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황당한 외계인:폴]이웃집 친구 같은 외계인, 폴... 친구하고 싶네!

송씨네 2011. 4. 9. 23:53



우리가 생각하는 외계인의 이미지는 어떨까요? 

머리카락이 없고 머리는 유난히 크며 눈은 매우 심하게 찢어진 모습일껍니다. 아니면 'ET'처럼 역삼각형에 쭈글쭈글한 이마와 얼굴이 떠오르실 껍니다.

멀더가 진실을 향해 이야기하고 식탐에 빠진 알프라는 외계인도 기억하실껍니다. 검정 양복의 두 사내는 미친듯이 볼팬만한 손전등을 들고 사람들 기억지우느리라 바쁘고요.

어쨌든 우리에게 외계인의 존재는 늘 궁금증으로 남았고 로스웰의 UFO 추락은 진실인지 거짓인지 아직도 화자가 되고 있습니다. 

여기 아무렇지 않은듯 오랜 기간을 살면서 스필버그와 멀더에게 자문을 주었다고 주장하는 이 사람... 아니, 외계인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외계인을 만나러 가보겠습니다.


워킹 타이틀의 재기발랄한 두 콤비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가 다시 만났습니다. 영화 '황당한 외계인:폴'(이하 '폴') 입니다.




그레이엄과 클라이브... 이 두 남자는 영국에서 왔습니다. 

코믹스 작가인 이 두 사람은 코미콘 박람회, 그러니깐 코믹스 만화를 사랑하는 전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이른바 오타쿠 경연대회나 같은 행사에 가기로 맘먹습니다.

큰맘먹고 캠핑카를 빌린 이 두 사람은 박람회를 무사히 다녀오고 외계인 출몰지역이었던 '에어리어 51'로 향하던 도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 정체불명의 생명체를 발견하는데 보통 하늘에서 떨어져야 할 이것이 갑자기 갑자기 차량으로 돌진해버렸으니 정말 대략 난감이지요.

그리고 조우... 그들은 미지의 그것과 조우를 하게 됩니다.

그의 이름은 폴... 아무렇지 않은 듯 베이글을 만들어 먹고 대마초에 유창한 영어 실력은 물론이요 음란패설도 최고입니다. 이렇게 엉뚱하게 세 사람(그리고 외계인)은 새로운 길에 동참합니다.

그러던 중 캠핑카 전용 숙소를 운영하는 루스를 만납니다. 기독교 맹신론자였지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했고 진화론이나 외계인에 대해서는 전혀 믿지 않는 그녀에게 폴은 충격적인 존재입니다. 얼떨결에 이들의 여행에 동참하고 이제는 네 명이 됩니다.

한편 CIA 비밀조직은 폴을 비롯한 이들을 잡기위해 혈안이 되어버렸고 놓치기만을 반복합니다.

폴의 소망은 하나입니다. 정부조직의 실험대상이 되느리 빨리 이곳을 떠나는 것이죠.

이제부터 정신없는 이들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영화사 워킹 타이틀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로맨틱 코미디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영화사라는 점을 잘 아실껍니다.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브리짓 존스의 일기', '노팅힐'등의 작품들은 바로 이 곳에서 만들어졌지요.


하지만 우리가 워킹 타이틀을 이야기를 해야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배우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들 개그콤비의 작품에 열광하고 찬사를 보낸적이 많습니다. '새벽의 저주'를 코믹 호러로 패러디한 '새벽의 황당한 저주'나 '나쁜 녀석들'을 비롯한 액션영화를 비튼 '뜨거운 녀석들'은 이들의 패러디와 풍자에 얼마나 강한 면을 보여주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폴' 역시 그런 점에서 앞의 두 작품의 연장선상이라고 보여집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ET'나 '미지의 조우', 그리고 TV 시리즈인 '엑스파일'을 패러디한 것은 이 두 사람이 여전히 패러디 본색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자문을 해주었다는 폴의 이야기는 영화속에서는 목소리 출연으로 등장한 스필버그를 통해 다시한번 이야기되며 기존의 외계인의 이미지를 만들게된 원동력이 자신 때문이었다라고 이야기하는 대목은 뻔뻔함을 보여줍니다. 그것이 이들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가 관객에게 선사해주는 재미라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폴'은 기존의 외계인 영화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람 몸에 기생해서 피해만 끼치는 나쁜 존재가 아니라 인간에 도움을 주는 존재라는 것이지요.

헌신을 다해 한 생명을 살리고 희생하는 장면들은 여타 많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진 장면이기도 하지만 순순히 그런 장면을 차용하지는 않습니다. 가령 차량에 부딫친 새를 구하는 장면이 대표적인 예이지요.

자신의 지식을 지구인에게 보여주는 장면이나 숨을 참아 자신의 몸을 은폐하는 장면에서도 기존의 영화들에서 보여진 장면들이지요. 하지만 그것 또한 답습만 하지 않고 재미있게 다른 방식으로 연출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당초 국내 홍보방식에는 성인을 위한 'ET'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몇 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차별화를 두었다고 이야기하긴 그렇습니다. 물론 '슈렉'같은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을 위해 만든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른들만 보라고 만든 작품이 아님을 생각한다면 '폴'은 가족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볍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개그 판타지라고 생각됩니다.


앞써 말씀드렸지만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의 경우 워킹 타이틀의 영화들 뿐만 아니라 코미디 작품에도 등장하여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이 개그 콤비외에도 폴 역을 맡은 외계인이 궁금하실 껍니다. 바로 세스 로건이죠. 코미디 영화와 애니메이션등을 넘나들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배우이죠. '그린 호넷'처럼 의외의 작품에 등장하기도 했지만 헐리웃에서 주목해야 할 코미디 배우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고 보면 그 배우에 맞게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만든다는 이야기... 제가 자주 그 이야기를 합니다만 세스 로건은 정말 폴과 잘 어울리는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말이죠. 참 이상합니다.

별 것 아닌 그냥 가벼운 코미디인데 왜 폴의 모습이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요?

외계인이 아닐 뿐이지 따뜻한 감성을 지닌 사람같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동물만도 못한 사람도 많다는 것이 요즘 틀린 말이 아니잖아요.

그런점에서 위트 있고  남을 도울 줄 아는 폴이라는 외계인이 참으로 친근하게 다가오고 저런 외계인(혹은 사람)있었으면 있겠다는 생각듭니다.

참으로 별나서, 그러나 너무 친근한 우리 이웃 같은 외계인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