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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코리아]맥쿼리, 거대한 대한민국이라는 놀이공원 입장료를 받다! 공감 100%의 다큐!

송씨네 2012. 11. 5. 00:25

 

 

 

 

도를 아십니까? 그렇다면 맥쿼리는 아시나요? 아니요... 그 맥콜 말고요. 맥도날드는 더더욱 아니죠.

맥쿼리라는 곳이 있습니다. 정확한 이름은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입니다.

이 회사... 근데 좀 뭔가 씁쓸한 구석이 많습니다. 과연 이 회사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대한민국을 먹어치우고 있는 괴물이자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놀이공원에 입장료를 받는 사람들...

그들에 관한 이야기... 다큐멘터리 <맥코리아>입니다.

 

 

 

 

우선 회사에 대해 알아야겠지요. 맥쿼리는 이런 회사입니다.

2002년 12월에 설립된 아시아 최대 상장 인프라 펀드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민간투자법에서 허용하는 대한민국의 인프라 자산에 투자를 하는 회사인데요. 집합투자업자로 맥쿼리 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합작회사의 형태로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1970년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설립되어 본사를 둔 맥쿼리 그릅에 자회사 개념도 있지요.

 

그러나 사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먹어치운(!) 곳들이죠. 그러니깐 투자한 자산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곳들인데요.

그 목록을 쭈욱 나열해보자면... 우선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 도시철도 9호선,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우면산 터널, 용인서울고속도로, 천안-논산 고속도로, 대구 4차 순환도로(대구 동부순환도로), 인천대교,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광주 제2순환도로 3-1구간, 백양터널, 마창대교, 수정산 터널 등이 있습니다.

좀 많죠? 그냥 노래 가사로 살펴볼까요? 인기 인디밴드 타카피의 노래로 한번 알아보죠. (실제 이 영화에 삽입된 장면입니다.)

 

 

 

 

 

 

아니... 맥쿼리가 무슨 회사이길래 이렇게 호돌갑이야 싶으실겁니다. 맥쿼리는 투자회사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문제될 것은 없어보입니다.

문제는 이 회사 외국계 자본 회사라는 점과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재투자도 하겠지만 그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간다는 점과 더불어 터무니 없이 요금을 받아먹는다는 이야기죠. 또다른 문제는 맥쿼리는 외국자본으로 만들었지만 사실상 한국기업들이 이 곳을 좌지우지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죠.

 

다큐가 만든 계기는 이렇습니다. 이 다큐를 만든 김형렬 감독은 지하철 9호선의 요금이 무려 500원이나 오른다는 소식에 절망감에 빠집니다.

1호선~8호선 까지의 요금은 멈춰있는데다가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해 요금인상이 되어야 하지만 서울시와 협의하지 않고 멋대로 요금을 올려버린 것이지요.

서울시의 응징이 시작되었고 결국은 그것에 항복하고 500원 인상은 철회되었습니다.

김형렬 감독은 궁금했습니다. 뭘 믿고 저렇게 가격을 올리는 것일까?  그것에는 바로 맥쿼리라는 회사가 숨겨져 있었던 것이죠.

지하철 9호선(서울시 메트로 9호선 주식회사)의 대표를 만나 질문을 하려고 했지만 그들은 응답하지도 않았고, 김포공항에 있는 회사 사무실에도 찾아갔지만 면박만 받고 옵니다. 비를 쫄딱맞으면서 헛수고만 하고야 말았던 것이죠.

 

그런데 김형렬 감독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맥쿼리가 투자한 곳에는 여러 사회 시설들이 있었고 그들은 지하철 9호선처럼 요금을 틈만나면 올리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거기에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Minimum Revenue Guarantee)라는 이상한 규정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다수입니다. 그러니깐 만약 이들이 투자한 공공시설들이 적자를 보게 될 경우 정부가 적자를 보게 된 나머지 금액을 내준다는 것입니다. 그 예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개통한 우면산 터널의 경우도 예상과 달리 많은 수익을 거두지 못했고 바로 이 MRG의 수혜를 입은 것이죠. 정말로 성은이 망극할 따름이지요.

 

 

 

 

 

 

 

앞에 뮤직비디오(다큐의 한장면)에서도 보셨다시피 김형렬 감독은 전국의 맥쿼리가 투자한 도로를 거닐면서 수없이 많은 통행료를 내게 됩니다.

통행료는 끊임없이 오르고 심지어는 촬영도 거부당합니다. 정부가 만든 시설이 아닌 민자 고속도로이기 때문에 남의 사유지에서는 촬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이야기인 것이지요.

 

지난 10월 29일은 바로 이 맥쿼리의 뜨거운 감자로 지적 받은 우면산 터널과 지하철 9호선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조사 특위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날 행사에는 김형렬 감독이 그렇게 만나고 싶어하던 분들을 모두 만나게 됩니다. 증인의 이름으로 말이죠.

지하철 9호선과 우면산터널의 대주주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의 송경순·조대연 감독이사, 정연국 메트로9호선(주) 대표, 오종석 우면산인프라웨이 대표 등등 말입니다. 진실만을 말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위증의 벌을 받겠다는 선서도 하였으나 이들은 모르쇠로 일관하였습니다.

지하철 9호선 요금과의 전쟁을 선포한 서울시의 박원순 시장도 이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긴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 맥쿼리에는 이명박 현 대통령만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아들인 이지형 씨가 포함되었다는 사실이죠.

요즘 들어 이명박 대통령들의 친인척과 그와 관계된 이들이 법정으로 줄줄이 출석하는 상황이라 상당히 좋지 않은 시점이다 보니 이들의 심기가 불편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지형 씨는 현재 맥쿼리IMM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큰 관련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에 계신 이 분과 전화통화 하기도 너무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지요.

 

이 작품은 '나는 딴따라다'의 탁현민 교수와 소설가 공지영 씨가 나레이션으로 참여해 의미를 더한 작품입니다.

어린 아이가 옥상 난간에 앉아 '돈키호테'를 읽는 도입부가 인상적인데 당초 이 장면으로 매인 포스터가 제작되었지만 위험하다는 이유로 매인포스터로는 채택하지 못했지요. (위험한 건 사실이지만 맥쿼리가 국민들의 세금을 먹은 것만큼은 할까요?) 어쩌면 돈키호테는 김형렬 감독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말도 안되는 싸움이지만 정의를 위해서는 성난 황소처럼 뛰어드는 그 모습이 저는 좋았다고 봅니다.

 

 

 

 

 

공교롭게도 이 다큐가 개봉된 날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5년을 정리한 김재환 감독의 <MB의 추억>도 같이 개봉되었습니다.

<MB의 추억>은 당초 상영관이 적었지만 많은 관심과 노력으로 약간 상영관이 늘어났습니다. 이 작품 <맥코리아>도 꾸준히 관객들을 불러모으고 있고요.

두 작품을 패키지로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그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의로계 문제점을 다룬 송윤희 감독의 <하얀정글>도 같이 봐두시면 현 이명박 정부가 얼마나 국민들을 고통으로 내몰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2012년은 저에게는 참 우울한 한해였습니다.

올해는 모르겠네요.  12월에 누가 최후에 웃는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분이 누가 되던지 간에 이 나라를 말아먹는 일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마 국민들도 지난 그 몇 년간이 우울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