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밀리언 달러 베이비

송씨네 2005. 3. 20. 07:03
지금 경기 하나가 벌어지고 있다.
한 남자의 나레이션으로 (극중 스크랩 역활의 모건 프리먼... 이 작품은 스크랩의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시작되고 이 남자는 사각의 링에서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선수하나는 얼굴에 심한 상처가 나고 이 선수를 치료하는 남자는 상처를 치료하고서는 그냥 한방 맞아주라고 한다.
그리고 이 선수는 강력한 펀치로 상대선수를 눕힌다.
경기가 끝나고 상처를 치료했던 그 남자... 프랭키 앞으로 한 여자가 찾아온다.
"저 한번 키워보시죠... 저 이래뵈도 터프해요!"
여자는 안키운다는게 그의 생각이지만 우여곡절 끝에 그 여자 매기는 프랭키의 트레이너가 된다.
체육관에는 많은 선수들이 있다.
이 허름한 체육관을 이끄는 사람은 프랭키와 절친한 그의 파트너인 스크랩...
머리에 백발이 가득한 이 노인들은 앞날이 창창한 선수들을 키우고 있다.
한편 프랭키는 딸과의 의견충돌로 그리 친한 관계는 아니다.
매기는 그런 그에게 희망을 주는 여자이다.
매기는 웨이트레스이다.
복서들은 항상 헝그리 정신으로 산다고 하지만 여자인 매기 역시 이런 헝그리 정신으로 산다는 것도 한계가 있을 법한데 자신을 비록 인정하지 않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집을 사기로 맘을 먹는다.
승승장구 하는 매기에게 이제 최후의 결전이 남았다.
상대는 창녀 출신의 챔피언...
매기는 이제 외롭지 않다.
사람들이 그녀를 위해 모쿠슈라라고 외쳐주는 그 이상...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어찌보면 그냥 서부 시리즈에서 총만 갈겨대던 배우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배우에 만족하지 않았고 많은 영화를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그래도 아직까지 이 노장감독 혹은 노장배우의 작품하면 '황야의 무법자'를 떠오른다.
그 음악을 잊을 수 없고...
그의 초장기 작품은 이름없는 사내가 대부분이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의 작품에서 그는 이름이 없었고 그러면서도 많은 악당을 총한자루로 물리쳤었다. 그는 천하무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그는 우회를 선언한 듯 싶다.
액션에서 맬로와 드라마로의 우회전을 선언...
소설의 감동만큼이나 영화의 감동은 더했고 사람들은 이제 배우라는 타이틀보다는 감독이라는 타이틀에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일흔이 넘는 나이임에도 그는 쌩쌩했고 아카데미에서 이 작품으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을 때도 아흔을 넘긴 자신의 어머니를 이야기 하며 자신은 철없는 소년에 불과하다는 듯이 이야기 하는 대목에서는 아직도 늙지 않은 청춘임을 보여준다.
 
힐러리 스웽크는 이번에도 남자같은 여자 연기를 선보여 '소년는 울지 않는다' 이후 두번째 아카데미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노장의 파워를 보여준 흑인 배우 모건 프리먼 역시 남우 주연의 영예를 얻었다.
 
이 작품은 단편집 '불타는 로프'가 원작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 짧은 단편을 읽고 감명을 받아 장편으로 만들었자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복싱은 남자들의 스포츠로 인식되어 있다. 최근 K1 같은 이종격투기에 약간 밀린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복싱은 남자들의 전유뮬로 인식되어 있고 남자들에게는 인기스포츠이다. 그러나 최근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가속화되며 여성들의 프로복서 진출도 점차 늘고 있다. 모하마드 알리의 딸이 프로데뷔를 치루고 우리나라에도 최근 여성프로복서가 늘고 있으니 이는 당연한 결과라 생각된다.
 
이 작품은 복싱에 중점을 두지는 않는다. 그저 복싱은 하나의 소재꺼리이며 이 영화는 한 여인의 인간승리를 보여준다. 가난한 복서가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은 참으로 보는 사람들을 눈물짓게 한다. 다행인 것은 요즘들어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야기 같은 스토리의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어 많은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헐리웃이나 국내 영화들을 보면 정말 쓰레기 같은 작품들이 범람을 하고 있는데 이런 것을 생각해 보면 정말로 정말로 다행이다.
 
영화는 마지막에 암울한 결말을 이야기한다.(그 암울함이 뭔지는 얘기하지 않겠다)
사실 나는 이게 프랭키와 매기가 원하는 일이라지만 정말 이런 극단적인 방법이 필요했는가 의문이 들긴한다. 최근 사회 추세가 그렇게 되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마지막에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안타깝게 만든다. 마지막에 프랭키는 그렇게 먹고 싶어하던 매가 알려준 레몬 파이 음식점에 가게 된다. 정말 그의 뜻대로 거기를 사서 운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탁자위에 홀로 앉아있는 프랭키의 모습이 왜 이리도 안타깝던지...
 
그러고보면 복서라는 직업은 참 외로운 직업인가보다.
영화속에 등장하던 '모쿠슈라'란 말처럼 이 외로운 영혼들에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외루운 이들에게 이 단어는 참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단어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