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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유예]그들은 왜 슬픈 자유이용권을 끊었는가? 슬프지만 유쾌함을 가진 다큐!

송씨네 2013. 6. 13. 00:35

※ 이 영화는 개봉 예정일이 불투명한 영화입니다. 이유는 리뷰에 설명하겠습니다. 따라서 만약에 보실 분이라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140자로 말해봐!

자유이용권을 획득한 사람들... 하지만 그게 슬픈 이용권이라면 어떨까요? 청년유니온의 탄생과정과 젊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모습, 최저임금제 등을 다룬 다큐입니다. 우울하지만 우울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모습들이 보입니다.

 

이 영화, 이렇게 보세요

이 사회와 싸우고 불합리를 이겨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습니다. 얼마전 소개한 <예스맨 프로젝트>가 청년유니온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야할까요?

 

 

 

 

아시다시피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실업이 오십만명에 육박해있는데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공교롭게도 위의 대사는 2003년 MBC 시트콤 <논스톱 4>에서 신화의 엔디가 항상 외쳤던 말 중의 하나입니다.

아, 근데 정확히 10년이 지난 지금  오십만명이 아니라는 소식... 그렇다면 청년실업자와 백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 마련한 한국영화 쇼케이스에서 만난 다큐 <청춘유예>(영문원제 Lost Our Generation)입니다.

 

 

 

 

 

첫번째로 보여지는 화면는 작은 고시촌의 모습입니다. 정재영 씨는 신림동 고시원에서 구직을 준비중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안창규 감독의 가장 절친이기도 하죠. 그는 개 사료 공장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람도 못먹어보는 온갖 고기로 이용한 사료를 만들고 있는 자신은 정작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반찬도 마찬가지... 두부 한 모를 사서 사등분으로 나눠 먹는게 그의 식사방법이죠.

지지리 궁상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가난한 이들에게는 이것도 사치일지도 모릅니다.

 

대학 졸업반인 정유미 씨는 방송국 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청년실업 100만 시대에 주인공이 된 그녀는 취직은 어렵지 않지만 어떤일을 할 것인가가 가장 힘들다는 것이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죠. 이럴 때는 누굴 원망해야 할까요? 그녀의 도전은 아직도 현재 진행중입니다.

 

임기웅 씨는 촬영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말이 프리렌서이지 부르면 촬영을 하러 나가야 하는 이른바 '호출근로'입니다.

작가 지망생이지만 그는 자신이 없습니다. 어쩌면 얼마전 세상을 떠난 故 최고은 작가의 경우처럼 능력을 인정받으면 오히려 굶어주는 아이러니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게 괴롭기만 합니다.

 

콜센터에서 일하는 한진화 씨의 이야기는 가장 공감이 갔습니다. 저도 콜센터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으니깐요.

온갖 진상의 고객들을 만나고 실적을 올리지 못하면 퇴근은 힘든 상황입니다. 실적으로 움직이는 콜센터의 특성상 만만치 않은 상황이죠.

공기업 계약직의 한지혜 씨는 그야말로 속된 말로 시다바리의 대표적인 케이스이죠. 계약직이라고 괄시받고 무시당하는 상황이 유쾌할리가 없지요.

 

 

 

난 어느 곳에도 없는 나의 자리를 찾으려 헤메었지만 갈 곳이 없고 우리들은 팔려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서글픈 작별의 인사들을 나누네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넌 행복해야 해 행복해야 해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널 잊지 않을게

-브로콜리너마저의 '졸업' 중에서-

 

이들의 이야기가 소개되는 과정에서 하나의 사건이 등장하게 됩니다.

30분 배달 보증제의 한 피자업체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이 배달도중 버스에 치여 그자리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30분이 넘어가면 50% 할인, 45분 이후는 무료... 그리고 이 모든 금액은 배달원이 책임져야 합니다.

 

이렇게 슬픈 사연을 지닌 이들의 모습이 전반부에 소개된다면 후반에는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로 여기서 탄생한 것이 청년유니온인 것이지요. 하지만 청년유니온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청년유니온의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지요. 단체는 인정하지만 그 속의 노동조합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무조건 반대... 하지만 노동부 장관에게 물어봐도 노동부 장관은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뾰족한 대답을 내놓지 못합니다.

단지 이유라면 실제 노동자가 없고 실직자로 구성된 사람들을 노동조합원으로 간주해야 하느냐의 문제이지요.

 

그들의 투쟁은 어떻게보면 참으로 무모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반값등록금 운동에 같이 동참하는 것은 물론이요, 주휴수당에 대한 부분도 관심있게 접근하고 있으니깐요.

말도 안되는 규정을 만들고 제대로된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때문이죠. 스타벅스는 가장 악질이었으며 커피빈은 스타벅스의 나쁜 버릇을 배우려다가 반발을 사게 됩니다. 미국진출을 하려던 카페베네가 청년유니온의 이야기를 받아들여 결국 더 이상의 충돌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요.

 

 

다큐 <청춘유예>는 위기에 몰린 청년실업자들, 취업생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자칫 청년유니온의 성공기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안창규 감독도 이 점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는 이런 성공사례를 많은 이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갖을 수 있는 무언가의 힘이 생기기 때문이죠.

장난스럽게 시작할 줄 알았던 전국백수연합 같은 단체가 다양한 사업안을 모색하는 경우처럼 말이지요.

 

청년유니온 회원의 일부는 결혼을 했고, 청년 유니온의 초대위원장인 김영경 씨는 사회분야에 진출하여 지금도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청년유니온은 여전히 최저임금제에 대해 고민하고 현재는 미용실 스텝들의 불합리한 근로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안창규 감독은 부천의 영상미디어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여전히 영상을 찍고 있고 심지어는 청년유니온에도 가입하여 활동중입니다.

 

이 영화는 인권영화제를 비롯 다양한 영화제에서 상영되어 좋은 반응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극장 개봉은 추친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이 작품을 보고 싶으시다면 공동체 상영을 이용한 상영방법이나 특별 상영전을 찾아서 기다리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배급을 담당하는 시네마 달에 문의하시거나 이 영화의 감독인 안창규 감독의 공식 블로그인 http://lost-our-generation.tistory.com 에 문의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 누군가는 해피엔딩을 맞이했고 누군가는 아직도 행복하게 살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부른 노래처럼 그들은 슬픈 자유이용권을 끊었지만 언젠가는 그 자유이용권이 희망의 자유이용권이 되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겠지요.

 

전쟁 같은 알람 소리에 억지로 눈을 뜨고 밖으로 나가 보니 따사로운 아침 햇살이 오늘도 반갑게 나를 맞아 주네
오늘은~(오늘은~) 일요일인데 시간이 바로 돈인 비정규직이라서 자유이용권 이용권을 갖고서 놀이동산에 가고도 싶은데.
내 자유는 어디에서 사야하는 건가요? 시급 4320원이면 언제나 어디서나 써먹을 수 있는 나.
내 인생은 자유 이용권 인생
가끔은(가끔은) 나의 인생이 커피나 타고 복사나 하다 끝날까봐 무서워 자유이용권 이용권을 갖고서 애인과 데이트도 해보고 싶은데.
내 인생 그런 사치가 올 수 있을까요?
월화수목금금금 노예인생 미래도 희망도 찾을 수가 없는데.내 삶을 그 누가 구원해 줄 수 있을까요?
자유이용권 이용권을 갖고서 놀이동산에 가보고 싶어요.
그날이 언제 나에게로 찾아올까요?
자유이용권인생을 끝내고 내 진짜 자유를 찾고 싶어요.
따뜻한 미소로 날 안아 주세요.

-'자유이용권 인생'(작사.작곡 김형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