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잭 리처]적절한 코미디와 액션이 가미된 영화... 아날로그 액션에 길들여져라!

송씨네 2013. 1. 21. 14:53

 

140자로 말해봐 @songcine81 (http://twitter.com/songcine81)

액션이 없어서 실망하고 속은 느낌이라고요? 이정도면 적당히 액션과 코미디도 있고 긴장감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적당히 웃음과 긴장감을 조절한 액션 영화라고 봅니다. 너무 심하게 기대하시는 것이 오버가 아닐지... 

 

이 영화, 이렇게 보세요

이름이나 행적이 없는 사내가 악당들을 물리친다는 이야기는 이제 흔해 빠진 내용들이지요. 하지만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다르지 않나 싶습니다.

서부영화의 스타일이 대부분 이런데요. 근래 영화들 중에서 굳이 뽑으라면 B급 감성이 돋보였던 <마셰티>나 아날로그 액션이 돋보였던 <드라이브>가 이 영화와 잘 맞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영화들의 공통점이라면 바로 끝판왕을 깨는 주인공들의 모습들이죠. 그러면서 관객들은 쾌감을 느끼는 것이기도 합니다.

 

요즘 들어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날로그 감성, 아날로그 액션,...

그러면 '디지털 감성과 디지털 액션이라는 것도 있나? 그건 또 뭘까?'라고 물으실 분도 계시리라 봅니다.

날 것 혹은 원초적인 것이라고 이야기하는게 이들 '아날로그 OOO'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하는게 옮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어떤 영화에 속할까요? 톰 크루즈가 제작과 주연에 나선 아날로그 감성의 액션영화 <잭 리처>(원제 Jack Reacher)입니다.

 

 

 

한가로운 어느 공원... 산책을 나선 이도 있고 출근 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총성... 여섯 발의 총이 발사되었고 다섯 명의 희생자가 발생합니다.

건너편의 주차장에는 누군가 30 분 주차를 위해 넣은 동전도 보이고요.

경찰은 수사 끝에 '제임스 바'라는 사내를 붙잡게 됩니다. 그의 또 다른 이름은 찰리(재이 코트니 분)...

하지만 찰리는 긍정도 아닌 부정도 아닌 상황에서 잭 리처(톰 크루즈 분)을 데려와 달라고 요청합니다.

이름도 확실치 않고 주거지도,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 이 사나이는 웬일로 제 발로 찰리를 만나러 옵니다.

찰리의 죄의 형량을 어느 정도 낮춰야 하는 임무를 받은 여 변호사 헬렌 로딘(로자먼드 파이크 분)의 부담감도 큰 상황에서 잭은 그녀에게 찰리가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더구나 같은 법조인인 검사 아버지 알렉스 로딘(리차드 젠킨스 분)와의 대결도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또한 이 사건의 전담 형사인 에머슨(데이빗 오예로워 분)과 수사를 공조해야하는 부담감도 생기게 됩니다.

로딘과 잭은 찰리의 행적을 조사하던 와중 다섯 명의 암살 중 네 명의 암살은 즉흥적임을 알게 되고 나머지 한 명의 암살에 관련된 비밀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 전설적인 저격수인 제크(베르너 헤어조크 분)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 잭을 공격하는 패거리들이 나타나나게 되고 이들 또한 계획적인 접근임을 알게 되지요.

찰리의 행적중 사격장을 다녀오던 잭은 역시 전설적인 총잡이인 사격장 주인 카쉬(로버트 듀발 분)과 손잡고 제크 일당을 소탕하기로 합니다.

 

 

 

 

영화를 보신 관객분들의 반응이 갈리는 작품들이 많았는데요. 이 작품도 예외는 아닌가 봅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톰 크루즈의 액션이 예전같지 않다는 반응이었으니깐요.

그렇다면 그가 날라다닐 정도로 활발했던 시기는 언제였을까요? 아마도 대부분이 이안 헌터로 등장했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생각하셨을 겁니다.

맞습니다. 어쩌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 비해 액션의 강도가 약하다는 생각도 들고 몸을 사리고 있다는 느낌도 드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나름 액션에 충실했고 그 방식이 조금은 다르다는 겁니다.

기존의 액션영화들의 두드러진 특징을 보면 총격전과 자동차 격투, 칼싸움 등이 액션의 전형적인 방식이었습니다.

여기서 성룡 같은 아크로바틱 액션이 추가되었고 헐리웃 영화들도 이런 부분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여집니다.

벼랑 끝이나 수십층의 빌딩 건물 난간에 메달리거나 혹은 유리를 잡고 있거나 등의 그런 액션 말입니다.

<잭 리처>에는 그런 액션이 없습니다. 없어도 너무 없지요. 앞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날 것 그대로의 액션만 존재할 뿐입니다.

 

우선 이 영화는 액션이 많은 영화로 홍보 된 것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액션이 생각보다 없는 것도 아닙니다.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만큼의 액션이 아니라는 것이죠. 날 것의 액션이 가득했다는 것인데 이런 영화를 뽑으라면 몇 년 전 개봉되었던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영화 <드라이브>를 떠오르면 이해가 가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크로바틱스러운 액션 대신에 자동차 추격전이 있고 직접적으로 공격하거나 쉴세없이 총을 갈겨대는 것이 아닌 조심스럽게 공격을 하여 적들을 일망타진하는 모습의 영화라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와 <잭 리처>와는 상당히 닮아있지요. 다만 자극적인 장면이 적은 대신 <잭 리처>는 사건을 추리하는 방식의 추리극과 스릴러가 들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기자기하지만 적절한 상황에 조크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른 점이지요.

 

문제점은 제작진이 아닌 이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자극적인 액션에 길들여져 있다는 것이죠.

더 강하고 더 센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것들이 관객들의 요즘 모습들이지만 톰 크루즈와 이 영화의 감독인 크리스토퍼 맥쿼리는 이런 부분을 비틀어주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맥쿼리는 우리에게는 <유주얼 서스펙트>의 각본가로 더 잘알려져 있지요.) 날 것의 액션으로도 얼마든지 긴장감과 극적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특히나 저는 에머슨과 잭의 자동차 추격전이 멋졌다고 생각하거든요. 자동차 특유의 엔진소리와 잡힐 듯 잡히지 않은 모습들은 긴장감을 나타내기 충분했으니깐요. 이거야 말로 날 것의 액션이 보여주는 묘한 쾌감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해야 될 점은 이 영화는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국 작가인 리 차일드의 원작 소설인 '잭 리처'는 17개 시리즈의 책으로 출간되었으며 우리가 보고 있는 영화 <잭 리처>는 아홉번째 작품인 <원 샷>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죠. 소설이 원작이다보니 원작 소설의 추리에 중점을 둘 것이냐, 액션에 중점을 둘 것이냐인데 두 부분 모두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쓴 부분이 아마도 이런 결과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물론 원작에 195Cm 장신으로 설정된 것에 비해 우리의 톰 크루즈의 키는 너무나도 작았다는 것이 오류라면 오류일 수 있겠지요. (프로필 상 톰 크루즈의 키는 170Cm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콘 '네가지'의 허경환 씨 키와 비슷합니다. ^^; )

 

이 영화의 출연진도 화련한 편인데요. 여주인공인 로자먼드 파이크는 냉정하지만 자신의 사건을 맡을려는 의지는 대단한 여변호사 헬렌 역을 맡았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녀의 필모그레피인데요, 007 시리즈인 <어나더데이>에 할 베리와 같이 본드걸로 출연한 그녀는 몇 년후 007의 패러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쟈니 잉글리쉬2:네버다이>에 출연하여 미스터 빈으로 알려진 로완 아킨슨과 호흡을 맞추기도 하였습니다. (얼마전 캐이블로 이 작품을 보았는데 코믹한 모습도 보이는 배우이더군요.)이외에도 말이 필요없는 명배우 로버트 듀발이 후반에 등장해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주었고요, 괴짜 감독이자 거장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베르너 헤어조크가 출연하기도 하였습니다. 베르너 헤어조크는 최근 3D 다큐 <잊혀진 꿈의 동굴>를 연출하여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친 액션을 기대하신 분들이라면 실망하셨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원작이 추리물이라는 성격이 강하므로 액션을 더 강화시켰더라면 오히려 원작의 느낌을 발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하고 거친 액션만 생각하기 보다는 때로는 날 것의 액션에서 쾌감을 느껴보는 것도 어떨까 싶습니다.

오히려 이제는 우리가 이런 아날로그 액션에 길들여지는 것이 더 어떨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PS. 이 영화의 번역은 이미도 씨가 했습니다. 이 분의 번역실력은 놀랍죠. 

하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번역 문제가 올라오는 것도 사실이죠. 그걸로 따지면 최근 개봉된 <로봇 앤 프랭크>의 번역 사건(?) 보다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