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몽상가들

송씨네 2005. 4. 9. 01:08
1968년...
미국에서 온 유학생 매튜는 이 날도 씨네마떼끄를 찾아갔다.
그런데 웬 폐쇄조치? 거기에 운영자 해임...
항의하러 온 자리에는 젊은 여자 하나가 문 앞에 쇠사슬을 묶고 있는데 그 여자의 이름은 이자벨이고 그녀가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는 곳에서 한 남자가 오고 있다.
바로 그녀의 남동생인 테오...
테오와 이자벨은 일란성 쌍둥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이상하다.
이들 남매 집이 비워지게 되자 낡은 호텔에 숙식을 취하던 매튜를 초대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분명 그들은 남매인데 테오와 이자벨은 항상 테오 방에서 섹스를 즐기고 있었으며 방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모택동 관련 장식품만 널려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이 세 사람...
테오와 이자벨은 매튜에게 장난칠 목적이었는지 영화퀴즈를 내면서 못맞추면 이자벨과 섹스를 하라고 요구를 한다.
술 먹으면 원래 용감해지던가?
이들은 친하지만 한편으로는 의견충돌도 심하다 최고의 뮤지션이 지미 헨드릭스이냐, 에릭 클립톤이냐를 가지고 싸우고 찰리 체플린이 희곡의 황제이다, 아니다를 두고 싸우기도 한다.
더구나 이들은 혁명이란 단어는 알아도 실천할 줄은 모른다.
영화, 섹스, 혁명...
이들이 함께하기 힘든 것처럼 이 젊은 청춘인 매튜와 이자벨, 테오가 함께하기란...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와 '마지막 황제'로 감각적인 영상을 보여주었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오랜만에 '몽상가들'을 들고 찾아왔다.
그런데 이 작품의 상영이 순조로웠다는 것에 놀란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조직원과 심벌로고를 변경하면서 특별한 제안을 하는데 앞으로는 작품성 있는 영화의 경우 남녀의 성기나 음부 노출에 대해 테클을 걸지 않겠다는 것, 대신 공포물의 심의가 강화되고 예고편 역시 강화된다.
첫 케이스로 이 작품 '몽상가들'이 이 해택을 얻었다.
과거 여성의 가슴이 공개되고 대신 음부 노출에는 모자이크를 처리, 아울러 남성은 성기 노출도 모자이크로 처리하였으나 이 작품에는 모자이크가 하나도 없다.
이런 모습이 좋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자칫 저질 영화에도 등장하여 오히려 이런 예술작품을 죽이는 행위는 없었으면 한다.
 
이 작품은 1968년의 프랑스의 혁명에 초점을 맞춘다.
씨네마떼크의 폐관으로 시작되었던 이 혁명은 점점 수위가 커지게 되고 거리 거리에는 붉은 러시아 깃발과 과거 중국을 이끌던 모택동의 얼굴이며 장식물로 가득 하게된다.
참 재미있는 것은 이 모택동을 영화인으로 비유한 대사이다.
모택동은 중국의 혁명을 이끈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런데 이 것을 영화인에 비유한 것은 그만큼 정치인의 지도력과 감독의 연출력과는 공통성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작품은 또 위험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바로 근친상간이다.
과거 아버지와 딸의 사랑, 아들과 어머니의 사랑이 이야기가 되어 논란을 일으켰다면 남매 사랑이라는 것이 이 영화에서는 논란거리가 아니었나 싶다.
더구나 이 것은 사랑... 즉 스퀸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섹스도 가능함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이들 남매는 자꾸만 후진하려고 한다.
아이들처럼 장난을 치고 움막을 만들어 노는...
이들의 장난은 그들에게는 그냥 장난이었지만 매튜에게는 위험한 장난과도 같았다.
직진이 아닌 자꾸 후진하려는 젊은이들...
거기에 이 남매의 부모들의 반응도 참 희얀하다.
보통 막아야 할 것을 이들 부모들은 그냥 벌거벗은 그들의 몸을 뒤로하고 수표한장을 살짝얹어놓고 간다.
 
마지막에  테오와 이자벨은 혁명의 중요성을 깨닿지만 이 혁명이 자신의 이득을 위한 혁명인지, 아니면 이별을 준비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인지는 아직도 이 마지막에서는 불분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PS. 이 영화에서 공감가는 몇가지...
혼자 영화 볼 때는 앞에서 봐야 그 작품을 느끼지만 애인과 오면 앞자리보다는 사람들이 뒷자리를 찾게된다. 또한 이 순간에는 영화에 집중하기 보다는 스퀸쉽이 먼저이다.
그건 어느 누구나 마찬가지인것 같다.
 
나는 오늘도 영화를 혼자보았다. 그냥 혼자보는 것이라면 맨앞에 앉아 이 영화를 느낄껄 그랬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