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으로 시도하는 것 중에는 실제로 그것을 실전으로 옮기는 사람들도 있지요.
몇 년 전 장난으로 시작한 예고편이 이런 파장을 몰고오게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을 못했을껍니다.
헐리웃의 영화계의 두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와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그라인드 하우스'라는 동시상영관 영화를 보여주게 되죠. 한 편 값으로 두 영화를 볼 수 있는 이 혁신적인(?) 영화를 말입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두 개인 '플레닛 테러'와 '데쓰 프루프'로 쪼개져서 개봉을 했지만요.
그 속에 간간히 가짜 예고편으로 등장한 작품중에 상당히 눈길을 끄는 예고편이 하나 있었죠. 바로 '마셰티'였습니다. 분노로 가득찬 멕시코 보안관 마셰티의 활약이 눈길을 끌었던 이 영화... 그런데 장편으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너무나 반가운 것은 저만 그랬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유쾌한 B급 액션의 향연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멕시코의 연방 보안관, 마셰티...
그는 그 날도 정의를 수호하고자 악당들의 소굴로 들어가려던 예정이었습니다.
상부의 지시를 무시하고 돌진하던 그는 이것이 함정임을 알게됩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보는 앞에서 두 동강이 나고 그는 모든 것을 잃었지요.
몇 년 후 기회의 땅인 미국으로 들어왔지만 멕시코 이민자들의 대부분은 불법체류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맥러플린 상원의원은 이들을 배척하는 의견을 내면서 선거 재선임에 힘을 쏟게 되지요.
마셰티는 마이클이라는 정체불명의 사내의 사주를 받아 맥러플린을 저젹하게 되지만 그것 역시 함정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이클과 맥러플린도 역시 같은 한 패 였고 쇼맨쉽을 위해 그들이 꾸며낸 자작극이었던 것이죠.
다시 도망자의 신세가 되어버린 마셰티는 낮에는 타코를 파는 의문의 여인 루즈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을 계속 감시하는 이민국 특별수사관 사타나도 보이고요.
그들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마셰티의 누명을 벗어내야 하며 그를 이렇게 만든 토레즈에게 복수하는 것입니다.
마~셰~티... 인정사정도 없는 그가 돌아왔습니다!
앞에도 이야기 했지만 '마셰티'는 예고편 하나만으로도 관객을 압도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마셰티의 동생인 신부님이 나는 자비가 없다, 신께서만 자비를 주신다고 하면서 총을 쏘던 장면이라던가 묵직한 기관총이 달린 오토바이를 점프하면서 '마~셰~티...!!'하면서 외치던 그 예고편 내용도 기억하실껍니다. (네, 물론 그 장면 있습니다. 당연히 가짜 예고편에 그렇게 만들었는데 본 영화에 그런 장면이 없다면 이상하겠지요.)
'마셰티'는 그야말로 B 급 정서에 상당히 충실한 영화입니다. 어떻게 보면 '플레닛 테러'와 '데쓰 프루프'에 이 작품 '마셰티'를 하나 더 얹어서 '그라인드 하우스' 시리즈로 만들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의 B 급 영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B급 영화라고 해서 대충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어설픈 개그나 상황을 집어넣고 이야기를 만들어 놓았는데 이것이 작정하고 만들어진 설정들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유치 개그에도 관객들이 열광하고 약간 어설픈 액션에도 환호를 보내는 것이죠. 그야말로 날 것이기도 하며 컬트적인 느낌 또한 강한 것이 이들 B 무비의 특징이죠.
B 무비의 전형적인 특징 중 하나는 미녀들이 떼로 몰려온다는 것 입니다. 이것 또한 '그라인드 하우스'의 앞써 두 작품들과 상당히 닮아있지요. 물론 이들은 마쵸적인 근성의 남성들 뒤에 들러리 역할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적지 않게 미녀들이 사건을 해결하거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은 과거 007 시리즈의 본드걸들이 본드의 들러리에 과거 지나지 않았다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해가 빠르실 껍니다. (양자경의 등장 이후로 본드걸이 활기차게 변모했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물론 그런 상황에서 보면 이 영화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상당히 적을 수도 있고 미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들에게는 분명한 눈요기꺼리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점에서 제시카 알바, 린제이 로한, 미셸 로드리즈 같은 당대 섹시 배우들이 떼로 이 영화에 동참한 것은 의외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섭외의 힘이였을까요?
또 하나의 재미있는 점은 주인공인 대니 드레조입니다.
익숙한 이름은 분명 아니지만 로버트 로드리게즈에게는 페르소나 같은 배우입니다.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특이한 점은 호러와 액션을 넘나드는 영화들도 제작했지만 '스파이 키드' 같은 영화를 제작한 경험이 있는 감독이라는 것이죠. (아실지 모르겠지만 비슷한 예로 우리나라의 경우 이준익 감독이나 강우석 감독도 어린이 영화나 하이틴 영화를 만든 경험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신다면 이해가 되실껍니다.) 이런 그가 대니 드레조를 기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두 사람의 필모그레피는 상당히 겹쳐있는게 많고 그 장르 또한 다양한 것이죠. 그렇기에 대니 드레조를 중년의 노련미 있는 킬러로 등장시킨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되어집니다.
로버트 드리노가 굴욕적인 악역으로 등장한 점도 인상적이만 거기에 스티븐 시걸은 그 동안 선한 역할만 맡다가 로버트 로드리게즈를 위해 기꺼히 악역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그런데 영화속 토레즈의 모습이 영락없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저만 그럴까요? 안경도 안경이지만 세월도 노련미 넘치는 그를 굴욕으로 만드는데도 한 몫하나 봅니다. (거기에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에서도 평범하게 죽으려고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영락없는 스티븐 시걸은 폼생폼사의 대명사가 아닐까 싶어집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마셰티'는 B 급 영화입니다.
초반 여러명이 두 동강 나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되실껍니다. 매우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B 무비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하고 싶네요.
그런데 이런 분들 있죠. 미녀들은 보고 싶은데 잔인한 장면들은 싫고... (사람 창자로 줄넘기 대신 밧줄 삼아 뛰어내리는 장면은 특히나 가관이죠.)
물론 그래도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그 잔인함은 어쩌면 잠깐일 수도 있으니깐요.
그나저러나 '마셰티' 속편은 나오긴 나오는 건가요?
PS. 벤 스틸러도 코믹 액션 '트로픽 썬더'에서 가짜 예고편을 선보였는데 그 중에 한 편은 영화할 생각은 없는지... 가짜 예고편이 괜찮았던 영화들 중의 하나가 바로 '트로픽 썬더'의 가짜 예고편이었던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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