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슈퍼배드 2]악당의 갱생 도전기 그 후... 난잡할수록 더욱 재미있는 작품?

송씨네 2013. 9. 9. 22:29

 

 

 

※ 본 리뷰는 2D 버전, 자막으로 관람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9/25) 우리말 더빙 성우분들의 자료가 추가되었습니다. 저 송씨네는 우리말 더빙의 성우 스텝분들의 크레딧도 필요하다는 부분에 동의하며 추가하는 바입니다.

 

악당이 착하게 변하는 경우는 쉽지 않습니다.

괴물 슈렉도, 외계인 같은 외모의 메가마인드도 그랬죠. 악당들에게 있어서는 갱생하기 위해서는 그 유지 기간이 필요합니다.

자, 그렇다면 착해진 전직 악당... 많이 시시해질 것 같은데 이런 이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은 어떤게 있을까요?

세 아이의 아빠가 된 그루... 그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악당 갱생프로젝트 그 이후... '슈퍼배드'의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애니메이션 <슈퍼배드 2>(Despicable Me 2)입니다.

 

 

악당 생활을 청산한 뒤 몇 년이 흘렀습니다.

그루(스티브 카렐 분, 이장원 분/목소리)는 세 딸의 아버지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마침 막내 아그네스(엘시 피셔 분, 김서영 뷴/목소리)의 생일이었고 성대한 파티가 진행중입니다.

파티를 위해 오기로 한 요정 역할의 대역이 오지 않자 직접 그루가 요정 노릇도 할 정도로 딸 바보가 되어버렸지요.

첫째 마고(미란다 코스그로브 분, 태연 분/목소리)는 나머지 여동생들을 지키느리라 바쁘고 둘째 에디트(데이너 게이어 분, 서현 분/목소리)는 새로운 무술을 연마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음... 그루의 충직한 친구들인 미니언들은 여전히 잘 지내고 있고요. 콜, 캐빈, 팀, 스튜어트, 필 등등의 친구들... (나머지 친구들은 시간관계상 생략하죠.)

그러던 어느 날 그루가 황당하게 납치를 당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루시 요원(크리스튼 위그 분, 조현정 분 /목소리)이 쏜 짜릿한 립스틱 전기총의 그 맛은 잊을 수가 없지요.

눈떠보니 그가 도착한 곳은 '악당 퇴치 연맹'의 본부로 왔고 북극의 비밀기지가 위험해 처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악당에서 정의의 사도로 변신할 시간... 루시와 그루는 유력한 용의자가 숨어있다는 첩보를 받고 쇼핑몰의 컵케이크 가게 주인으로 위장해 수사를 벌이기 시작합니다.

눈에 띄는 용의자는 없지만 오래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전설의 악당 엘 마초와 아주 흡사하게 생긴 멕시코 식당 주인인 에두아르도(벤자민 브랫 분/목소리)가 여간 신경이 쓰입니다.

한 편 아버지 그루를 만나러 온 세 딸들 중 첫째 마고는 안토니오(모이세스 아리아스 분, 이경태 분/목소리)라는 소년에게 반하게 되는데 운명의 장난처럼 하필 에두아르도의 아들이었던 것이죠.

그러는 사이 미니언들은 납치되고 악당으로의 쾌감도 없고 맛없는 젤리와 잼 외에는 수입원이 없는 그루와는 더 이상 일을 못하겠다고 떠난 네파리오 박사(러셀 브랜드 분, 장승길 분/목소리) 때문에 그루는 고민입니다.

과연 그루는 이 복잡한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 될 수 있을까요? 그나저러나 그 많은 미니언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비열한 나'(Despicable Me)라는 원제가 있음에도 <슈퍼배드>라는 제목으로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2010년 추석 시즌에 개봉되었고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2 편 역시 같은 추석 시즌에 개봉하게 되었는데요. 마치 명절에 성룡영화를 기다리는 기분이라고 해야할까요?

1 편이 그루가 악당에서 딸바보가 되는 과장을 다루는 이야기라면 2편에서는 완전히 딸바보가 된 이후의 생활상을 보여줍니다.

더 이상 나쁜 짓은 하지 않으며 앞에 이야기드렸던 부업으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고 보면 그 많은 미니언들과 세 딸들의 양육은 어떻게 할까가 사실 의심스러운 것도 사실이지요. 그런 그에게 악당이 아닌 정의를 위해 싸울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어집니다.

<슈퍼배드 2>는 바로 이런 그루가 악당에서 착한 스파이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장난스러운 악당의 본성은 남아 있지만요.

 

1 편에서 달을 흄치기 위해 좌충우돌 소동을 벌였다면 2 편은 북극 비밀기지를 난장판으로 만든 범인을 찾아냄과 동시에 세상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PX-41 용액의 행방을 찾기 위한 과정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그루의 새로운 파트너가 등장하는데 바로 여성 요원 루시이죠.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그녀는 그루와 떼로 몰려오는 미니언들에 절대 당황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지요. 그루의 납치 장면은 바로 루시의 실력을 볼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는 것은 새롭게 등장하는 보라색 미니언 입니다. 아주 노랗고 작고, 귀여우며 촐싹맞은 미니언 들은 두번째 이야기에서 큰 활약을 펼치는데 이와 반대되는 성격의 보라색 미니언이 등장해 그루를 비롯한 일행들을 놀라게 만들 예정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슈퍼배드 2>는 1 편이 그랬던 것처럼 상당히 혼란스럽고, 산만하며, 정신없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쾌하게 이 작품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미니언들의 역할이 크기 때문입니다. 조연들이지만 조연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지요. 다양한 성격과 외모를 지닌 미니언이 그루와 그의 세 딸의 시중을 드는 모습들이라던가 장난을 치면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은 상당히 유쾌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몸개그는 물론이요, 여전히 알아들을 수 없는 그들만의 언어로 떠드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더구나 자신들이 의문의 납치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인도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여유를 즐기는 모습도 재미있지요.

미니언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는 여유로움은 바로 '슈퍼배드' 시리즈와 상당히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지요.

 

또 다른 관점에서 볼 때 이 작품의 제작사인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사 로고 트레일러에 미니언의 모습을 끝까지 유지시키는 것도 이를 대체할 캐릭터는 지금도 없을 것이고 앞으로도 없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생각됩니다. 미니언은 일루미네이션 스튜디오의 영원한 마스코트라는 것이죠. 돈줄이기도 하고요.

픽사 영화의 오프닝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룩소 주니어'가 영원불멸로 끝까지 등장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 음악 어때요?

'슈퍼배드' 시리즈에서 음악을 빼놓는다면 이것은 '단팥 없는 찐빵'과 같은 느낌입니다.

팝도 많이 등장하지만 미니언들이 기존의 팝들을 다른게 해석해서 부르는 것도 이 영화의 재미이니깐요.

1 편에서 주요 주제가를 담당했던 페럴 윌리암스(Pharrell Williams)의 힙팝스타일의 곡들은 여전합니다.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Despicable Me'도 여전하며 영화의 오프닝에 그루 패밀리의 한가로운 한때를 보여주는 'Fun, Fun, Fun'도 이미 1편 에서 들었던 음악들이죠. 2 편에서도 페럴 윌리암스의 곡들이 몇 곡 더 나옵니다만 뭐니뭐니해도 이 OST에서는 미니언들이 주인공입니다.

가령 빌리지 피플(Village People) 명곡인 'Y.M.C.A'나 (우리나라에서는 배우 박중훈 씨가 CF에서 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고, 김수로 씨의 '꼭지점 댄스'도 바로 이 곡에 맞춰 등장했죠. 또한 뽕짝의 대가(!) 이박사는 '영맨'이라는 제목으로 바꿔 부르기도 했지요.),  올 포 원(All-4-One)의 'I Swear'를 미니언 버전으로 바꿔부르는 것도 잔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제가 고른 곡은 미니언 버전의 'Y.M.C.A'인데 분명 영어는 아니죠. 이거 에스파냐어 버전인가요?

 

 

 

 

 

 

<슈퍼배드 2>에서 굳이 메시지를 찾는 분이 계시다면 그냥 그런 생각은 접어 두시고 신나게, 신명나게 아이들과 보시길 권합니다.

물론 이 작품에서 메시지는 1 편과 마찬가지로 가족애가 아닐까 싶습니다. 3 편이 만들어진다면 그루 패밀리에 새로운 가족이 등장하면서 영화가 시작되겠지만 무엇보다도 1 편과 2 편에서 보여주는 가족애의 중요성은 여러번 말해봤자 입만 아프겠지요.

그냥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미니언 친구들과 함께 말이죠.

 

PS. 1 편 때도 저는 소녀시대의 태연, 서현 씨의 우리말 버전을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 편까지 캐스팅 될 정도면 괜찮았나 봅니다. 기회가 되면 우리말 더빙 버전도 한 번 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