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남자가 집을 샀다(1998)/노르웨이/피요르트 샤페긴
감독/7분/컬러/3회 관객상 수상작
*복사가게(2001)/오스트리아/피르길 비트리힐
감독/12분/흑백/5회 코닥-단편심사위원상 수상작
*아리아(2001)/노르웨이/피요트르 샤페긴 감독/10분/컬러/6회
상영작
*플렛홈(2001)/뉴질랜드/로빈 월터스 감독/4분/컬러/6회
상영작
*양상추 여자와 송어 남자(2001)/스페인/구스타보 살메론
감독/20분/컬러/6회 대상, 관객상 수상작
*대동단결(2002)/노르웨이/한스 페터 몰란트 감독/9분/컬러/7회
푸르지오상 수상작
*자연을 보여주는 안경(2001)/노르웨이/엔스 리엔
감독/1분/컬러/7회 상영작
*침묵의 랩퍼(2002)/영국/이언 클락 감독/14분/흑백/7회
대상, 관객상 수상작
*13병동(2003)/오스트리아/피터 콘웰 감독/14분
50초/컬러/8회 상영작
부천영화제 혹은 피판...
정식명칭은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영화제 이름답게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들과 함께 하였다.
얼마전 부천영화제의 단편들 중 인기있었고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작품 아홉편을 하나의
DVD로 묶어 출시하였다.
이들 작품들의 특징이라면 난해함보다는 엽기성과 참신함에 놀라게 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관객들의 열렬한 호흥을 얻었던 작품들이라는 것.
오늘은 얼마전 감상한 이들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우선 '어느 한 남자가 집을 샀다'의 경우 쥐와 인간의 끈질긴 싸움을
진흙으로 표현하였다.
한 사내가 폐허가 된 집을 샀고 그 집에는 엄청 큰 쥐가 살고 있었다. 그는 그 쥐를
없애기 위해 쥐약과 쥐덫을 설치하고 심지어 인증된 고양이 킬러까지 동원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쥐는 다름아닌 암컷 쥐 였고 자신에게 접근하는 인간을 보고 자신을 좋아해서 그런 것이라고 착각을
하게 된다. 쥐는 인간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인간과 쥐는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줄거리이다.
황당한 스토리이지만 쥐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이야기 했다는 점에서 특이했던 작품으로 기억된다.
이 작품의 감독인 피요르트 샤페긴의 또다른 작품 '아리아'역시
황당함과 엽기성을 두루 갖춘 작품으로 평가된다.
한 여인과 한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해군이었고 섬에 홀로 사는 그녀와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그는 그녀에게 아리아가 담긴 축음기를 선물하고 길을 떠난다. 몇 년후 여인은 아이를 출산하고 그가
오기를 기다렸다. 다시 돌아온 그 남자... 하지만 그 남자에게는 다른 여자들이 있었고 그 남자는 그녀가 출산하여 키운 아이마져
데려간다.
슬픔에 잠긴 여인은 자신의 몸을 하나하나 자해한다.
(작품을 보면 어떻게 이 여인이 자신의 몸을 자해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주 당황스러운
결말이다.)
'아리아' 역시 '어느 한 남자...'처럼 만남과 커뮤니케이션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 같은데 '어느
한 남자...'가 만남의 해피엔딩을 이야기하였다면 '아리아'는 정반대인 암울한 결말이다.
결론은 아마도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음을 이야기 한 것이 아닐까
싶다.
'복사가게'는 자신의 일상이 계속 복사 되는 한 사내의 이야기를 흑백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자신의 하루하루가 누군가에 의해 복사되어 있고 다음날 자신과 똑같은 사람들이 자신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자명종을 누르고, 세수를 하고, 가게 문을 열고, 건너편 꽃집 아가씨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고... 그 이런 저런 상황이 모두 또다른
나에 의해 복사 되고 또 복사 되며 그 자신은 수백, 수천으로 늘어난다.
이 작품은 최근 말이 많은 인간복제 이야기와도 일맥 상통한다. 또한 또다른 나를 발견하고
그 중 진짜 나의 참모습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한다는 점에서 자아정체성에 시달리는 현대인을 복사가게 주인으로 나타낸 것
같다.
'플렛홈'이나 '자연을 보여주는
안경'은 아주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보여주는, 또한 너무 빨리 보여주어서 황당했던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플렛홈'의 경우는 한
간이역에 선 남자가 자꾸만 누군가가 자신을 훔처보는 듯한 기분에 그 뒤를 따라간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상황은 곧 역전된다.(무슨 소리인지는
보면 안다.)
'자연을 보여주는 안경'은 그 허무함에 경의를 표하는 내용의 1분짜리 작품이다. 굳이
메시지를 말하자면 '아무리 편해도 안전은 지키자!' 정도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양상추 여자와 송어 남자'는 이 작품을 힘들게 연출하고 만든 모든
스텝들에게 찬사를 보내고픈 작품이다. 생물이지만 절대 사람크기만하지 않은 물건들을 사람처럼 의인화 시켜 만든 작품이다. 농장에서 열심히 살아가던
양상추는 시내에 잘나가는 레스토랑으로 팔려나가게 된다. 그 자리에는 꽃게와 동료 양상추들, 조개들도 있었는데 그녀가 사모하던 사람은
재미있게도 강가에 사는 송어라는 것이다. 둘은 격렬한 사랑을 나누었으며(?) 최후의 순간에도
함께하자고 약속한다.
물론 이것은 여러 우여곡절 끝에 하나가 되지만 그 과정이 아주 재미있다. 이 작품은 그래서
그런지 6회 관객상을 수상하였다.
'대동단결'은 얼마전 만났던 김영덕 전 프로그래머의 얘기처럼 제목이
걸작이었던 작품이었다.
80이 넘어간 노인들이 단체로 여행을 떠나고 있었고 어느 한 젊은 여인이 늪에 빠지게
된다.
가까스로 그녀를 구한 노인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그 늪에 서서히 빠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역시 허무한 결말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참 어찌보면 웃기는 작품인데 이 노인들을 보니 왜 나도 같이 서글퍼지는지 모르겠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정말 서글픈 일인 것이 분명하다.
'침묵의 랩퍼'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소년...
그는 훌륭한 랩퍼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귀머거리라는 주위의 따가운 눈초리는 그를 힘들게
만든다.
하지만 세상에는 노력해서 안되는 일이 없다고 자체 훈련으로 이 소년은 비장애 친구들의 코를 납짝하게
만든다.
수화로 하는 랩을 혹시 본적이 있는가?
이 작품은 수화 랩이 등장한다.
보면 알겠지만 이 랩 속에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구분 짓는 이 사회를 비틀고
있다.
마지막으로 '13병동'은 '월레스와 그로밋' 만큼이나 강렬하고 짜릿한
작품이다.
한 남자가 사고로 병원에 실려가는데 이 병원은 위험한 인체실험이 강행되는 병원이었던
것이다.
이 이상한 병원사람들과 벌이는 사투는 마치 액션영화를 본 것 처럼 시종일관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이 작품도 진흙을 이용해서 만든 작품인데 핏자국이나 기타 움직임을 진흙으로 나타낸 것이 아주 재미가
있었다.
많은 작품과 함께 하였는데 그동안 사정상 보지 못했던 작품들을 모아 하나의 DVD로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즐거운 일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이 시리즈는 계속 인디스토리를 통해 우리들에게 보여질 것이다. 다음에는 어떤 작품들이 DVD로 출시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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