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원스 어게인]음악으로 만난 커플... 사랑을 이야기하다!

송씨네 2012. 1. 8. 09:02

 

 

 

'원스'는 저에게 참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음악영화로써의 듣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지요.

'원스'는 독립영화 배급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한 확대개봉을 하게 되었고 제가 잠시 일했던 멀티플렉스에서도 이 영화가 상영되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지요.

음악영화로써는 대박을 안겨준 이 영화의 두 주인공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글로바가 다시 돌아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방식입니다. 그들은 '원스'를 찍기 전에 음악으로 만났고 이후 사랑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들의 음악과 사랑이야기... 그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큐멘터리 '원스 어게인'입니다.

 

 

 

 

 

"꿈이 아무리 힘겨워도 이룰 수 있어요. 당당하게 꿈을 꾸고 포기하지 마세요."

200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 상을 받은 영화 '원스'의 여주인공인 마르게타 이글로바는 이런 말을 남겼죠.

 

몇 년 후 카메라는 홀로 아일렌드 더블린 마을 지키고 있는 한 사내의 모습을 비춥니다.

그의 이름은 글렌 한시드... 바로 마르게타 이글로바와 함께 '원스'를 함께한 그 사람입니다.

이 작품은 '원스'의 그 후의 이야기를 담는데 주력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모르시는 부분이 하나 있지요.

바로 글렌과 마르는 이미 음악적으로 알고 지내던 사이라는 것이죠. 다큐는 그 이야기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글렌은 뮤지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길을 떠났고 길거리 공연(버스킹)을 통해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치기도 했지요.

어린나이에 마르는 글렌을 만났고 음악활동을 하게 되었으니 바로 그 이름은 스웰 시즌입니다.

스웰 시즌... 사실 이 영화의 원제는 이 팀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지만 '스웰 시즌'의 글렌과 마르보다는 우리에게는 '원스'의 글렌과 마르를 기억하는게 당연한 일일껍니다. 수입사에서 어쩌면 '원스 어게인'이란 이름을 선택한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카메라는 그들의 공연현장을 졸졸 따라 다닙니다.

그들은 '원스' 이전에 만났지만 '원스' 이후 실제로 사랑의 감정을 느꼈고 그들의 활동은 더 활발하게 바뀌게 된 것이죠.

미국 전역을 도는 버스투어는 어쩌면 이들의 지루한 싸움을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전초전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갑자기 어린 나이에 연예인이 되어버린 마르는 그것을 적응하기 힘들고 즐길 여유도 없습니다.

싸인은 가능하지만 사진촬영에 낯을 가리는 까닭도 그런 것일껍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더 프레임즈'로도 활동을 하던 글렌은 이 삶이 익숙하기만 하죠.

하지만 그런 글렌에게도 고민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의 어머니는 스타가 된 아들이 자랑스럽기만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유명세를 정작 즐기지 못하는 것은 글렌 본인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나 글렌의 어머니가 왜 그럴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해서는 글렌의 숨겨둔 가족사와 관계가 높습니다. 글렌의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이 이룬 것에 대한 대리만족이 그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글렌과 마르의 음악적 견해는 어쩌면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인해 팀이 처참하게, 껄끄럽게 팀이 해체된 것이 아닌 유종의 미를 거두며 팀이 갈라진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스웰 시즌'은 말그대로 그들에게는 프로젝트 팀이었으니깐요.

 

 

 

 

 

 

'원스'는 음악 영화였습니다. 그렇듯 이 작품 '원스 어게인'은 음악 다큐멘터리입니다.

'원스'가 잘짜여진 극영화의 성격을 띄고 있다면 '원스 어게인'은 그들의 부자연스럽지만 그들의 음악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이야기하였으며 서로 그것이 사랑임을 알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음악적 만남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힘든 것 같습니다.

마침 제가 본 '원스 어게인'의 시사회는 CGV 시네마톡이 더해진 행사였는데 보통 때 같으면 영화감독이나 영화와 관련된 인물들이 나오는 것이 보통이지만 외국영화라는 점 때문에 이 작품에서는 음악이야기가 중심이 되었고 토크의 주인공은 음악평론가 김작가 님이 활약을 해주셨지요.

영화에 대한 질문을 하기보다는 실제 음악으로 사랑을 이룬 커풀들이 궁금해지더군요. 실제 외국에도 '스웰 시즌' 커플처럼 음악으로 만나 사랑을 이룬 커플들도 있엇지만 대부분 헤어지거나 결혼에 골인하더라도 갈라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 군요. 이런 경우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고 하니 의외였죠.

 

'원스'처럼 절정에 해당되는 부분을 기대하실지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흥미로운 부분은 없습니다.

물론 앞에 이야기했듯이 그들에게는 위기가 찾아오지만 '원스' 만큼의 위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원스'만큼의 재미를 기대했던 분들에게는 실망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 영화를 제대로 보시는 분이라면 이 영화는 재미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음악에 감성을 싣고 보셔야 하는 영화라는 것이죠. 그런점에서 이 영화는 '스웰 시즌'의 많은 음악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이 발매한 음반은 많지 않지만 많은 곡을 작곡했고 우리가 '원스'에서 들었던 그 음악을 포함해 '스웰 시즌'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무려 세 명입니다.

아일렌드에 있는 글렌과 체코에 있는 마르의 모습을 담아낸 것은 어쩌면 글렌과 마르의 이야기를 촘촘히 담아내기 위한 감독들의 노력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모두가 궁금했던 것이 이 영화는 왜 흑백일까라는 점일 것입니다. 현제 진행형이 아닌 과거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흑백으로 처리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의외로 그 이유는 단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년 8월 제천음악영화제에 내한한 이 영화의 감독중 하나인 카를로 미라벨라 데이비스에 의하면 극영화 '원스'와 달리 공연현장이 많은 영화란 점에서 조명을 맞추는 점이 힘들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흑백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로맨틱함이 이 영화를 흑백으로 만든 이유라는 군요.

 

이 영화의 또 다른 의문점이라면 보여주고 싶지 않은 치부같은 것인데 어떻게 거부하지 않고 보여주었는가라는 의문입니다.

사실 가장 힘든게 그거죠. '찍지마... 찍지 말란말이야!'라면서 거부를 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깐요. 근데 글렌과 마르는 전혀 그런게 없었던 것이죠.

이에 대해서는 김작가 님이나 시네마톡에서 같이 진행을 맡은 김동명 씨(라디오 작가)도 아무리 다큐라도 모든 것이 리얼하게 작용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감독의 인터뷰를 살펴보니 이들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그들이 움직일만한 동선을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이댄 것이라고 하더군요. 또 하나 거부를 할 수 없었던 이유가 글렌과 카를로 미라벨라 데이비스 감독이 영화제작과 관련한 수업을 받다가 만난 절친인 사이인 덕분에 거부감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원스'가 다큐같은 극영화라면 '원스 어게인'은 극영화스러운 다큐라고 생각됩니다.

이 영화의 제작진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고 이 영화를 본 이들의 느낌도 그럴테고요.

이 다큐는 이들의 사랑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그들의 음악이야기에 중점적으로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원스'에서 보던 정열적인(?) 사랑에 비하면 '원스 어게인'의 그들의 사랑은 자칫 시시하게 보일지도 모르니깐요.

이 다큐는 그들의 사랑이야기이지만 사랑이야기에 바탕을 두었지만 이 작품은 음악 다큐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PS. 이 영화의 관람등급은 12세 관람가입니다. 보도자료에서는 15세로 나왔지만 의외로 등급이 많이 완화된 편이죠.

사실 이 영화에는 약간 파격적인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두 사람의 수영장면이 있는데 의외의 장면이죠. (더 자세히 알려드리면 스포일러이므로 이정도로 하죠!)

하지만 등급이 이처럼 괜찮았던 이유는 이 장면을 제외하고는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가로 해도 될 만큼 잔잔한 상황과 이야기들 뿐이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