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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아이]내가 엄마가 된 날... 내가 어른이 된 날... 호소다 마모루가 전하는 긍정의 메시지!

송씨네 2012. 9. 14. 16:19

 

 

 

어렸을 적 우리는 '어른이 된다면...'이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진 적이 있습니다.

무엇이 될 것이고 어떤 일을 할 것이라는 희망만을 생각했을 시기입니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된 우리들은 높은 현실문과 싸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이에서 소년 혹은 소녀로... 그리고 청년에서 어머니 혹은 아버지가 되는 우리의 삶은 어떠할까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통해 감성적인 애니메이션을 보여준 호소다 마모루가 전하는 또 하나의 감성적고도 현실적인 우리의 이야기...

애니메이션 <늑대아이>입니다.

 

 

 

 

대학교에 다니는 하나(미야자키 아오이 분/목소리)는 어렸을 적 아버지를 잃었지만 힘든 생활 속에서도 웃으며 살아가고 알바를 하면서 생활비도 마련하지요.

어느 날 한 남자가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교제는 없고 노트에만 필기를 하는 이 남자...

교제를 빌려주겠다는 말과 끊임없는 관심에 이 남자도 하나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오오사와 타카오 분/목소리)의 생활도 하나와 나을바는 없습니다. 낮에는 가끔 하나가 공부하는 강의를 몰래 청강하고 있고 대부분의 시간을 이삿짐 센터에서 일을 하고 일을 하고 있으니깐요.

그와 하나는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하나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습니다. 그는 늑대인간입니다. 하지만 보름달이 떠오르면 변하는 그런 공포물도 아니고 뭐든지 잡아먹는 그런 것이 아니라는 얘기죠.

사랑의 결실로 유키가 태어났고 아메가 태어났지만 행복은 지속되지 못했죠. 비오던 어느 날 그는 늑대의 온전한 모습으로 세상과 등지게 됩니다. 하나는 쓰레기 차에 실려가는 늑대의 주검만 바라보며 흐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간과 늑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 왕성하게 자라는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병이 나면 일반병원을 가야하는지 가축병원을 가야하는지도 고민입니다.

그렇게 유키(오오노 모모카 분/목소리)와 아메(카베 아몬 분/목소리)는 성장하고 있지만 틈만 나면 늑대로 변하거나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하나는 도시를 떠나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가 자랐다고 하는 눈덮인 시골마을로 무작정 떠나는 하나는 전원생활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농촌 생활도 처음이고 막무가내 뛰어노는 아이들도 걱정입니다.

마을에 사는 노인 나라사키(스가와라 분타 분/목소리)가 그녀에게 찾아와 잔소리를 일삼지만 나라사키를 비롯해 많은 이웃주민들이 하나를 돕기 시작합니다.

유키와 아메는 저학년에서 고학년이 되었고 차츰 소녀와 소년의 모습으로 성장합니다. 하지만 사춘기 소녀처럼 갈등이 많은 유키(쿠로키 하루 분/목소리)는 인간의 삶을 선택한 반면 소심하던 아메(니시 유키토 분/목소리)는 숲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고 늑대의 삶을 살아가기로 마음먹습니다.

어느 날 폭우가 쏟아지고 세 사람에게는 각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이들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원피스>의 극장판으로 데뷔를 한 호소다 마모루는 두번째 작품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시작으로 감성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초속 5센티미터>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처럼 감성적인 애니메이션을 계속 만들고 있다는 것이지요. 호소다 마모루는 세번째 작품인 <썸머워즈>를 통해 네트위크(온라인 게임)과 가족과의 화합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소재를 잘 버무려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이 작품 <늑대아이>의 하나는 일본이 처해있는 고민이라기 보다는 많은 미혼모 혹은 싱글맘이라고 불리우는 여성들이 더 공감할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이 작품은 시점이 유키의 목소리로 시작됩니다. 이는 자신의 어머니인 하나의 성장담처럼 이야기되기도 하지만 늑대인간 남매인 유키 자신과 동생의 아메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야기의 시점이 확대가 되고 있지요. 초반에는 자신의 어머니와 늑대인 아버지의 삶을 소개하면서 힘겹지만 행복했던 그들의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제 2막에 해당되는 부분은 바로 하나의 전원 생활에서 그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그런데 하나의 고민은 한 두가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우선 싱글맘으로써의 삶입니다. 그(늑대인간)와 하나가 결혼을 했는지에 대한 부분은 이 작품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은 그 이전에 하나(한 개)의 가정을 이루었다는 부분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많은 싱글맘과 미혼모가 공감하는 상황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가장인 아버지가 없는 삶에서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어머니의 고난과 고민을 볼 수 있는 대목이지요. 아이들은 끊임없이 울어대며, 식욕이 왕성해지며, 호기심에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듭니다. 거기에 이들 남매는 늑대인간이라는 점도 숨겨야 합니다. 아이 한 명도 키우기 박찬데 두 명을 키워야 하며 거기에 늑대인간이라는 점까지 더해지며 삼중고 이상의 고난에 휩싸입니다. 하지만 하나는 좌절하지 않고 늘 웃는다는 것이죠. 돌아가신 하나의 아버지와의 약속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다음은 농촌 생활의 문제점입니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경제 불황으로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인데 한 편으로는 귀농에 성공한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고민이 또 하나 늘어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작은 농촌마을이라서 사람들이 그리 많이 살지 않고 따라서 두 아이를 심하게 숨길 필요도 없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자급자족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고민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녀가 환경보호 관련 단체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을지도 모르지만 필연이었던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돈도 벌 수 있고 자신의 자식들 혹은 앞으로 동식물들에 대한 상식을 정확히 알아 모든 것에 사전에 대비하자는 것이지요. 이것은 앞으로 벌어질 아메가 자신의 아버지(그)처럼 야생의 늑대로 돌아가려고 했던 상황을 보여주는 암시였을지도 모릅니다.

 

 

 

 

 

 

이 작품은 하나의 육아일기로 끝나는 작품이 아닙니다.

한편으로는 유키와 아메의 사춘기와 어른으로의 성장과정에서의 고민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자주 늑대로 변해 하나의 마음을 철렁거리게 만들었던 유키는 학교에 들어가면서도 자신의 야생본능을 숨기지 않습니다. 다른 또래 여자 아이들이 목걸이 같은 장신구나 외모에 신경을 쓰는 반면 여전히 뱀을 잡거나 동물들의 뼈를 수집하는 괴이한 취미를 가지고 있었으니깐요. 그러나 그것이 다른 여자아이들이랑 다른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된 유키는 일반 인간 여자아이들처럼 행동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이는 전학을 온 쇼우헤이(히라오카 타쿠마 분/목소리)를 만나면서 더욱 신경을 쓰게 되지요.

쇼우헤이는 이상한 냄세가 난다면서 유키에게 말했지만 유키로써는 자신의 정체가 들킬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쇼우헤이를 멀리하지요. 하지만 쇼우헤이는 그것이 그녀를 멀리하겠다는 의미로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관심을 이야기한 것 뿐인데 서로간의 오해가 생기고 그것이 유키가 쇼우헤이를 얼떨결에 공격하는 상황으로 보여지게 되는 것이지요. 외모에 신경을 쓰는 유키의 여성성이 더 강조가 되는 부분이자 야생의 습성이 남아있는 늑대의 삶이 뒤섞이면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에 비해 아메는 야생으로의 삶에 더 관심을 보입니다. 사춘기의 모습도 보이지도 않습니다.

새를 잡다가 개울물에 아메가 빠지는 장면이 있는데요. 아메는 이 사건 이후 더 적극적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에는 부적응의 모습을 보여주지요.

틈만 나면 학교를 조퇴하고 어머니가 일하는 센터에서 늙은 늑대와 교감을 시도하는 모습에서도 인간의 삶을 포기하려고 한 결심이 거의 마무리가 되는 과정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거기에 아메는 숲의 우두머리 늑대(아메는 그 늑대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죠.)를 만나면서 그 결심을 확정짓게 됩니다.

하나는 그가 인간으로 살아가길 원하지만 폭우 속에서 아메를 찾다가 추락한 하나는 꿈속에서 그(늑대인간/남편)을 만나 아메가 늑대가 되는 것은 그의 의지라며 그를 놓아주라고 이야기합니다.

 

 

결론적으로 <늑대아이>는 어머니들의 모성애와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갈등을 하나로 담아내면서 완성도 있는 감성 애니메이션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이 작품은 철모르는 어린아이들보다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이나 성년이 되는 사람들, 그리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나 미혼모들에게 더 추천을 하고 싶은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이 작품을 보고나면 눈물이 날지도 모르고 눈물은 아니더라도 크게 공감을 하면서 극장문을 나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 하나...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수입, 배급한 관계자를 칭찬하고 싶은 것이 외국영화에는 보통 자막을 소홀히 하는 점이 많은데 엔딩 크레딧에 제작사를 더불어 수입, 배급사에 대한 소개, 국내 연출진과 그외의 스텝들에 대한 소개를 한글로 노출했다는 점입니다. 엔딩 크레딧이라는 것은 영화를 만들게 도와준 고마운 스텝들에게 감사를 자막으로 표하는 자리이지만 외국영화에는 그 즐비한 크레딧을 일일히 우리가 볼 수는 없지요. 그런점에서 중요한 부분을 일부 크레딧으로 노출한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센스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당연한 부분이지만 당연한 것을 이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라는 아쉬움도 드네요.

 

 

 

 

 

 

일본은 애니메이션에 강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TV시리즈에만 유독 강한 반면 극장판이나 장편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은 대목입니다.

일본의 전설이 된 데스카 오사무나 지금도 여전히 활동중인 노장의 미아자키 하야오를 제외하고는 일본에서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이 없다는 점은 큰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일부 언론에서 호소다 마모루에 대해 차기 지브리 스튜디오에 미래는 그에게 달렸다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네요.

감성적이고 생각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점에서 지브리의 스타일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그의 미래는 보장이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늑대아이>를 통해 어머니의 위대함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