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이터널 션샤인

송씨네 2005. 4. 5. 07:00
한 남자가 일어선다.
지루한 일상에 지겨운 남자...
누군가 자신의 차를 긁어놨고 이 남자 조엘은 일탈을 결심한다.
바다로 가자...
그는 클레멘타인을 만난다.
하지만 어디서 본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하기만 한데...
그리고 서점에서 다시만난 클레멘타인...
그러나 그녀는 조엘을 기억못한다.
또 발견된 우편물 하나... 그녀의 거억을 지워줬다는 한 회사의 통지서...
조엘은 그 문제의 회사로 가고 이유가 어찌되었던 바람맞은 그는 자신의 기억도 지우기로 결심한다.
꿈속에서 기억이 하나하나 지워지고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다시 찾고 싶은 기억... 그러나 여긴 분명 꿈이라 어쩔도리가 없다.
조엘과 클레맨타인은 기억삭제 회사 직원들과 꿈속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을 벌이는데...
하지만 이 회사 직원 중 의사인 하워드와 간호사인 매리도 뭔가 가슴아픈 사연이 있는 듯 싶은데...
 
 
아직 미 개봉작인 이터널 션샤인은 기억에 대한 작품이다.
기억에 관한 영화라면 '메멘토'도 있겠고 '오픈 유어 아이즈'와 이 작품의 리메이크 작인 '바닐라 스카이'... 그리고 우리 영화로는 '나비'(강혜정 주연)를 들 수 있겠다.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라...
현실성 없어보이는 소재인지도 모르지만 이 작품은 사랑에 대한 아픔을 기억을 통해 잊으려는 남녀들의 심리를 잘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오랜만에 짐 케리는 웃기기 보다는 진지했으며 케이트 윈슬렛은 '타이타닉' 이후 성숙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매리 역의 커스틴 던스트는 평범한 이 화사의 직원이자 간호사로 어느정도 이 회사의 비밀에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브링 잇 온'에서 깜찍한 모습은 어디가고 이 배우 역시 성숙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럴 수록 '윔블던'이 보고픈 이유는 뭘까?)
 
이 작품은 상당히 어지럽다.
하지만 이 어지러움을 잘 풀려고 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이 어지러움이란 기억이 하나하나 지워지면서 뒤죽박죽 꿈 속 상황이 변경되는 조엘의 모습을 얘기하는 것이다.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는 이 장면을 아름다운 영상과 배우들의 연기로 어느정도 풀어보려고 하는 노력은 좋았던 것 같다.

기억이라는 것은 앞써 얘기했지만 많은 영화에서 소재로 사용하고 있고 절대 평범치 않은 작품들이라는 것이다. 가령 '메멘토'는 부인이 살해되고 나서 주인공의 상태가 혼란을 예고했고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 남자는 자신의 기억을 어느정도 찾기 위해 몸에 문신을 하게 된다. '오픈 유어 아이즈'나 '바닐라 스카이' 같은 경우도 사고로 얼굴이 망가진 남자의 모습과 더불어 자신의 모습이 어느 것이 허구이고 어느 것이 진짜인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나비'역시 자신의 아픔을 지우려는 여인과 그 여인 뒤에 있는 여행가이드와 택시운전 기사등의 심리역시 잘 표현된 작품이다.
 
다시 이 작품으로 넘어와서...
기억은 약이나 특수요법으로도 쉽게 잊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사랑이라는 기억이라는 것이 아닐까 쉽다.
 
"망각한 자는 복이 있나니, 자신의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라(Blessed are the forgetful, for they get the better even of their blunders)" -니체-
"순결한 처녀인들 과연 행복할까? 잊혀진 세상에 의해 세상은 잊혀진다. 티 없는 마음의 영원한 햇살이여. 어느 이뤄진 기도와 무산된 소망(How happy is the blameless vestal's lot? The world forgetting, by the world forgot.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Each prayer accepted and each wish resigned.)" -알렉산터 포프-
 
기억에 관한 영화속 실제 두가지 명언은 분명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