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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렉스]자연이 소중한 이유... 구구절절한 설명보다는 이 애니를!

송씨네 2012. 5. 9. 23:09

 

 

 

환경의 중요성이 많이 이야기되는 요즘입니다. 환경파괴 때문인 자연의 경고는 해마다 있었고 그 결과 홍수와 지진 등을 비롯한 자연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말 살벌한 경고를 보여주고 있지요. 그런데 정작 환경이 소중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교육적으로,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구구절절하게 그 설명을 들어야 하는 예도 있지요. 그런 점에서 얼마 전 개봉된 애니메이션 <로렉스>는 그것을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유익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게으름에 이 리뷰를 이제야 올리게 되네요. 환경에 대해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작품 애니메이션 <로렉스>입니다.

 

 

<로렉스>는 먼 미래의 스니드빌이라는 마을을 비춰주는데 공기마저 대형 생수통에 공급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줍니다.

모두 행복하게 세상을 살고 있고 주인공 테드(잭 애프런 분/목소리)도 아무런 걱정 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짝사랑하는 이웃집 소녀 오드리(테일러 스위프트 분/목소리)로 부터 지금은 없는 트러풀라 나무에 대한 전설을 듣게 되지요.

마치 솜사탕의 모양을 한 이 나무는 다양한 색을 지닌 아름다운 나무이지만 환경이 파괴된 테드와 오드리가 사는 이 시대는 나무는 그저 더러운 식물이고 나무 대신 공기 펌프로 만들어진 인공 풀밭과 전선으로 가득한 인공적인 나무와 가로등이 전부인 시대에 살고 있지요.

테드는 그의 할머니(베티 화이트 분/목소리)로 부터 트러풀라 나무를 찾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해줍니다. 외딴곳에 사는 윈슬러(헤드 헬름스 분/목소리)라는 사내를 찾아가라는 이야기죠. 하지만 사방이 막혀 있고 공기를 독점 판매하고 있는 미스터 오해어(톱 리글 분/목소리)의 감시를 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테드는 윈슬러를 만나고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은둔 생활을 하는 윈슬러는 나무의 요정 로렉스(대니 드비토 분/목소리)를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테드는 스니드빌에 나무를 들여올 방법을 생각하게 되지요.

 

과거 미국의 애니메이션 하면 월트 디즈니가 거의 선점을 한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그 점유율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20세기 폭스사도 잠시나마 애니메이션 시장에 문을 두드렸고 새로운 라이벌로 드림웍스가 도전장을 걸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인데요.

여기서 하나 더 눈여겨 봐야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일루미네이션 스튜디오입니다.

전작 <슈퍼배드>로 악당이 육아에 전념하는 특이한 모습을 담았던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바로 이 작품의 제작사가 일루미네이션 스튜디오이지요.

알약 캡슐처럼 생긴 미니온이라는 특이한 조연의 힘은 이 작품을 이끌어내는데 큰 원동력이 되었지요. 그런 점에서 이 작품 <로렉스>는 그에 버금가는 조연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죠. 노래하고 심지어 발도 달린 허밍피쉬라던가 귀여운 곰돌이 친구들인 바버루츠, 그리고 시조새를 닮은 듯한 스워밍 스완 등이 등장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허밍피쉬가 노래를 하는 장면들은 상당히 귀엽고 사랑스럽기까지 합니다. <미션 임파서블> 테마를 부르는 장면도 있고 상당히 아기자기한 장면들이 많죠. <슈퍼배드>의 미니온 캐릭터에 더 가깝습니다.)

 

이 작품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원작은 닥터 수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닥터 수스의 작품은 생각보다 많은 동화가 영화화가 된 경우가 있지요. <호튼>, <그린치>, <더 캣> 등등 짧은 동화가 대부분이지만 이것을 길~게 만드는 것은 헐리웃의 몫인 것이 분명하죠. 그리고 항상 그렇듯 헐리웃은 그 능력은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짧은 동화인 <로렉스>도 원작의 뼈대는 그대로 하면서 살을 많이 입혀 또 다른 이야기를 창조해낸 것이지요. 원작은 환경파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강한 작품이라는 군요. 그래서 그런지 일부 원작 동화를 읽으신 분들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서 너무 밝아진 게 아니냐는 의견도 보이네요.

 

(이건 다른 예이지만) 개봉을 앞둔 팀 버튼의 <다크 섀도우>(제 블로그에 리뷰 있으니 참고하시길...)의 경우에도 원작 드라마가 있고 여러 번 리메이크가 된 경우였는데 원작들이 어두웠던 데 비해 상당히 밝게 코믹하게 팀 버튼이 만들었다죠. 요즘은 이렇듯 기존의 원작을 아주 비틀거나 그대로 살리되 느낌을 바꾸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지요. (어쩌면 '백설공주'의 다양한 변주 방식을 보여주는 타셈 싱 감독의 <백설공주>나 개봉을 앞둔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등의 작품도 비슷한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분명한 것은 저는 이런 다양한 변주를 환영하는 편입니다. 기존의 되풀이되는 원작에서 벗어나 이렇게도 바꿔보고 저렇게도 바꿔보는 방식은 색다르죠. 하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비슷한 이미지의 복제된 변주라면 그게 원작을 그대로 살렸다고 할지라도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겠지요.

그런 점에서 <로렉스>에 기대와 우려가 같이 등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이라는 게 심각한 내용이 아니라면 그렇게 깊이 그런 점까지 생각해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웃고 즐기면 그만이며 거기에 메시지까지 있으면 금상첨화이니깐요. 그런 이유에서 <로렉스>는 괜찮은 작품이라고 봅니다.

 

 

 

 

<로렉스>는 분명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환경에 대한 애니메이션입니다. 공기가 왜 소중한지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말처럼 말이죠.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로렉스라는 요정을 통해 왜 자연이 지켜져야 하는가를 이야기합니다. 그냥 돈을 벌겠다는 심정으로 트러풀라 나무를 한순간 베어버린 윈슬러는 갑자기 나타난 로렉스를 통해 경고를 받습니다. 하지만 한 그루 정도의 나무를 베는 것은 실수로 용서되었지요.

그러나 이후 윈슬러의 가족들의 욕심과 윈슬러 자신의 욕심이 더해져 로렉스와의 약속을 어기고 말지요. 마지막 한 그루의 트러풀라 나무가 베어지는 순간 윈슬러의 가족들은 모두 떠나고 숲 속의 동물들은 새로운 터전을 찾으러 벌거숭이가 된 숲 아닌 숲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로렉스 역시 그 터전을 떠나게 되는 것이죠.

사실 로렉스가 윈슬러에게 마법을 걸어 뭐로 변하게 한다는 등의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피부로 와닿는 또 다른 고통을 보여준 것이지요. 공기가 사라지고 물이 사라지고 자연의 그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자연을 살려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것이지요.

<로렉스>는 웃고 떠드는 사이에 우리가 왜 자연을 지켜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되묻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는 낯익은 배우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감초 연기자로 사랑받고 있는 대니 드비토가 요정 로렉스 역할을 맡았으며 <헤어스프레이>, <하이스쿨 뮤지컬>등의 청춘물에서 사랑받아온 잭 애프런이 호기심 많은 소년 테드를 연기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아이유(왜 이런 별명이 붙어졌을까요?)라는 별칭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뮤지션 테일리 스위프트가 오드리 목소리를 연기했습니다.

 

 

 

어떤 트위터 유저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공기마저도 민영화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말이죠. 그 말에 소름이 돋더군요.

근데 그런 세상이 지금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공기관의 생활요금이 오르고 심지어는 공공기관들이 민영화를 추진하는 도중 문제가 생기고 있고요.

<로렉스>에서는 공기의 독점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물을 돈 주고 사 먹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어?'라고 생각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마트를 가면 우리는 생수라는 이름으로 물도 사서 마시는 상황이 생기고 있지요. 말도 안 되는 상상이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죠. 심지어는 실제로도 공기를 스프레이형으로 팔고 있는 것을 보면 이거 웃고 넘길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는데 <로랙스> 한 장면 중에서 공기가 캔으로 나와 맥주 캔처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긴 CF가 등장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맥주 캔에서 공기가 들어있는 캔으로 바뀌었을 뿐 우리가 보던 맥주광고 스타일을 그대로 흉내 내는 코믹한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냥 웃기는 장면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았습니다. 바로 이게 현재의 모습이고 앞으로 미래의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민영화도 모자라서 자연이 준 혜택을 우리가 사서 먹는 상황까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연을 살리는 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바른 생활다운 이야기지만 쓰레기는 휴지통에만 버려도 환경을 살릴 수 있습니다. 근데 이런 쉬운 것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안 지키죠. 1회 용품 사용을 줄일 수 없다면 그 1회 용품을 사용하더라도 제발 사용 후에는 휴지통에 버리자는 겁니다.

철저한 분리수거는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환경보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로렉스>의 원작자 닥터 수스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누군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말이죠. (이 작품의 엔딩에도 나와 있는 말입니다.)

그는 여러 작품을 남기고 떠났지만 그 작품들은 우리에게 유산처럼 남아 많은 가르침을 얻고 있습니다. 누군가에는 하찮아 보이는 이 애니메이션에도 말입니다.

 

PS. 이 작품은 여러 버전으로 상영되고 있습니다. 근데 의외로 3D 자막 버전이 상영되는 극장이 적네요. 3D 더빙 버전이 더 많은 불편한 진실...

애니메이션을 자꾸만 애들 전유물로 생각하시나 봅니다. 비율을 좀 맞춰주세요... 자막을 보고 싶은 분들이 있고 더빙을 보고 싶은 분들이 분명 나뉠테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