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오싹한 연애]공포와 데이트는 극과 극? 영화 한 편에 두가지 스타일로!

송씨네 2011. 12. 3. 04:39

 

 

저는 공포물을 못봅니다.

하지만 공포와 코미디가 적절히 섞인 것을 좋아하지요.

사지가 절단되거나 피가 줄줄 흐르는게 반복되는 영화는 웬지 모를 거부감이 있지만 B급 스타일이지만 코미디와 공포가 적절히 버무려진 영화는 그나마 볼만하죠.

거기에 좀 로맨틱한 느낌이라면 더 좋겠죠?

공포의 데이트를 즐기는 남녀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요?

영화 '오싹한 연애'입니다.

 

 

조구는 거리의 마술사입니다. 필동과 2인 1조로 마술쇼를 하던 그들...

조구는 어두운 얼굴의 한 여성을 보게 됩니다.

여리는 그렇게 캐스팅되었고 조구는 탑 마술사가 됩니다.

공포를 이용한 마술이 먹히게 된 것이죠.

그런데 여리는 정말 귀신을 볼 줄 압니다. 사고로 친한 친구를 잃었고 그 친구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그녀 홀로 사는 집에 나타나 온갖 훼방을 놉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조구는 여리의 남자친구를 찾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만 쉽지만 않습니다.

조구마져도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민정, 유진, 그리고 여리는 전화를 통해 서로의 고민을 이겨내게 되지요.

여리 곁에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여리 자신도 알게되면서 그녀는 자리를 더더욱 피하게 됩니다. 그리고 조구는 여리를 찾아나섭니다.

이 불안한 연애는 계속될 수 있을까요?

 

 

 

 

영화의 시작은 귀신 대방출로 시작됩니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하려면 필요한 부분이죠. 그런데 이 귀신의 등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죠. 이 영화는 극도의 공포를 삽입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시작합니다. '주온'이나 '링'과 같은 일본식 귀신의 등장이죠.

'헬로우 고스트'처럼 귀엽게 등장하거나 '귀신이 산다'처럼 놀랄만큼 쇼킹한 등장은 아니더라도 일본영화의 스타일에서 봄직한 귀신들의 등장은 그리 새로울 것은 없어보입니다. 이는 여리와 더불어 그의 절친들 곁에 나나타는 귀신들의 모습에서도 마찬가지이지요. 데이트가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사람들이 그녀와 함께할 수록 그녀를 괴롭힘은 물론이요, 그녀의 주위 인물도 같이 괴롭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분명 로맨틱 코미디에 그 밑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극 중 연애소설로 나름 알려진 여리의 전화친구들 중 한 명인 유진은 키스의 방식이라던가 로맨틱한 사랑을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근데 웃기는 것은 이게 은근히 잘 어울린다는 겁니다. 공포와 사랑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구도인데 말이죠. 더구나 영화 '스크림'도 아닌데 공포영화의 법칙중에서 공포영화의 여주인공은 로맨틱한 사랑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대목도 매우 인상적이기만 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기존 죽은 영혼의 복수라는 점에서는 기존 공포영화의 이야기와 비슷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굳이 영화 속의 여리에게 복수하는 귀신 중 하나가 단지 불운의 사고와 더불어 그 떄 여리가 친구의 행운의 부적과 같은 목걸이를 가지고 있는 이유 때문에 복수를 한다는 부분은 주목성과 개연성이 약간 떨어진다고 봅니다.

만약 그렇게 하는 것이라면 사고 당시의 상황을 나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귀신에 대한 살아 생전에 대한 심리라던가 귀찮게 만들수 밖에 없던 이유를 여리에게 귀신이지만 입으로 이야기하는게 옮지 않을까 싶더군요. 말도 없이 나타나서 겁만 주고 왔다가 목걸이를 주니 복수를 살짝(!) 중단하는 모습은 개연성도 없어보이고 치졸하다고 해야할까요? 이유 없는 복수는 없을테니 그 복수에 대한 이유가 좀 분명했으면 좋겠더군요. (아니면 제가 그동안의 공포물에서의 스타일에 너무 익숙해서 그럴까요?)

 

 

 

 

손예진 씨의 활약상이 두드러졌던 이 영화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녀의 연기 스타일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청순가련의 대명사이던 손예진 씨는 섹시한 이미지를 가지고 약간의 캐릭터의 변화가 있는 영화에 등장하더니 요즘은 푼수끼도 있는 영화에도 등장하여 다양한 매력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연기변신을 확실히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라는 점에서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이민기 씨의 경우 상업과 독립을 뛰어넘고 액션과 코미디 등의 장르를 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는데 훤칠한 외모이지만 어딘가 약간 허당스러운 기질이 있는 마술사로 등장하여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짧지만 조연처럼 등장했지만 깊은 인상을 남긴 윤지민 씨도 빼놓을 수 없지요.

 

이외에도 감초군단으로 등장한 박철민, 김현숙, 이미도 씨의 활약도 좋았는데요. 박철민 씨는 이 작품에서도 어디가 대본이고 어디가 에드립일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장난끼가 보이는 유쾌한 연기를 보여주었고요. 사랑스러운 영애씨인 김현숙 씨도 감초 연기를 유감없이 발퓌합니다. 또 다른 친구로 등장한 이미도 씨(영화 번역하시는 그 분과 동명입니다만 이 분은 여성분입니다.)의 경우 이름은 익숙치 않지만 많은 영화를 통해 조연으로 사랑받고 있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하나 더... 보통 공포영화는 귀신의 존재를 잘 이야기 안하죠. 특히 귀신역으로 등장하는 배우에 대해서 잘 이야기하지 않는 편인데 오히려 이들 귀신으로 등장한 여배두도 대부분 스타가 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해봐야겠지요. 황승언 씨라는 분으로 그 문제의 목걸이 주인인 주희 역으로 등장하였습니다. (캐릭터가 문제가 있는 것이지 배우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나름 신비한 매력을 지닌 귀신으로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녀는 '여고괴담 5', '요가학원' 등의 공포물에 출연경력이 많은 그야말로 진짜 호러퀸이더군요. 배두나, 이나영 씨등의 배우들의 첫 시작도 귀신 연기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적은 배역이지만 이 배우에게도 관심 좀 갖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제발 보도자료에 귀신이라고, 반전의 열쇠를 쥔 사람이라고 해서 배우이름들 누락하지 마시고요.)

 

이 황당한 소재의 영화를 만든 사람은 황인호 감독으로 '시실리 2Km', '두 얼굴의 여친'과 같이 코미디와 미스테리, 심령 등의 소재를 자주 애용하던 작가출신 감독답게 이 영화에서도 이런 방식이 사용이 된 것 같습니다. (음... 물론 '도마뱀'처럼 UFO와 러브스토리를 믹스하려다가 실패한 경우도 있지만요.) 

 

 

 

모 캐이블 프로그램 '엑소시스트'나 혹은 '식스센스'스러운 이 영화는 귀신을 본다는 것과 귀신과 같이 산다는 점에서 기존의 영화들과는 큰 차이는 없지만 로맨틱 코미디로 결합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로맨틱 코미디나 공포물 둘 중 하나라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모두 만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이 영화의 제작/배급 자료를 보다가... CJ는 확실히 못을 박으셨으면 좋겠네요. CJ 엔터테인먼트나 CJ E&M 영화사업부 모두 같은 말인데 영화별로 표기 방식이 통일되지 않았네요. 독립영화 배급에 있어도 무비꼴라쥬와 필라맨트픽쳐스로도 나뉘는데요. CJ 영화배급팀은 왜 이렇게 많은 이름으로 나누시는지요? 헛갈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