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캐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롭 마샬, 욕심이 너무 과해서 생긴 결과?

송씨네 2011. 5. 20. 14:29




사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새로울 것이 없는 작품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사랑을 받은 이유는 잭 스페로우라는 별종 해적과 더불어 고어 버빈스키가 선보이는 코믹 액션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화려한 볼꺼리와 조크는 이 영화의 큰 재미였지요.

그런점에서 버빈스키 감독이 애니메이션 '랭고'를 위해 시리즈 제작 자리를 동료 감독인 롭 마샬에게 넘겨주게 됩니다. '시카고'나 '나인' 등의 작품으로 영화와 뮤지컬을 결합하는 시도를 선보이기도 했고 '게이샤의 추억'에서는 뮤지컬 형식은 아니었지만 패션이라던가 가무등의 모습을 선보이는 등의 노력을 보여왔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그에게 고어 버빈스키가 열심히 닦아 놓은 이 시리즈를 넘겨준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을텐데요. 과연 디즈니도, 조니 뎁도... 그리고 고어 버빈스키도 동의 했을까요?

그런데 관객에는 동의를 구하는데는 실패했나 봅니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이하 '낯선 조류')입니다.




18 세기 영국... 지도를 손에 넣은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배도 필요하고 선원도 필요하지만 아무것도 가진게 없습니다.

그런데 선술집에서 자기를 사칭하는 사람이 선원을 모집한다네요.

아니, 감히 천하의 잭 스패로우를 사칭해... 

면상 한 번 보려고 나타난 선술집에서 보게 된 사람은 오래전 그와 사랑을 했던 여인 안젤리카를 만납니다. 그녀는 어느 새 일등 항해가가 되어 버렸고 전설의 해적인 검은 수염이 자신의 아버지라고 이야기를 하는 군요.

그녀가 선원을 구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도 바로 검은 수염이 지휘하는 '앤 여왕의 복수'호를 몰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들의 목표는 하나 같습니다. 젊음의 샘을 찾아서 가능하다면 상대방의 나이도 체인지 하는 것이 목표이죠.

물론 잭과 앙숙이자 동지인 바르보사도 잭의 뒤를 쫓습니다. 다리를 하나 잃었고 블랙벌 호도 잃었습니다. 다만 영국 왕위의 이름으로 움직이니 나름 천군만마를 얻었죠.

젊음의 샘에 도착한 잭 일행은 이제 은잔 두 개에 인어의 눈물, 그리고 젊의 샘물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호락호락 잡히지 않은 인어들도 문제네요. 그 사이 선교사 필립과 인어 시레나의 만남도 운명적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과연 이들 일행들은 젊음의 샘을 찾을 수 있을까요?





롭 마샬 감독으로의 교체는 앞에도 말씀드렸지만 고어 버빈스키의 애니메이션 '랭고' 제작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는 면에서 말릴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버빈스키는 신중히 차기 인물을 구했고 그것이 롭 마샬이라고 밝혔습니다.

글쎄요, 저는 왜 롭 마샬 감독이 무리수를 두고 자신의 스타일을 지나치게 고집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선 캐스팅에서 그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물론 3편에 해당되는 작품에서 올랜도 볼룸도 없고 키이라 나이틀리도 없습니다. 상당히 불리하죠. 조니 뎁만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작품은 아니지만 조니 뎁의 액션과 개그가 주측이 되는 시점에서 조니 뎁이 빵 터트리지 못할 때를 대비하는 볼꺼리나 다른 인물들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점에서 제프리 러시나 케빈 맥널리 같은 배우들을 그대로 끌고온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페넬로페 크루즈를 끌어들인 것은 지나친 무리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작과 관련성을 지닌 배우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긋난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롭 마샬이 전작 '나인'에서 그녀를 기용했었고 다시 그녀를 '낯선 조류'로 캐스팅 한 것을 봐서는 단순히 친해서 캐스팅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만든 영화에 그 배우를 계속 기용하는 것은 폐르소나이기 때문에 기용할 수 있는 것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친하기 때문에 다른 감독이 시리즈로 열심히 쌓아놓은 영화에 그런 인물을 캐스팅한 것은 민폐 캐스팅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 3자 인물을 다각도로 생각해 보고 캐스팅을 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롭 마샬이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가 아닌 다른 자신의 작품에 캐스팅하겠다면 말리지 않겠지만 이건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아울러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는 그렇다고 해서 페넬로페 크루즈가 별로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섹시하고 관능미도 넘치는 훌륭한 배우라는 겁니다. 하지만 롭 마샬이 이 영화에 그녀를 캐스팅 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롭 마샬이 심사숙고해서 캐스팅한 배우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모든 배우들의 캐스팅이 미스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새로운 인물들 중에 인상적이었던 배우들이라면 인어 시레나 역할을 맡은 아스트리드 베흐제-프리스베라는 배우와 선교사 필립 역을 맡은 샘 클라플린 입니다. 실제 영국 태생으로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답게 영국 토박이(?)들을 제대로 기용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신선한 인물들이었고 특히나 인어 떼로 등장한 많은 사람들과 CG를 대표하여 등장한 아스트리드 베흐제-프리스베는 주목할 배우라고 보여집니다.






캐스팅의 이야기를 보통 제가 뒤에 하는데 앞에 꺼낸 이유는 그만큼 캐스팅이나 감독의 선정면에서는 좀 불편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작품의 내용에도 뭔가 심심하다는 것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이 작품은 조니 뎁의 원맨쇼는 아니지만 조니 뎁이 주측이 되기 때문에 그를 통한 액션이나 코미디가 큰 볼꺼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감독이 바뀌어서 그런지 몰라도 액션은 그렇다치더라도 코미디적인 요소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관객들이 신명나게 웃어야 할 장면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초반에 해당되는 마차 위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이나 액션장면은 볼만했던 작품이었고 복불복처럼 총알이 들어간 총자루를 피해 골라야 하는 미션장면 같은 경우의 장면정도가 재미를 주었지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시던 인어떼와의 혈투장면 역시 명장면으로 꼽긴하지만 혈투 장면보다는 인어들의 외모에 반한 팬들(특히 남자 팬)의 반응이 대부분이 아니었나 싶군요.


감독의 연출력이 문제라면 시나리오라도 재미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했다는 겁니다.

한 쪽에서는 이번 '낯선 조류'가 '캐리비안의 해적'의 시즌 2(제 2막)에 해당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제 잭 일행의 모험이 제 2막에 해당됨을 암시하는 대사들도 살짝 보이고 있고요. 하지만 그 2막이 연관성이라도 있고 그 재미를 유지한다면 좋겠지만 제가 볼 때는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심지어 이 영화의 평 중에서는 3D 버전은 오히려 돈주고 보면 손해다라는 영화평도 나올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3D가 기대이하라는 평을 받기도 힘든데 이렇게 대놓고 실사버전을 그냥 보라고 관객들이 이야기할 정도라면 관객들이 버빈스키를 그리워한다는 한 네티즌의 이야기는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계속 될 시리즈이며 조니 뎁도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을 크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게 맞다면 이번 4편에 해당되는 '낯선 조류'만 롭 마샬이 맡아야 하며 5편에 해당될 작품은 다시 버빈스키 감독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페넬로페 크루즈의 경우 기왕 캐스팅이 되었으니 버빈스키 감독이 조니 뎁과 페넬로페 크루즈를 어떻게 어울리는 한 쌍으로 만들어야 할지는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조합에 실패한다면 이 영화는 아무리 액션이 뛰어나고 개그가 좋아도 실패할 확률이 높을테니깐요.




PS. '아이언 맨' 시리즈처럼 이 영화의 시리즈는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간 뒤에 보너스 장면이 있습니다. 속편에 약간이나마 영양을 끼칠 수 있는 장면이므로 주위깊게 보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엔딩크레딧은 죽어도 안보죠. 바쁜 분들은 이해가 가지만 성질급한 우리나라 사람들 특성상 엔딩크레딧 죽어도 안보는 사람들은 좀 이해가 안갑니다. 러닝타임에 포함되는 것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