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레미제라블]우리에게 혁명이 필요한 이유, 뮤지컬의 고전에서 그 답을 찾다.

송씨네 2012. 12. 20. 14:42

 

 

 

 

사실 제가 준비하려고 했던 첫 맨트는 '여러분 투표 잘하셨는지요?' 였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투표율은 좋았지만 결과는 묘한 상황으로 끝나버렸지요.

그 분에게 축하는 해야겠지만 가슴 한구석이 씁쓸함이 남는 이유는 뭘까요?

거두절미하고 바로 이야기할 작품... 뮤지컬의 고전이 된 작품, 영화 <레미제라블>입니다.

 

 

 

 

 

커다란 배를 끄는 사람들... 재소자들의 노역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희망도 없는 이들의 삶은 괴롭기만 한데 그 중 한 명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이 노역을 지휘하는 자베르(러셀 크로우 분)는 한 남자를 부르고 있습니다. 죄수번호 24601...

장발장(휴 잭맨 분)이라 불리우는 이 사내는 어린 동생들을 위해 빵을 훔치다가 무려 19년의 감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출소하는 날이 왔습니다. 하지만 주홍글씨처럼 일반 시민의 신분증 대신 쥐어진 범법자라는 낙인이 찍힌 신분증이 그에게 주어집니다.

다른 일도 할 수 없고, 편히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곳도 없습니다.

자포자기한 장발장은 수녀원으로 향하고 따뜻하게 그를 맞이한 주교(콤 월킨슨 분)은 그에게 숙소도 마련해 줍니다.

하지만 장발장은 그 호의에 배반, 값나가는 물건들을 훔치고 달아나다가 경찰에 붙잡힙니다.

그러나 주교는 장발장에게 선물해준 것이라고 이야기하고는 그의 죄를 용서합니다. 심지어는 그에게 은촛대도 선물하죠.

감동한 장발장은 새로운 자신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요.

한편 몇 년이 흘러갔고 공장에서 일하는 판틴(앤 해서웨이 분)의 모습이 보입니다.

남편은 딸 코제트(이자벨 알렌 분, 아역)을 남기고 도망갔고 가난한 삶은 계속 됩니다.

그러나 공장 직원들은 그녀가 딴주머니를 차는 여인이라면서 그녀에게 모든 누명을 씌우고 결국 공장에서 쫓겨나지요.

하지만 하필이면 이 공장이 시장이 된 장발장이 운영하는 공장이었으니...

장발장은 뒤늦게 판틴을 구해내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초췌해졌고 머리카락과 치아가 팔리고 몸을 파는 창녀가 되어버린 이후입니다.

숨을 거둔 판틴을 대신해 장발장은 코제트를 맞이하기로 합니다만 코제트를 맡아 잠시 키우고 있는 테나드리에 부부(헬레나 본햄 카터 분, 사챠 바론 코헨 분)은 악날이 짝이 없는 이들로 장발장에게 돈을 왕창 뜯어내고는 코제트를 보내주기로 합니다. 그리고 낌새를 눈치챈 자베르는 경감으로 발령받은 후 장발장을 다시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다시 몇 년이 흐르고 프랑스 혁명을 갈구하던 시민들이 모인 단체들이 보입니다. 이 중에는 부자집 신분을 숨기고 시민혁명에 동참하는 마리우스(에디 레드메인 분)도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장발장과 거리를 거니는 한 여인을 보게 되고 그는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녀는 다름 아닌 숙녀로 성장한 코제트(아만다 사이프리드 분)였거든요.

코제트 역시 마리우스에게 반하지만 장발장이 자베르에게 쫓기고 있는 이상 그들의 사랑은 힘들어 보입니다.

더구나 테나드리에 부부의 딸인 에포닌(사만다 바크스 분)은 마리우스를 짝사랑 하는 자신이 밉기만 합니다.

혁명의 그날, 그리고 장발장에게는 새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날이 다가왔습니다.

꼬마 혁명가 가브로슈(다니엘 허틀스톤 분)에 의해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관계를 접한 장발장은 마음을 바꾸어 시민군을 도와주기로 합니다.

그러나 시민군으로 위장한 자베르가 이들에게 나타나고 마리우스와 장발장에게는 다시 위기가 찾아옵니다.

과연 그들의 소망대로 혁명은 이루어질까요? 그리고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사랑도 이루어질까요?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은 운명적인 사랑과 세상과 맞써고 혁명을 만드는 젊은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렸을 적 저에게는 '장발장'이라는 제목의 TV 인형극으로 익숙했던 작품이죠. 지금도 뮤지컬로 사랑받고 여러번 TV와 영화화가 된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번 톰 후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렇게 본격적으로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경우도 흔치 않다고 보여집니다.

더구나 이 작품이 갖는 의미가 큰 것이 후시로 뮤지컬 장면을 녹음하는 방식이 아닌 라이브로 직접 노래한다는 것이죠.

어쩌면 기존에 보여진 <레미제라블>의 제작방식과 같은 듯 다른 방식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생각해낸 방법이 아닐까 싶은데요.

 

 

저는 몰랐는데 기존의 음악들을 새로 재창조하거나 순서를 바꿔서 다른 방식으로 그려냈다고 하는군요.

다른 분들도 느기셨겠지만 이 작품에서 인상적인 노래를 뽑으라면 아무래도 극중 판틴 역을 맡은 앤 해서웨이가 부르는 'I Dreamed A Dream'일텐데요. 아무래도 공장에서 좇겨나고 창녀로 살아가는 자신의 상황을 잘 표현한 노래였는데 앤 해서웨이의 의외의 노래솜씨를 들을 수 있었지요. 앤 해서웨이의 경우 어머니가 뮤지컬 스타로 활약했던 경험이 있던지라 노래를 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이 작품에는 세 남녀의 어긋난 안타까운 사랑을 이야기하는 'on my own'과 결전의 그날을 알리는 노래 'one day more' 등이 등장합니다. 워낙 오리지날 뮤지컬의 음악들이 좋았던지라 버릴게 없는 음악들이죠. 그리고 이렇게 활용하는 경우도 있으니깐요.

 

 

의외일지 모르겠지만 휴 잭맨이나 러셀 크로우, 그리고 마리우스 역의 에디 레드메인의 경우 뮤지컬 공연을 했던 경험이 있었던 배우라 그들의 노래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극 중 부부로 등장했던 헬레나 본햄 카터와 사챠 바론 코헨의 경우도 팀 버튼의 뮤지컬 영화 <스위니 토드>에 출연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지요. 코제트 역의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경우 말이 필요없는 작품 <맘마미아!>로 이미 자신의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가브로슈로 등장한 다니엘 허틀스톤이나 어린 코제트로 등장한 이자벨 알렌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저는 다니엘 허틀스톤이라는 이 친구가 기억에 남더군요. 원작 뮤지컬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조연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영화로 옮긴 버전에서도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관계를 이어주는 메신저 역할도 톡톡히 해냈으니깐요.

또한 마니아들만 아는 캐스팅도 있는데 주교로 등장한 콤 월킨슨은 뮤지컬 버전의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 역할을 했던 경험이 있으며, 에포닌 역의 사만다 바크스의 경우는 뮤지컬 버전과 영화 버전의 역할이 모두 똑같은 경우라고 하네요.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뮤지컬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긴 러닝타임이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맘마미아!>처럼 대사와 뮤지컬이 섞인 것이 아닌 대사도 노래하듯 부르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원작의 의도와 메시지를 이해하시는 분들이라면 <레미제라블>은 결코 어려운 영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킹스 스피치>의 톰 후퍼 입니다. 어쩌면 전작에서 보여준 인간적인 나라의 통치자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 인간적인 뮤지컬 영화를 그는 만들고 싶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관객들에게 통했던 것 같고요.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오락적인 영화가 맞지만 메시지 만큼은 전혀 오락적이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진심은 일부 관객들이 관람 후 박수를 치는 광경에서도 보게 되시리라 봅니다. 시사회가 아닌 일반 영화에서 박수치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깐요.

 

 

 

영화의 앤딩을 장식한 그 곡 'Do You Hear The People Sing?' 이었지요. 우리말로 풀면 '민중의 노래소리가 들리지 않는가?'라는 제목이죠.

사실 어제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귓가에서 맴도는 곡이었는데 어제(19일) 결과를 보고나서 이 음악이 더 떠오르게 되더군요.

영화에서 그들의 혁명은 실패로 끝납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발장이 숨을 거두면서 판틴과 나선 길에는 수많은 군중이 나와 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지요.

저는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영화블로거가 영화이야기만 해야지 무슨 정치이야기냐 하실 겁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이죠.

우리의 혁명도 실패로 결국 돌아갔지만 이 음악을 들으면서 우리의 진짜 혁명은 이제 시작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혁명의 과정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어쩌면 <레미제라블>은 진짜 혁명이란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되묻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