거대하게 치루어졌지요. 즉석에서 올라온 질문에 유쾌한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이대연 씨나 문소리 씨는 유쾌하셨는지 모르겠네요.




★한국의 또 다른 고수를 찾아서 온 파란눈의 두 남녀.-다큐 '땡큐 마스터 킴'은 무속인이자 무형문화제 지정자인 김대출 선생님을 만나는 여정을 그린 다큐인데요. 이 다큐의 주인공은 바로 좌측의 감독 엠마 프란츠와 뮤지션인 사이먼 바커입니다. 한국의 뮤지션 이름을 줄줄이 외우고 다닐 정도로 사이먼 바커의 한국사랑은 대단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껍니다.





그외에도 저는 영화 평론가 정성일 씨, 영화포탈 무비조이 제상민 기자님, 오마이 뉴스의 성하훈 기자님, 고영재 PD 님,  '반두비'의 신동일 감독 님, 그리고 영화 스템을 맡고 계신 백마강 님등을 만나면서 다양한 영화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열악한 영화계 현실을 듣기도 하고 영화인 각자의 자부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얼마나 많은 영화인들을 만날 수 있을까요?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