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클로저

송씨네 2005. 2. 10. 01:01
사랑을 해보았는가?
이별을 해보았는가?
배신을 해보았는가?
다시 사랑을 해보았는가?
그리고 또다시 배신을 해보았는가?
 
여기 네명의 남녀가 있다.
 
안나는 사진작가이다.
결혼은 했으나 남편과는 별거중이다.
그러던 와중 한 남자가 왔다.
그 남자는 여자가 있는데도 안나에게 집착한다.
그래, 사랑을 한단다.
그러던 어느 날 수족관에서 마치 여고에서나 볼 수 있는 아담복장을 한 남자가 나타나 그녀에게 집적된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이들을 사랑하는데 계기가 된다.
 
댄은 신문기자이다.
하지만 좀 거시기 하다.
사람 죽은 것만 취재하는 부고란 기자이다.
그는 자신의 실력이 썩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 여자가 저만치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그도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는 차에 박았다. 이런...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이상하게 안나도 끌린다.
 
앨리스는 스트립 댄서이다.
원래는 메이드 인 미국인데 그녀는 애인따라 여기 영국에 왔다.
칠날래, 팔날래 뛰어다니던 그녀는 저만치 댄의 얼굴을 보았고 댄을 바라보다가 차와 충돌하였다.
다행히도 무쇠다리, 무쇠머리라서 좀 피가 난 것 말고는 멀정하다.
댄이 좋다.
하지만 안나의 사진전에 나타난 한 남자에게 자꾸 끌리는 이유는 뭘까?
 
래리는 의사이다.
피부과 의사인데 좀 밝힌다.
어느 날 미지의 여인과의 채팅을 했다.
니 가슴크기, 내 거시기 크기를 왈가왈부 떠들다가 그 미지의 여인과 만나기로 맘먹는다.
그런데 만나기로 한 수족관의 거기에는 안나가 있었다.
그러나 안나는 모르는 일...
이런, 댄이 장난쳤단다.
 
 
마치 사각 트렁크 팬티 같이 늘어났다 줄어드는, 그리고 알 수 없는 이 사각관계란...
 
 
 
'사이먼 & 펑클'의 음악들이 영화를 꽉 채우던 영화 '졸업'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마이클 니콜스 감독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원래 연극이 원작인 이 작품 '클로저'는 남녀의 심리와 배신과 사랑을 잘 다룬 영화로 평가 받고 있다.
아카데미 5개부문의 도전장을 건 이 작품은 출연진도 화려하다.
사진작가 안나 역은 줄리아 로버츠, 신문기자이자 소설가인 댄 역활은 쥬드로, 스트립 댄서 역활의 앨리스는 나탈리 포트먼, 래리는 클라이브 오웬이 맡았다.
 
꽃미남 둘에 연기파 여배우 둘...
영화는 그렇다고 스케일로, 출연진으로 무장한 것은 절대 아니다.
영화는 사랑에 대한 미묘한 남녀의 감정을 보여주는데 서로 얽히고 얽히는 복잡한 4각 관계를 보여준다.
이는 마치 우리나라 삼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들지만 영화는 배반과 배반이 이어지는 사랑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아름답다는 말이 말도 안되는 소리일수도 있겠지만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 작품으로 생각된다.
원작 연극에는 4명 밖에 없다고 한다. 더구나 영화에서는 한 커플만 어렵사리 이루어지는 결과를 보여주고 한 여자는 결국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지만 연극에서는 죽는다고 하니 연극보다는 해피엔딩이다. 그 나마...
 
하지만 나는 이런 영화만 보면 잠이 온다.
'화양연화'도 그랬고 '2046'도 그랬고 웬지 어려운 사랑이야기 아니면 너무 쉬운 사랑이야기일 경우 피곤함이 몰려온다. 너무 많이 들어온 사랑이야기라서 그럴까? 그리고 자주 반복되는 이별과 재결합, 그리고 배신은 이 작품을 보는데 좀 해메게 된다.
줄리아 로버츠도 나이가 들면서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고 나탈리 포트먼도 '레옹'의 마틸다가 아닌 이제는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쥬드 로와 클라이브 오웬 역시 자기 나름대로의 역활에 충실히 하고 있다.
 
영화는 드라마에 충실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재미있는 장면이라면 너무 솔직해서 웃겼던 댄과 래리의 성인 채팅방에서의 장면일 것이다. 남자의 성기라던가 여성의 가슴, 섹스 등의 단어들이 여과없이 등장하는 것에 충격과 더불어 웃음을 주게 만든다. 더구나 번역을 한 우리나라 번역가에게 칭찬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는데 영어 문장 그대로 풀이한다면 아주 흔해빠진 단순한 대화일 수도 있지만 비속어와 채팅용어를 활용하여 이들의 대화를 우스꽝스럽게 그린 것은 칭찬을 해줘야 할 것 같다.
(칭찬까지는 오바일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너무 재미있었다)
 
사랑은 정답이 없다.
우리는 그 정답을 찾기위해 오늘도 고전분투한다.
'봄날은 간다'의 유명한 대사가 있다.
 
"사랑이 변하니?"
 
분명한 것은 변하니깐 우리들의 청춘과 미래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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