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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인천공항 지점... 미니플렉스의 표준이 될 수 있을까?

송씨네 2012. 2. 29. 02:51

인천국제공항...  국제 공항으로써는 허브 공항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요.

외국 관광객들도 편이 쉴 수 있는 곳으로 이 곳을 꼽는 것을 보면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봅니다.

 

 

인천공항은 저에게도 인연이 있는 곳이었지요.

새벽 3시에 일어나 비몽사몽 출근해서 비행기 2층 높이에 올라 기내식을 나르던 일들이 떠오르네요.

최근 인천공항은 변하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매각 문제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도 그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이죠.

건물의 내부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곳을 뽑으라면 공항철도 역이 있는 교통센터 방향일 것입니다.

교통센터 쪽은 사실 매우 심심한 구역 중 하나였습니다. 우주를 연상시키는 천장도 인상적이지만 그에 비해 즐길꺼리는 없었으니깐요.

건물 안에서 산책하긴 좋을 곳일지는 몰라도 산책만 하기에는 심심하죠.

그런 점에서 최근 이 곳에 한류문화도 알리고 수입도 올리는 1석 2조의 방식을 선택한 것은 현명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편의시설 중 눈에 띄는 것은 바로 CGV 입니다.

제가 올해 1월 롯데시네마 김포공항 지점 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 주목해야할 멀티플렉스로 CGV 인천공항 지점을 이야기드렸습니다.

CGV의 공항 진출은 사실 처음은 아닙니다.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 앞에는 엠파크라는 극장이 있던 곳인데 이 멀티플렉스를 CGV가 인수하면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으니간요.

CGV가 김포공항 지점으로 재미를 봐서 그랬을까요? 그리고 롯데는 그 재미를 본 것에 샘이 났을까요?

롯데시네마는 롯데몰이라는 이름으로 백화점에 멀티플렉스를 지었고, CGV는 인천공항에 새 지점을 만들게 되었으니 말이죠.

그런데 말이죠. CGV 인천공항 지점은 뭔가 기존 멀티플렉스와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요즘은 신조어가 되어버린 '미니플렉스'라는 것이죠. 그러니깐 작은 상영관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자, 근데 CGV는 이미 미니플렉스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 역시 제가 얼마전 소개한 CGV 김포풍무 지점이지요.

국내에 대표적인 할인매장인 홈플러스에 극장을 짓는 초강수를 두었는데요, CGV 인천공항 지점도 그에 못지 않다는 것입니다.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공항철도를 타고 가면 약 40여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인천공항 역에서 내리면 바로 코 앞에 보이는 것이 이 교통센터이지요.

 

 

 

 

 

어떻게보면 CGV 인천공항 지점은 국내 멀티플렉스를 통틀어서 가장 접근성이 뛰어난 극장입니다.

충무로 역 지하와 연결되어있는 대한극장 역시 접근성이 뛰어나긴 하지만 그전까지는 이 서울 대한극장을 능가하는 곳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이후 단성사와 피카디리가 리모델링으로 지하철과의 접근하기 쉽게 지어졌지만 두 극장 모두 과거의 영광을 다시 재연하는데는 실패했지요!)

도착해서 2~3분안에 코 닿는 극장이라는 것이 인상적이죠. 만약 예매까지 하게된다면 도착하고 10분안에 모든 것을 끝낼 수 있지요.

입장하는 곳도 바로 옆이니깐요.

 

 

 

 

극장의 시스템은 얼마전 소개한 CGV 김포풍무 지점과 매우 유사합니다.

매표소와 매점이 원스톱으로 이뤄져 있고 발권기가 바로 옆에 있습니다.

1관과 2관도 바로 옆에 붙어 있고요. 상당히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포풍무 지점과 다른게 있습니다. 김포풍무 지점은 팝콘을 팔아도 고소한 맛 하나만 존재하고 인천공항 지점은 일반 CGV와 똑같이 치즈맛과 양파맛도 판매를 한다는 것이죠.

이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롯데월드가 있는 롯데시네마 롯데월드 지점 역시 대표적인 미니플렉스이지만 팝콘 종류를 다양하게 구비했는데 이 역시 많은 사람들이 오고간다는 점에서 유동인구가 많다는 것을 생각하고 다양한 매뉴를 구비했다는 것인데 이런 모습은 CGV 인천공항 지점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아... 김포풍무 지점 차별하시는 건가요? CGV 관계자 분들... 홈플러스도 쇼핑객들로 따지면 유동인구는 만만치 않을텐데 말이죠.) 

 

의외로 이 유동인구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무래도 인천공항은 섬같은 곳이니깐요. 바다이던 곳들을 간척지 사업을 통해 새로운 땅으로 만들었으니깐요.

더구나 영종동, 운서동의 주민들에게는 이 섬같은 동네에 제대로 문화시설 하나 누릴 수 없는 불편함도 있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의외로 시사회를 주최할 경우 관광으로 놀러온 이들보다 주민들이 더 많이 볼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좌석이 거의 만석인 것을 보면 말이죠.

 

 

 

 

바로 밑의 사진은 낮과 밤의 모습인데 큰 차이를 못느끼시겠지요.

찍은 날짜와 시간도 이렇게 다른데 큰 변화는 없어보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극장으로 들어가는 순간입니다.

보통 상영 입구로 들어가면 이런 방식으로 출입을 하게 됩니다. A 출입구 하나이거나, B와 C같이 양쪽 혹은 한 쪽만 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요.

 

 

그러나 CGV 인천공항 지점 2관은 바로 보시는바와 같습니다. 출입구 바로 옆에 스크린이 터~억하고 있다는 것이죠.

(1관은 전형적인 출입구와 퇴장로가 있는 방식이지만 2관은 조금 다르죠.)

새삼스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극장 찾아보면 있을 수도 있으니깐요. 하지만 아까보신 인천공항 CGV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쇼핑몰 같은 건물에 한 개의 층을 쓰는 것이 아니라 사방이 트인 건물안에 칸막이를 치고 가게를 만든 형태나 다름이 없다는 것이죠.

사방이 트인 공간에 극장이 갑자기 생기다보니 저 스크린 뒤로 벽은 튼튼할까라는 생각부터 방음효과는 뛰어날까라는 의문도 생기더군요. 

 

하지만 제 불안과 달리 방음효과도 좋았고 시설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의문이 하나 더 들더군요. 일반 CGV 의자가 아닌 '스타리움' 로고가 박혀있더군요.

스타리움 관은 아시다시피 스크린이 큰 대형 상영관의 경우 CGV가 넣는 특화관입니다. 아이맥스와 더불어 대형 스크린이죠.

그런데 스크린 크기를 봐서는 스타리움 급은 아닌데 굳이 왜 CGV 로고를 넣지 않고 스타리움 로고를 박았을가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요건 CGV 트위터 운영자 분에게 물어봐야겠습니다. ^^; )

 

 

 

 

저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인천공항 직원으로 1 년 정도 상주하였습니다.

그래서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대략적으로 어떤 시설이 있는지는 잘 알고 있지요.

하지만 오래간만에 온 교통센터에는 보시다시피 새로운 시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바로 이 것이죠. 몸이 불편한 분들을 위해 움직이는 전용 전기 카트가 바로 그것이죠.

 

 

 

 

교통센터가 확실히 달라진 것은 바로 이 쇼핑몰입니다.

하지만 어떻게보면 국제선, 국내선 입구에 널리고 널린게 쇼핑몰이고, 면세품 판매점 투성인데 굳이 또 만들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도 듭니다.

이건 좀 생각해 볼 문제죠. 그러나 CGV 같은 시설이 익숙해지고 많은 관객들이 찾아오면 이들 부대시설도 바빠지지 않을까 예상을 해봅니다.

아무래도 이들 시설은 한류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같아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가 몇년전 김포공항 한류스타관이 몇 년만에 망했다는 이야기를 드린 적을 기억하신다면 이들 쇼핑몰의 미래가 조금 불안한 것도 사실입니다. 

 

다양한 시설이 입점한 것도 인상적이지만 뭐니뭐니해도 사방이 트인 훼미리마트 편의점도 인상적이죠.

여기서 하나 팁을 드리면 공항 편의점의 경우 즉석라면은 판매는 가능하지만 취식은 불가능합니다.

물을 부어서 음식을 취식하는게 어렵다는 것이죠. 사실 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공항이라는 특성상 환경이 지저분해질 수 있는 우려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전자렌지를 돌려서 먹는 음식은 취식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참 애매하죠?

 

 

 

 

 

 

CGV 인천공항 지점이 오픈을 앞두기 전에 이미 먼저 오픈을 한 것이 있죠.

바로 롤러장입니다. 사실 우리 부모님 세대나 추억의 롤러장을 생각하실텐데요.

얼음을 깔기에는 기술적인 문제나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아이스링크가 아닌 롤러장을 만든 것은 괜찮은 생각 같습니다. (저는 분명 얼음 아이스링크라고 말한적 없습니다. 그냥 롤러장입니다. 플라스틱 바닥에 말이죠.) 롤러 대여비도 저렴한 것 같고, 아예 초보자들을 위해 바퀴가 네 개가 달린 저런 지지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기도 했으니 말이죠. (그런데 저런 바퀴 네 개 달린 지지대는 웬지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나 움직일 때 사용하는 도구 같네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시설이 심심하다고 해야할까요? 음악들이 최신곡도 나오지만 시간대별로 해서 외국인 관광객이 좋아하는 노래를 트는 시간, 우리 부모님 세대가 좋아할 추억의 가요와 팝을 트는 시간, 젊은 신세대들이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는 시간으로 해서 시간대를 달리해서 롤러장 음악들을 바꿔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텐데 말이죠.

 

 

 

 

 

 

CGV 인천공항 지점은 상영관 구조나 시스템에서 보면 최근 제가 소개해드렸던 많은 미니플렉스들과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시설면에서는 롯데시네마 롯데월드 지점보다 좌석이 적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비슷한 방식이라고 보여집니다.

(확인을 해보니 롯데시네마는 이런 미니 플렉스 중에서는 상암 DMC 누리꿈 지점외에도 남양주 진접 지점 등과 같은 북가페형 미니플렉스 있다는 군요. 롯데월드 지점은 얼마전에 소개해드렸으니 패스~!)

사실 멀티플렉스들은 이미 웬만한 지역들은 다 침투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시골 지역에 생긴다면 모를까요?

포화상태에서 어쩌면 돈 많이 들여짓는 멀티플렉스보다도 임대방식의 미니플렉스가 사랑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어느 지역에 입점을 하느냐에 따라 이들 극장의 미래도 달라지겠지요? 여전히 극장이 필요한 지역에는 극장이 들어서지 않지만 한편으로 다시 생각해보면 극장이 필요한 지역이지만 극장 업자들도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는 것이죠. 독립영화는 공동체 상영으로 어떻게든 해보겠다지만 상업영화는 DVD방 같은 것 없으면 정말 영화보기 불편하겠죠. 일부 멀티플렉스에서 '찾아가는 영화관'을 시도한다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고요.

 

CGV 측에서는 인천공항 지점에 대한 운영에 대해 손님이 뜸한 시간대는 한국을 알리는 영상물을 상영하고 그 외에 시간은 일반 CGV 방식대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시간표를 보니 일반 CGV의 시간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극장이 자선단체가 아닌 이상 돈이 되는 장사를 해야하는 것이 옮은일이지만 한국을 알리는 영상물을 상영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이상 그 부분에 대한 확실한 계획을 발표하는게 옮지 않을까 싶군요.

 

 

 

CGV 인천공항 지점은 국제공항급 규모에서 극장이 만들어진 것은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라고 합니다.

물론 앞에 말씀드렸던 CGV 김포공항 지점같은 비공식 기록도 있지만요. 허브 공항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시설들에 있어서도 많은 투자도 필요하지만 결국에는 그것을 잘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자꾸만 다른 사람들에게 팔아보겠다고 난리치시는 높으신 분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니깐요. 어쩌면 CGV 인천공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열심히 유지하는게 우선일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