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쿵푸 허슬

송씨네 2005. 1. 23. 08:22

한가로운 마을... 두 남자가 찾아온다.
내가 누군지 알어~!
큰소리 뻥뻥치는 이 두 사내...
뭘 믿고 그러는 거지?
이 마을은 돼지촌이라는 싸구려 티가 팍팍나는 마을이다.
이 마을의 주인들도 참 이상하다.
항상 쥐여사는 남편과 그의 부인은 항상 매맞는 남편의 본보기를 확실히 보여주는 아줌마이다.
평범해 보이지만 이 이상한 두 남자... 싱과 물삼겹의 등장으로 좀 활기가 띄는 듯 하다.
"내가 말이지... 도끼파야... 알어? 알면 돈을 내놔!"
그런데 마을 사람들 그들을 비웃어도 너무나 비웃는다.
정말 이상한 것은 이 마을 사람들도 뭔가 범상치 않다는 것.
꺽다리 인간에 무슨 미스터 차이니즈 출신으로 의심되는 근육질의 아이들...
일단 물러는 났지만 진짜 도끼파가 나타나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하지만 쌀집 아저씨, 양복점 아저씨, 분식집 아저씨... 이 삼총사의 도움으로 마을의 평화가 찾아온다...
라고 하길 기대했지만...
이 넘의 마을 하나 지키기 이렇게 어려워서 말이지...
이상한 마을에 이상한 주민들, 이상한 집주인...
그리고 싱에게 찾아오는 묘한 매력의 아이스크림을 파는 여인 퐁까지...
아직도 축구하니? 우리는 소림무술한다!
 
 
 
주성치가 돌아왔다.
몇년전 '소림축구' 시사회로 명보극장을 갔던 일이 어제 같은데 주성치도 나이를 먹고 또 신작도 내놓는다.
'쿵푸허슬' 보다도 '소림축구'의 후속편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엉뚱하게 다른 이야기를 준비한 주성치...
그리고 이제는 헐리웃에게 SOS를 구한다.
아니, 아예 헐리웃 콜럼비아 영화사에서 그를 도와줬다.
주성치의 이번 작품도 무술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역시 쿵푸다.
그러나 평범한 쿵푸가 아닌 주성치 식 코믹 액션 쿵푸이다.
 
이번에 오맹달이 빠진 것에 많은 주성치 마니아들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요번에는 오맹달의 빈자리를 확실히 채운 인물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
우선 전작 '소림축구'에서 이소룡을 닮은 골키퍼로 열연한 진국곤이 도끼파 보스로, 역시 '소림축구'에서 거구의 몸으로 할 일은 다 했던 임자총이 물삼겹을 연기해 여전한 주성치 군단임을 보여준다. 물론 전계문도 빼놓을 수 없지... 이 아저씨도 '소림축구'에서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았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과거 왕성한 활동을 하다 돌연 결혼으로 은퇴를 했던 왕년의 인기 여배우 원추 역시 돌아와서 사회에 불만이 많은 얼굴로 줄담배를 벅벅 피워대는 돼지촌 여주인으로 등장한다.
이정도면 오맹달의 빈자리도 그렇게 어색하진 않지?
 
영화는 '매트릭스' 같은 공중전이라던가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는 인간 볼링핀, 그리고 발에 불나도록 질주하기, 발바닥 세게 얻어맞어 쥐포처럼 눌리기 등등의 CG로 해야 가능한 장면들이 연출되었다.
그러나 이런 우스꽝스러운 CG 만큼이나 주성치의 오바연기, 썰렁한 유머는 역시 많은 이들이 주성치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게되는데 충분하다. 특히 동료인 물겹살에게 어이없이 어려번 칼에 맞는 장면은 거의 18세 관람가에 해당되는 내용이지만 주성치식 개그로 전혀 끔찍하다기 보다는 폭소를 자아내게 충분한 장면이었다.
거문고 킬러단도 역시 이 영화의 잔재미 중의 하나... 과거 무협영화들의 공식을 살짝 빌린 듯한 장면은 어찌보면 과거 무협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의 영화는 참으로 유쾌하기 짝이없다.
 
영화의 첫장면은 나비가 정신없이 이동하는 장면이다.
'맨 인 블랙'의 인트루 부분이 떠오르기는 했지만 영화에서는 이 나비의 역활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다. 마치 오우삼 영화의 비둘기 같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얼마전 개봉되었던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 장풍 대작전'처럼 이 영화 역시 주제는 단순한 것 같다.
바로 누구나 도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돼지촌의 마을 사람들처럼...
 
주성치 영화에 별 점을 먹이는 것은 참으로 무식한 행동이다.
하지만 진정한 마니아라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것이 주성치의 영화들이다.
생각없이 가볍게 웃을 수 있는 것이 주성치 영화의 매력이니깐...
얼마전 컬투와 리마리오가 주성치와 만났던 적이 있다.
리마리오 식으로 표현하자면 이 영화는 딱 이거다~!
 
"본능에 충실해~!"
 
 
PS. 주성치 영화에는 은근슬적 닮은 꼴이 많다.
진국곤은 그렇다치더라도 임자총은 순돌이 이건주 씨와 닮았다.
이건주 씨가 누구냐고?
인터넷으로 '한지붕 세가족'  자료를 찾아볼 것...
예전 드라마라서 찾기는 어렵겠지만 찾으면 나온다.
그리고 퐁 역의 황성의 경우 김태희 씨와 닮은 꼴이라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내가 볼 적에는 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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