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미친 사랑... 그래도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독특하게 힐링하는 방법을 보여주다.

송씨네 2013. 2. 27. 01:38

 

140자로 말해봐!

미친사랑, 지랄같은 사랑은 아마 이들을 두고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신적으로는 완전치 못한 사람들이 그것을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어내는 과정이 좋았습니다. 로멘틱 코미디지만 과장스러운 코미디는 없었습니다. 

 

이 영화, 이렇게 보세요.

이런 영화도 힐링에 속할까요? 힐링이라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많은 것을 보면 독특한 방식의 힐링영화들도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아울러 이 영화는 춤이 등장하는 영화입니다. '댄싱 위드 더 스타'스러운 장면도 많고 실제 영화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언급하는 대사도 등장하지요. 남녀가 한 마음으로 댄스를 통해 극복하는 과정은 <더티 댄싱>을 비롯해 많은 영화에서 보여주는 장면들입니다.  

 

우리는 불같은 사랑을 꿈꿉니다.

하지만 여러 방해 요소들이 사랑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기도 하지요.

여기 미친 사랑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미친 사랑을 넘어서는 거의 지랄에 가까운 이상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 힐링을 찾은 사람들... 이런 힐링 보셨나요?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원제 Silver Linings Playbook) 입니다.

 

 

 

 

'더욱 더 높이'... 올림픽 슬로건스러운 문장을 벽에 붙이고 이 남자는 오늘도 생각합니다.

드디어 8개월만에 세상의 빛을 본 팻(브래들리 쿠퍼 분)은 아내 니키(브레아 비 분)의 불륜현장을 어지럽힌 죄로 정신병원에 갖혀 지냈습니다.

니키의 불륜남을 때려눕혔기 때문이죠. 이로 인해 니키와 함께 일하던 학교에서도 짤리고 접근금지 명령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발생되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의 아버지(로버트 드 니로 분)와 어머니 돌로레스 여사(재키 위버 분) 덕분에 나름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불법도박으로 돈을 모은 것도 모자라 그 돈으로 식당을 개업하시겠다는데 그럴려면 행운이 담긴 손수건은 물론이요, 아버지가 응원하는 미식축구 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경기를 억지로 봐야 합니다.

그러던 와중 절친 로니(존 오티즈 분)의 초대로 그의 집에 방분했다가 그의 아내 베로니카(줄리아 스타일스 분)의 여동생이자 사고로 남편을 잃은 티파니(제니퍼 로렌스 분)와 합석을 하게 됩니다. 직설적인 성격의 팻이 티파니에게 물어본 것은 다름아닌 남편이 어떻게 죽었느냐는 당당히 불쾌하고 황당한 질문이었습니다.

불편한 만남 후 집으로 향하는 길에 티파니는 자신과 잘 수 있게 해주겠다고 유혹 아닌 유혹을 합니다. 그래도 오로지 팻의 마음은 일편단심 니키 뿐...  

팻과 티파니는 조깅을 하다 다시 만나게 되고 서로에 대한 오해도 풀게 됩니다. 거기에 니키에게 자신의 마음을 알릴 수 있는 편지를 전달해 줄 수 있는 기회까지 얻습니다. 하지만 조건은 티파니와 같이 댄스 경연대회에 출전해야 한다는 것!

이렇게 하여 조울증 환자 섹스 집착증 환자가 대회를 준비하는 묘한 상황이 시작됩니다.

거기에 두 가지를 동시에 내기를 거는 모험까지... 이글스는 달라스 카우보이를 이겨야 하며 티파니와 팻은 댄스 경연대회에서 우승이 아닌 평군 5 점 이상이라도 받아야 하는 상황...

이 황당한 내기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그리고 이들 미친 사랑의 끝의 종지부는 어떻게 될까요?

 

 

 

 

 

미친 사람과 미친 사람이 만나서 사랑을 이룬다면 어떻게 될까요?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줄 것 같지만 의외로 이 작품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그런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훈훈함과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는 점이라고 봅니다. 매튜 퀵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전혀 평범하지 않은 두 남녀가 자신의 쓸대없는 집착에서 벗어나 사랑으로 극복하는 이야기의 영화입니다.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챕터로 구성된 작품이기에 몇몇 이야기는 빠진 상태에서 영화를 구성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팻의 가족 구성원이죠. 도박으로 식당을 여는 아버지와 아내에게 버림받은 것도 모자라 변호사인 형 제이크(쉬어 윙햄 분)까지 무시당하는 우리의 주인공 팻이 바로 그들이죠. 거기에 말도 안되는 이유로 여러번 정신병원에서 퇴원 명령을 받지 못했던 팻의 친구 대니(크리스 터커 분)에 행복해보이지만 뭔가 삐딱해 보이는 공처가 로니와 그를 붙들고 있는 아내 베로니카도 어떻게 보면 제정신은 아닌 것 같습니다. 베로니카의 여동생 티파니도 언니와 비교를 당하고 있으니 이런 부분에서는 팻과 동병상련이기도 하고요.

 

 

조울증에 걸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팻은 헤밍웨이 소설의 결말에도 화가 나고 그의 정신과 주치의 클리프(아누팜 커 분)가 트는 음악에도 분노를 참아내지 못합니다. 약을 끊으려고 일부러 그랬던 것인데 오히려 그게 화가 된 것이죠. 결국에는 니키와의 추억을 잊지 못해 결혼식 비디오를 찾다가 결국에는 별 것 아닌 이유로 화를 내고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내몰리게 된 것이죠.

그렇다면 티파니는 어떠했을까요? 남편을 잃은 나머지 다른 것에 집착한 그녀는 자신의 회사 동료들과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되고 이로 인해 회사에서는 해고되는 사태에 벌어지게 됩니다. 무언가를 잃었다는 것에 대한 표출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섹스 밖에 없었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것을 극복한 계기가 생기게 되었으니 바로 영화에서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 댄스 경연 대회였습니다. 이것으로 서로의 관계도 회복하고 힐링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으니깐요. 우리나라에서도 한 캐이블 프로그램에서 부부싸움으로 이혼직전으로 간 부부들에게 댄스 스포츠라는 솔루션을 적용해 치료를 했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춤이 의외로 힐링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기존의 힐링이라는 방법을 다른 방식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특이한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힐링의 대상이 모두 정신적인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춤 가운데에서도 댄스 스포츠라는 것이 혼자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런 점에서 마땅한 스승이 없는 상태에서 서로를 의지했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대목이거든요.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억지감동으로의 힐링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힐링을 강조하다보면 생기는 것이 극적인 상황과 눈물 몇 방울 흘리고 감동적인 장면 집어넣고 앤딩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이 영화에서는 그런 억지 감동이 없다는 것입니다. 억지로 심각한 상황을 보여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문제를 보여주고 코믹한 상황에서 서서히 힐링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감동으로 힐링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코믹으로 힐링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이 영화는 그런 점에서는 매우 특이했던 영화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징크스를 극복하는 과정도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인데요. 팻의 아버지가 티파니에게 너로 인해 이글스 팀이 지고 있다고 막말을 퍼붓자 일일히 증거를 대며 그것은 잘못된 징크스에 집착한 결과라며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티파니 자신도 관심없어 하던 분야라 인터넷으로 경기 결과를 분석했고 그 부분을 설명하자 팻의 아버지도 그것을 수긍하며 반대로 티파니를 돕는 조력자로 변화하게 된 것이죠.

저에게도 징크스가 있고 많은 분들이 징크스가 있지만 어쩌면 미신이나 징크스를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이며 잘못된 생각과 사고방식으로 일을 그르치게 만드는 것도 우리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팻의 아버지의 징크스를 이야기하는 에피소드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네요.

 

 

이 영화를 저는 좀 늦게 봤는데요. 묘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마침 85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결과들을 SNS로 우연치 않게 봤는데 바로 이 영화의 주연인 제니퍼 로렌스의 여우주연상 소식이 들렸기 때문이지요.

이 영화를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사실 코미디 영화가 상을 받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제니퍼 로렌스는 아직 젊은 나이라서 내공이 부족하고 경력이 다른 후보 배우들보다 적기 때문에 수상의 가능성은 적다고 보는게 맞을 수도 있거든요.

<원터스 본>에서 갸날프지만 누구에게도 지지않았던 악바리 소녀에서 <힝거게임>으로 서서히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더니 이제는 관객을 들었다 놨다하는 노하우까지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녀의 활약상은 기대해볼만하다고 봅니다.

 

 

이 영화는 아무래도 댄스 스포츠를 후반에 내세워서 그런지 익숙한 팝이 많습니다. 스코어도 영화속 팝으로 모아놓은 OST와 데니 엘프먼이 만든 곡으로 모은 OST로 두가지 버전이 나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킬 빌2>의 OST로 알려진 'Goodnight Moon'나 밥 딜런의 'Girl From The North Country'도 있지요.

OST 수록곡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영화 <어둠속에 벨이 울릴때>(1971)의 OST로 알려진 'Misty'도 이 영화에서 들어볼 수 있고요. 무엇보다도 저는 팻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이 노래가 궁금했습니다. 바로 스티비 원더의 'My Cherie Amour'입니다. 들어보시면 그가 왜 분노하게 되었을까라는 의문이 다시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이제는 힐링을 이야기하는 것도 지겨워지는 순간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책과 영화, 드라마에 쇼 프로그램까지 모두 힐링을 말하고 있으니깐요.

눈물과 감동만 주는 것이 꼭 힐링이라는 법은 없습니다. 가볍게 웃으면서 공감하면서 저절로 힐링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니깐요.

그런점에서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조금은 특별한 힐링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