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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퍼씨네 펭귄들]가족 영화로 눈길 돌린 짐 캐리의 스마트한 선택!

송씨네 2011. 9. 10. 22:00

 

 

사실 몇 년전 하면 명절영화의 진리는 성룡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성룡 영화가 사라진 요즘 성룡을 대신한 새로운 강자가 나타났으니 그 이름은 짐 캐리입니다.

그런데 이 짐 캐리의 영화 스타일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웃기는데만 집착했던 짐 캐리의 영화가 메시지가 있는 가족 영화로 눈길을 돌리고 있으니깐요.

뽀로로 만큼 귀여운 펭귄들을 거느리게 된 짐 캐리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 입니다.

 

 

부동산 사업가 파퍼...

그는 뉴욕에서 잘나가는 사업가입니다. 하지만 탐험가인 아버지와 등지고 산지 오래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펭귄이 배달됩니다. 그의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것이지요.

이걸 가지고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무슨 펭귄이란 말인감.

하지만 파퍼의 자녀들에게 큰 선물이 되고 별거한 아만다에게도 일등 남편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여섯마리의 개성강한 펭귄은 파퍼를 곤란하게 만들 때도 있지만 그러나 차차 그의 아버지처럼 이 펭귄들을 사랑으로 보살피고 있었지요.

한편 파퍼는 밴 부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사들여 새로운 사업을 구상중이지만 밴 부인은 쉽사리 파퍼에게 레스토랑을 팔 생각이 없습니다.

한편 동물원 관계자는 이 녀석들을 각 나라에 동물원으로 보내 이산가족을 시킬 예정인지라 파퍼가 이 펭귄들을 자신에게 보내길 원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업으로 인해 난항도 겪고 펭귄들이 생각만큼 도와주지 않자 파퍼는 이 펭귄들을 돌려보내기로 맘먹습니다. 하지만 펭귄과 배달된 아버지의 편지가 그의 마음을 되돌리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과연 파퍼는 사업에 성공하고 그 펭귄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짐 캐리가 명절 시즌을 맞아 돌아왔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짐 캐리의 영화에는 특징들이 있지요. 슬랩스틱을 전재로 하지만 그것을 주무기로 하지 않는 대신 표정과 개그로 웃긴다는 것이지요. 초창기의 그의 개그들은 물론 이런 슬랩스틱으로 주무장한 개그였고 '마스크'나 '덤 앤 더머'는 그 대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는 슬랩스틱을 하더라도 과장된 몸놀림의 개그보다는 입담으로 만든 개그들이 주무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거기에 차츰 나아가서 인간적인, 가족적인 이야기를 이야기하고 있고 거기에 나아가 심각한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의외로 스릴러를 한 적도 있고 멜로를 한 적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의 스타일이 변화되었다고 느껴진 것은 '브루스 올 마이티', '라이어 라이어' 등의 가족중심적인 의미있는 영화를 출연하면서부터 입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의미를 부여한 이야기가 많아졌고요. '예스 맨'까지 포함해서 앞에 열거한 세 작품은 어떻게 보면 진실된 삶을 살자는 주제의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요. 마치 바른 생활 사나이가 된 모습이라고 해야할까요?

그것은 최근 작인 바로 이 작품 '파퍼씨네 펭귄들'에서 더욱 그런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이고 그 중에 가족과의 사랑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생각없이 웃기는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이 과거 짐 캐리 영화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미디 제왕을 너머서 이제는 생각하는 스마트한 코미디의 제왕이 된 것이죠.

 

 

 

 

이 영화의 원작은 리처드 앳워터의 '파퍼씨의 12마리 펭귄'이 원작으로 뇌출혈로 그가 세상을 떠나자 부인인 플로렌스 앳워터가 남편을 대신해 나머지 원고를 완성하여 지금에까지 사랑을 받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만큼 미국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해도 틀리지는 않지요.

물론 원작에서는 워커홀릭에 빠진 사내가 펭귄을 만나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으로 바뀌었으나 그 뼈대는 그대로 지키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놀라운 점이 많습니다. 최대한 CG를 없애려는 노력이었다는 것이죠. 실제 이 작품의 메이킹 필름에도 짐 캐리는 파란 크로마키 화면과 연기를 한 것이 아니라 실제 잘 훈련된 펭귄 여섯마리와 같이 연기를 했다는 것이죠.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이들 펭귄들은 나중에는 세트를 자신의 집처럼 뛰어다니면서 연기를 했다고 합니다. 펭귄들 캐릭터 하나하나에 이름을 부여하고 이들과 연기한 짐 캐리는 실제 많이 다치기도 했지만 촬영할 때 만큼은 즐거웠다고 합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가 엔딩크레딧에도 짧막하게 올라왔으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출연진들도 자세히 살펴보면 나름 화려한 캐스팅인데요.

아만다 역을 맡은 칼라 구기노는 '스파이 키드' 시리즈와 '왓치맨', '박물관이 살아 있다'등의 작품에서 열연을 했으며 밴 부인으로 등장한 안젤라 랜스베리는 이름은 생소할지 몰라도 1980~1990년대 TV를 많이 시청하신 분들이라면 '제시카의 추리극장'(원제 Murder, She Wrote)로 유명한 그녀가 등장했다는 사실에 무척 반가워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한 펩시콜라를 연상케 하는 이름인 피피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오펠리아 로비본드도 사랑스럽게 등장하여 퍼퍼의 비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요. ('P'를 하지고 만드는 조크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먹히는 개그죠.)

 

영화 엔딩크레딧에는 상당히 인상적인 음악이 등장합니다. 힙팝 뮤지션인 바닐라 아이스의 'Ice Ice Baby'라는 곡이 등장하는데 퀸의 'Under Pressure'을 기가 막히게 샘플링한 곡이죠. 영화가 시원한 영화라서 그런지 엔딩크레딧의 이 음악을 듣고도 기분이 상쾌해지죠.

 

 

 

앞에도 말씀드렸지만 짐 캐리의 영화의 최근 경향은 가족영화로 바뀌고 있다는 겁니다. 무조건 웃고 넘어가는 영화가 아닌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이런 영화야말로 추석의 의미를 잘 상기시켜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