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위대한 개츠비]너무 내게는 과분한 이웃... 명작을 화려게 바꾸는 바즈 루어만의 힘!

송씨네 2013. 5. 17. 18:52

 

이 영화, 이렇게 보세요

아시다시피 이 작품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원작 소설로 만든 작품입니다. 세계가 사랑하고 지금도 많은 곳에서 읽혀지고 있는 소설이죠. 당연히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리메이크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죠. 아울러 F. 스콧 피츠제럴드는 과연 어떻게 살아갔을까가 궁금하다면 우디 앨런의 영화인 <미드나잇 인 파리>(2011)에서 어느 정도 추리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또한 바즈 루어만 감독의 전작들을 보시는 것도 추천. 왜냐하면 기존의 문학이나 원작, 원형이 되는 작품들을 절대 평범하게 만들지 않는게 그의 스타일이기 때문이죠. <로미오와 줄리엣>(1996)을 갱스터 무비로 만들고 <물랑루즈>(2011)를 뮤지컬 무비로 만드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140자로 말해봐!

바즈 루어만 감독의 끝나지 않은 쇼쇼쇼... 똥고집에 가까운 스타일을 유지하지만 그것이 실패한 적이 없다는게 그의 영화 특징이죠. 모두가 사랑하는 스테디셀러를 현대적 감각으로 고친 것은 훌륭하지만 음악이 절제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저는 늘 말씀드리지만 책과 담을 쌓는 녀석입니다. 따라서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부분이 글에 대한 지식이 별로 많지 않다는 것이죠.

대신 압축된 줄거리나 인터넷의 텍스트로 정보를 얻어가는 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절대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영화블로거의 최대의 약점은 소설이나 문학이 영화화 될 때 인데 그것을 책으로 읽어야하는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오늘 소개할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원작은 전혀 읽지 않는 상황에서 쓰는 리뷰라는 것을 말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바즈 루어만이 절대 이 평범한 문학작품을 절대 평범하게 그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말이지요.

영화 <위대한 개츠비>(원제 The Great Gatsby) 입니다.

 

 

 

 

 

 

어느 조용한 요양원... 한 남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바로 이웃이었던 남자, 친절했고 다정했지만 그에게는 너무 과분했던 이웃... 개츠비에 대해서 말이죠.

1922년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일하는 닉(토비 맥과이어 분)은 남는 시간에는 자신만의 일상에 빠져 하루를 보냅니다.

미국은 당시 경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절이었고 금주령까지 더해지면서 사람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기만 했었죠.

그것과 상관없이 닉에게는 평범한 하루의 연속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로 옆집에 살고 있는 개츠비라는 이에게 초대장을 받은 것이지요.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옥스포드를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사람을 여럿 죽였다는 이야기도 있으니깐요.

바로 옆집이지만 가까이 할 수 없는 닉에게는 좋은 기회. 하지만 초정장 없이도 개츠비의 파티는 인산인해에 누구든 출입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닉은 베일에 쌓여있던 개츠비(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을 만나게 되지요.

한편 길다란 강 건너편에서 개츠비의 집을 바라보는 방향에서 살고 있는 데이지(캐리 멀리건 분)은 닉의 사촌 여동생으로 지금은 톰(조엘 에저튼 분)이라는 갑부와 살고 있지요.

하지만 데이지에는 아픈 과거가 있었습니다. 전쟁에 나간 개츠비는 데이지와 연인 사이였고 돌아오겠다는 기약만을 남긴 상태에서 그렇게 떠났기 때문이지요.

오랜만의 재회이지만 두 사람은 서먹서먹합니다. 더구나 데이지는 톰과의 관계가 너무 무미건조한 삶을 살았던지라 전환점도 필요했고요.

두 사람의 만남은 깊어가고 그럴 수록 그 화려했던 개츠비의 파티 횟수는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톰은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아차리게 되고 모두를 사랑했던 데이지는 톰과 개츠비 모두 놓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가운데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고 이들의 삶은 점점 꼬여만 갑니다.

 

 

 

 

 

기본적인 줄거리로 보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혹은 불륜 이야기로 보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그렇다면 이 단순해 보이는 줄거리를 바즈 루어만은 어떻게 바꾸었을까요?

바로 그의 주특기인 현란한 영상과 음악들이 그것이죠. 보통 음악 이야기를 제가 리뷰 후반에 이야기하지만 오늘은 앞에 끌고 올 수 밖에 없는 것은 바로 이 영화가 의외로 음악의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바즈 루어만의 전작인 <물랑루즈>를 통해 그 현란함의 끝이 어디인가를 봤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보지는 못했지만) 이후 영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그 현란함은 줄어들었지만 바즈 루어만에게는 참으로 근질근질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겠지요.

그리고 다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문학 작품을 통해 그의 스타일대로 다시 선보이는 모험을 감행합니다.

 

바즈 루어만의 특징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음악, 알고 있는 문학을 자신의 스타일로 뒤집는 것이 특기이다보니 이 작품에서는 과연 어떻게 뒤집었을까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랑루즈> 이야기를 앞에 드렸지만 기존의 우리가 알고 있던 팝을 뮤지컬 스타일로 바꿔서 만든 것도 고정관념을 깨는 그의 스타일 중의 하나이지요.

<위대한 갯츠비>도 그런 그의 스타일을 그대로 끌고 옵니다.

특히 그가 음악을 많이 사용하는 상황 역시 축제의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개츠비의 파티 장면에서 집중적으로 사용되고 있지요.

더구나 음악에도 있어서 1920년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힙합음악이나 리믹스로 재창조된 팝들을 영화에 등장시켰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현대에 유행하고 있는, 유행했던 히트곡을 중심으로 말이죠.

사실 요 부분은 조금은 호불호가 많을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존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삽입곡들의 스타일을 완전히 해체시킨 경우이니깐요. 그런 그의 혁명적인 발상은 칭찬해야 할 부분이지만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20년대의 본질적인 의미를 그가 스스로 망가뜨리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 부분을 옳게 보긴 그렇다는 생각도 듭니다.

 

자, 그 다음은 그의 주특기인 영상 부분을 살펴보지요. 이 영화는 3D로도 볼 수 있습니다.

액션 장면도 거의 없는 문학을 원작으로 한 작품에서 무슨 3D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클레식과 최첨단의 크로스오버는 최근들어 계속 보여지고 있는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아티스트>(2012)는 아예 과거로 갔으며, <휴고>(2012)는 영화의 탄생과정을 이야기하였지만 이 작품 역시 3D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플>(2013)은 클레식한 오프닝을 선보이기도 했지요. <위대한 개츠비>의 오프닝도 흑백화면으로 스크레치 당한 듯 한 느낌을 주는 방식에서 이 영화의 제작사인 워너 브라더스와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의 로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과거로의 퇴행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첨단사회에서의 클레식한 스타일을 보여줌으로서 옛날 사람은 이렇게 살았다는 것을 요즘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으로도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이 영화가 3D로 볼 가치가 있는가는 의문인 것은 사실이죠.

 

폭스나 워너의 영화들이 영화개봉 하루 전날 쯤 기자시사회를 하는 상황이라 일반시사도 없는 상태에서 관객과 기자들의 평을 실시간으로 볼 수 없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지요. 그런지는 몰라도 이 작품에 대한 3D로의 감상의 필요성은 저도 의문이었습니다. 트위터로 올라온 어느 기자분의 의견을 듣고 그냥 2D로 감상을 했고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눈발이 휘날리거나 1920년대에 한참 개발중인 미국 뉴욕의 모습을 CG로 점점 가까이에서 멀리 잡는 부분이 많고 개츠비나 데이지의 저택을 잡는 부분에 있어서도 빠르게 화면을 잡는 부분에서의 영상등은 탁월하다고 봅니다. 굳이 느끼고 싶으시다면 3D도 말리지는 않겠지만 2D로 봐도 무방한 장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죠. 분명한 것은 바즈 루어만의 영상 스타일은 진일보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후퇴하지도 않는 그냥 평이한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른바 디카프리오의 리즈시절(전성기)를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의 모습들이 많았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청춘스타로 발돋음한 것은 바로 바즈 루어만 감독의 공이 컸기 때문이지요.

얼마전 개봉된 <장고:분노의 추적자>에서의 디카프리오의 모습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악역이라서 그런지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분들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죠.

그런점에서 디카프리오를 비록 꽃미남으로는 만들지 못했지만 꽃중년으로 어느 정도 복구시켰다는 것은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점점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하고 있는 캐리 멀리건이나 액션 히어로에서 점차 드라마적인 영화에서 얼굴을 비추는 토비 맥과이어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톰의 정부로 등장해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머틀 역의 아일라 피셔나 인도의 국민배우인 아미타브 밧찬을 발리우드 영화가 아닌 헐리웃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매우 반가웠던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음악 이야기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틀을 깨는 음악이 많았습니다. 호불호는 확실히 갈리겠지요.

특히나 비욘세 & 제이 지 부부의 음악들이 영화에서는 많이 들리는데 그것도 그럴것이 이 영화의 전체적인 프로듀서를 제이 지가 맡았다고 하네요.

자... 수많은 곡들이 인상적이지만 제 머릿속에 남는 곳은 다음에 소개할 음악인데요. 이 곡을 이렇게 바꿀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했을 것입니다.

영국의 뮤지션인 에밀리 산데(Emeli Sandé)가 부른 비욘세의 명곡 'Crazy In Love'입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권력이나 구설수에서는 어느 인간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이야기합니다.

사랑하던 사람도 배반하고 그렇게 자신을 떠받던 추종자들도 죽음과 구설수에서는 나약한 인간으로 밖에 볼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건너편 데이지의 집 앞의 선착장 불빛이 비추기만을 기다리던 개츠비의 지고지순한 사랑도, 그가 온갖 누명을 쓰고 스스로 소멸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희생하는 삶이 바보 같아 보이면서도 동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권력을 이용한 인간이라고 그를 욕할 수 있겠지만 사랑만큼은 절대 권력의 힘을 이용한 것이 아닌 자신의 순수한 사랑임을 보여주는 부분만 봐도 알 수가 있지요.

 

<위대한 개츠비>는 문학 작품으로 가치가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바즈 루어만 감독의 스타일로 바꾸면서 전혀 새로운 영화가 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오늘 리뷰는 '호불호'라는 단어를 정말 많이 씁니다만 정말 특히나 그의 영화들이 대부분이 그렇지만 이 작품에서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것은 분명합니다.

문학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불쾌할 것이고 새로운 방식의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열광하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