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투 마더스]너희 엄마 친구를 탐하지 말라! 에로틱의 끝을 향해 가는 영화...

송씨네 2013. 8. 21. 23:24

 

 

무더운 여름이 서서히 끝나가는 시점입니다.

아마도 이 리뷰가 올라갈 쯤이면 그야말로 끝물을 향해 달려가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아직 여름은 여름이죠.

근데 지금 이야기할 네 명의 남녀도 그야말로 여름의 끝, 성장통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위험한 사랑, 그리고 위험한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영화 <투 마더스>(Adore)입니다.

 

 

 

어느 바닷가... 두 소녀의 모습이 보입니다.

마치 그들이 오래전부터 소유한 것처럼 그들앞에는 뗏목이 앞에 있고 그렇게 두 사람은 우정을 키워왔습니다.

오랜 죽마고우인 릴(나오미 왓츠 분)과 로즈(로빈 라이트 분)은 오랜 시간을 친구처럼, 이웃처럼, 자매처럼 살아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자녀가 생겼지요. 듬직한 아들인 톰(제임스 프레체빌 분)과 이안(자비에르 사무엘 분)이 그들이죠.

하지만 행복도 잠시... 릴의 남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면서 아들 이안과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두 가족의 왕래가 잦은 편이라 아무렇지 않게 서로 오가던 어느 날...

이안은 로즈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오게 됩니다.

이것을 목격한 톰은 이 사실을 이안의 어머니인 릴에게 이야기 하게 되지만 믿을 수 없는 현실에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톰과 릴 역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한편 로즈의 남편인 해롤드(벤 멘델슨 분)은 좋은 일자리가 생기게 되면서 정든 마을을 잠시 떠나기로 합니다.

로즈와 해롤드는 주말부부가 되어버린 상황이죠.

아버지의 부재, 남자들의 부재.... 그리고 두 가족이자 네 남녀만 남은 상황입니다.

2년이 흘렀고 톰은 무대연출가가 되어 있었고 이안은 릴이 일하는 회사에 근무하게 됩니다.

어느 덧 톰과 이안도 또 다른 사랑을 해야하는 상황이고 로즈와 릴 역시 그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톰과 이안은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고 결혼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끝날 줄을 모릅니다. 아직 끝난게 아니기에...

 

 

 

우리가 느끼는 혹은 알게되는 비정상적인 여러 종류의 사랑이 있는데 동성애 부분은 판단을 잠시 미룬다고 하더라도(참고로 저는 이성애자이지만 동성애를 부정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어처구니 없는 사랑들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그 대표적인 것이 남의 여자 혹은 남자를 사랑하는 '친구에 친구를 사랑했네' 식의 이야기일 것입니다. 거기서 더 나아간다면 아버지 혹은 어머니가 자신의 자식을 애정을 넘어선 사랑을 하는 경우도 있지요. 물론 대부분이 이런 경우는 친아버지나 친어머니가 아닌 게부와 계모의 경우이지만 간혹 이런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점으로 볼 때 <투 마더스>의 네 남녀의 사랑은 다소 약하다고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강도만큼은 우리가 위험한 사랑이라 이야기하는 근친상간과 맘먹는 수준입니다. 친구의 어머니를 사랑한다는 것 자체로도 이건 정상적인 사랑이라고 볼 수는 없지요.

 

그러고 보면 참으로 이 영화는 자극적인 영화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예고편만 접하신 분들에게는 이제 프랑스 영화도 일본의 일부 핑크 무비(로망 포르노)처럼 막가는, 엽기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네... 맞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영화는 선정적이며 위험한 부분이 많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극적이고 보는이에 따라 불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 네 명의 남녀를 통해 불편하지만 그들이 왜 사랑할 수 없는가에 대한 이유를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영화가 그렇듯 위기가 찾아오고 그렇게 그들은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를 하는 것처럼 영화가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결혼에 꼴인하면 더 이상 이런 위험한 사랑은 어느 쪽에서 포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절대 STOP... 중단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톰은 뮤지컬 '시카고'에 록시 역을 맡았던 매리(제시카 토비 분)에게 약간을 호감을 갖지만 여전히 릴과의 사랑에서 갈등을 하지요.

로즈에게 일부러 버럼을 받게 된 이안 역시 한나(소피 로우 분)의 지극정성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됩니다.

자... 그리고 그 다음 장면은 그들이 결혼하여 얻은 자녀들 포함 8명이 나와 한가롭게 해변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해피엔딩으로 가기 딱 좋은 장면이죠. 그러나 영화는 이 부분에 있어서 절대 호락호락하게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그들의 비극은 이제부터 시작되었고 마치 제작진들은 '어서와, 이런 비극은 처음이지?'라고 놀려먹는 느낌마져도 듭니다.

하지만 남자의 부재, 아버지의 부재, 그리고 그들이 함께한 뗏목과 바다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어버린 장본인이라는 것은 영화를 보신 분들도 아마 충분히 공감하시리라 봅니다.

톰의 아버지는 자주 일터로 나가서 볼 수 있는 시간이 없으며 이안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버지의 부재가 시작되는 상황이죠.

하지만 톰과 이안은 남자인데 왜 남자의 부재냐고 이야기하실 것입니다. 그들은 분명 성인남자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경험이 전혀 없는 쑥맥들이죠.

그리고 결국 선택한 것이 내 친구의 어머니였으니 과연 이것이 남자다운 사랑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그렇기에 이 영화에서는 아버지와 더불어 남자가 실종된 영화라고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심지어는 마을에서 유일한 남자(?)인 릴의 직장동료인 사울(게리 스위트 분) 또한 릴에게 자꾸 질퍽대는 구애를 한다는 점에서는 남자라고 보기에는 좀 애매한 구석도 있다는 것이죠.

 

이 영화는 <포레스트 검프>의 로빈 라이트와 <더 임파서블>의 나오미 왓츠가 등장하는데요. 왕년에는 미모를 담당했던 그녀들이지만 중년에서는 보통 그런 빛이 사라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들의 매력을 발산하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습니다.

사실 두 아들들로 등장한 두 남자 배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알려진 배우들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나마 <이클립스>로 얼굴을 비춘 자비에르 사무엘 정도가 주목할만한 배우라는 것이죠.

 

♪이 곡 어때요?

이 영화에는 많은 음악들이 등장하는데요. 로즈와 릴의 집은 하나의 파티장이 되어 계속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톰과 이안의 결혼식 파티와 피로연에서도 수많은 음악들이 등장하는데 소울이거나 디스코 풍의 음악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냥 춤을 추라고 틀어놓은 음악들이죠. 물론 영화 <바시르와 왈츠를>(2008)에 등장한 'The haunted ocean 1'처럼 다소 생뚱맞은 곡도 있지만요.

제가 고른 음악은 Frankie Goes to Hollywood라는 그릅의 음악으로 1980년대 음반을 발표했지만 오래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의 팀이라고 하네요.

그들의 음악중 'Relax'라는 곡입니다. 노래 제목과는 달리 절대 '릴렉스' 할 수 없는 곡이죠. ^^;

 

 

 

 

 

 

 

<투 마더스>는 분명 정상적으로 보이는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분의 말씀처럼 '불륜과 막장도 고품격으로...'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영화입니다.

도리스 레싱의 단편소설 <그랜드 마더스>의 상상력이 이렇게도 커질 수 있겠구나 싶겠지만 그래도 영화는 영화고 소설은 소설일 뿐이니깐요.
적어도 가치관이 있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겠지요.

아슬아슬한 사랑에 관한 또 다른 영화인 <이 투 마마>(2001)의  제목처럼 '나는 너희 엄마랑 잤어!'라는 위험한 농담 따먹기는 적어도 하지는 않을테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