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블랙 스완]미친 슬픈 흑조, 히스테리에 빠진 이유는?

송씨네 2011. 2. 27. 21:34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몇 가지 있습나다.

발레리노를 꿈꾸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빌리 엘리어트'가 뮤지컬 버전으로 제작해 큰 인기를 얻고 막을 내렸다는 것과 발레리노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다룬 '개그콘서트'의 '발레리노' 코너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두 문화 컨텐츠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발레, 그리고 백조의 호수입니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모음집 중의 하나인 '백조의 호수'는 스테디셀러처럼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지만 정작 우리가 이 이야기의 줄거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모르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지금 소개할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백조의 호수'의 줄거리에 대해 알지 못했으니깐요.

'더 레슬러'를 통해 단순히 보여지는 것만이 아닌 그 속에 숨은 이야기를 담아냈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그가 나탈리 포트만과 함께 합니다. 백조가 아닌 슬픈 흑조의 이야기, 영화 '블랙 스완'입니다.



뉴욕 발레단 니나는 최고의 발레리나를 꿈꿉니다.

대작들을 재해석하는 행사를 가지고 있는 뉴욕발레단의 이번 공연작품은 '백조의 호수'입니다.

그런데 백조와 흑조를 한 명의 주인공으로 하겠다는 군요.

그러던 와중에 프리마돈나인 베스가 '백조의 호수' 공연에서 하차하는 사태가 발생하지요. 

하지만 연출감독 토마스로 인한 석연치 않은 하차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니나 역시 편하지만은 않죠.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니나는 뜻밖에 합격으로 기뻐합니다.

하지만 베스와 릴리의 질투는 그녀가 백조와 흑조 역을 맡게 있음으로 인해 걸림돌이 생기고야 맙니다.

거기에 니나의 어머니는 왕년의 발레니노였지만 싱글맘으로 그녀를 키웠던지라 누구보다도 성공에 갈망하고 있습니다. 어떤때는 그것이 집착으로 발전하기도 하지만요.

사방에 적이고 자신 역시 그 스트레스는 점차 환청과 환영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얼마남지 않은 '백조의 호수' 공연... 과연 니나는 성공적으로 공연을 할 수 있을까요?






발레리노/발레리나들의 꿈이라면 자신이 참여하는 공연에 매인이 되는 것일껍니다.

그것은 굳이 발레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일인자를 꿈꾸며 거기서 왕이나 여왕이 되는 것이 그들의 소망일 것입니다. 

'블랙 스완'은 그것에 대한 심리적 묘사를 나타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사이코 스릴러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닌 이유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부분이 멀쩡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이 이 영화의 주인공인 니나의 강박관념에 의한 환상이나 환청이라고도 할 수 밖에 없기에 다른 면으로 본다면 니나를 제외한 인물들은 알고 보면 정상이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사이코스릴러가 되어버린 이유에는 그런 상황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백조의 호수'의 주인공을 뽑기 위한 오디션이 그것이고 그 이전에는 잘나가던 발레리나가 베스가 출연진에서 하차되는 문제가 생기죠. 이는 바람둥이적인 기질을 지닌 연출감동인 토마스가 니나를 비롯해서 많은 단원들을 유혹하는데요. 베스도 그 중 하나였고 니나와 더불어 그녀의 라이벌이 된 릴리 역시 그의 먹잇감이죠. 유혹을 뿌리치고 어렵게 오디션에 합격하여 주인공을 따냈지만 멸시와 질투는 니나에게 힘든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심지어는 라이벌 릴리가 주인공 자리를 따내기 위해 자신을 해칠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니나가 정말 공격을 당하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그러나 이것이 꼭 그렇지 않았음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니나는 토마스에게 백조 역할로는 적합하나 흑조 역할은 나약해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질책을 하죠. 그 때 토마스는 섹스에서 자위를 권하기도 하고 릴리는 환각제를 권합니다. 어쩌면 환상보다 더한 환상을 향해 그녀는 쫓고 있었고 그러는 동안 그녀는 흑조 연기를 성공적으로 해내게 되지요. 과연 그 힘을 갖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블랙 스완'은 사이코 스릴러라고 이야기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영화를 사이코 영화라고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너무 거북해서 이 영화를 오래볼 수 없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실제 네티즌들의 평들 중에는 영화를 중간밖에 보지 못하고 나와버렸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잔인한 장면은 없지만 그 잔인함보다도 사이코틱한 상황들을 이해할 수 없기에 거북한 마음에 상영관을 떠난 사람이 꽤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정말로 '블랙 스완'은 맨정신으로 보기에는 힘든 영화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이코적인 주인공이나 사람들의 모습만 볼 것이 아니라 니나가 왜 '백조의 호수'의 주인공에 집착하는가를 봐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니나가 정말로 피해를 입었을지도 모르지만 영화의 끝을 보면서 느낀 것은 어쩌면 이 모든것이 니나의 신경쇠약으로 인한 환상이나 거짓된 모습들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릴리를 비롯한 그 누구도 니나를 괴롭힐 뜻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죠. 순전이 이것은 니나의 상상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니나가 극단적인 행위를 하면서 그렇게 해애만 했던 이유는 뭘까라는 점인데 이는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니나만큼이나 사실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준 사람은 니나의 어머니 에리카의 모습에서도 보여지는데요. 딸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이 못다한 것을 대신 해주길 바라는 대리만족의 욕망을 가지고 있었던것인데요. 그런데 나중에는 자신의 딸 상황이 좋지 않으니 이제는 공연장에 못나가게 막지요. 참으로 병주고 약주는 모습이죠.




이 영화의 감독은 '더 레슬러'를 만든 대런 아노프스키 감독의 작품입니다. '레퀴엠' 같은 어두운 작품도 있지만 오락적인 작품도 만듭니다. 하지만 '더 레슬러'는 타락했지만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한 레슬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죠. 이 작품으로 인해 미키 루크는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죠.

'블랙 스완' 역시 사람사는 이야기입니다만 스릴러적인 이야기가 더 강화되었다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레슬러에서 발레리나로 바뀐 것일 뿐 소외된 혹은 소외되지 않았으나 알고보면 외로운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만들고 있는 것이죠.



'증오'의 뱅상 카셀의 모습이나 이제 마흔을 향해가는 위노라 라이더를 보는 모습도 괜찮은 영화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팔색조의 나탈리 포트먼의 연기가 이 영화를 주목해야 할 점이죠. 

이 영화의 리뷰중에는 상당히 어처구니 없는 글도 봤는데 나탈리 포트먼이 유대인임을 망각한 나머지 막나간다는 황당한 의견의 글이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평은 하나도 없는 글이었지요.)하지만 나탈리 포트먼은 '레옹'에서 아역배우로 각인시켰지만 그 어느 스타들보다도 모범적인 생활을 했던 배우로 알려졌습니다. 착실한 학교생활이나 근검절약하는 모습으로 모범이 되었죠. 그녀의 연기 또한 모범이 되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가지에 치중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배우의 모습이죠.



'블랙 스완'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관객들이 욕을 하고 보는 영화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관객들의 지지를 받을 수도 있는 영화라고 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사이코 스릴러는 분명 관객에게 관심을 유도하도록 만들어낸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욕하면서 보고 있는 막장드라마와 같은 모습일지도 모르죠. 그렇다면 분명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성공하신 겁니다. 

적어도 이 나라에서는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