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댄서의 순정

송씨네 2005. 4. 21. 06:58
스포츠 댄스 선수권대회...
한 남녀가 춤을 추고 있다.
차차차와 맘보로 이어지는 댄스의 향연...
그런데 상대편 선수가 테클을 건다.
아쁠사...
물거품으로 변한 대회...
실의로 가득차 있는 남자 영세...
밑져야 본 전이라는 판단으로 댄스 학원 원장이자 형처럼 지내는 상두의 소개로 채린이란 여자를 소개받는다.
연변에서 열린 댄스 선수권 대회에서 입상을 한 선수...
그러나 만남도 삐꺽...
그리고 채린은 열 아홉 소녀였던 것이고 누나 대신 왔노라, 춤을 배워 집안 경제에 도움이 되겠노라 이야기 하는 이 당찬 소녀...
그런데 너무 적이 많다.
위장결혼으로 의심받는지라 감시당함은 물론이요. 영세가 나간 대회를 물거품으로 만든 장본인 현수가 호시탐탐 이들을 노리고 있다.
 
 
 
참 이상하다.
우리나라에서 춤이 등장하는 영화는 성공하지 못한다.
고작 일본판 '쉘 위 댄스'가 그나마 반응을 보였고, 물건너온 미국판 '쉘 위 댄스'는 역시 리차드 기어의 약발이 이젠 안먹힘을 보여준다.
'바람의 전설'도 춤을 다룬 영화였으나 흥행성적은 부진했고...
오리지날 속편 '더티댄싱'도 짭퉁 '더티댄싱' 속편도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특히나 오리지날 속편에서 패트릭 스웨이지의 모습은 아마 모든 팬들에게 충격이었나 보다.
나이들면 영화 출연하지 말지...
춤...
'펄프 픽션'에서 존 트라볼타와 우마서먼이 그렇게 추던 춤을 기억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토요일 밤의 열기'에서 역시 존 트라볼타가 신나게 찔러주던 그 춤도 기억할 것이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춤이 등장한 것을 따지자면 역시 '자유뷰인'이란 작품인데 춤은 당시 천박한, 나쁜 행위 중 하나로 생각되었다.
지루박, 탱고 등은 중년 나이트에서 제비들이 싸모님 꼬실때나 추던 춤이라고 생각 할 때이고...
그러나 스포츠 댄스는 이제는 그런 불명예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이다.
 
 
6개월 동안 춤을 배우고, 3개월 동안의 중국어, 연변 사투리 연습...
문근영의 노력이 정말 가상하다.
또한 더욱 더욱 문근영의 내공은 커져만 가고 있었다.
오히려 전작 '어린신부'보다도 낫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열 아홉 연변 소녀가 성숙한 성인이 되듯, 진짜 열 아홉 문근영 역시 점차 성숙해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다리 찢기는 참 고통스럽다.
그 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서는 그냥 스포츠 댄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난위도 발래 동작도 등장한다.
그만큼 참 힘들다.
그럼에도 열심히 노력한 문근영의 모습에 찬사를 보낸다.
 
영세 역의 박건형은 뮤지컬에서 보여준 춤 솜씨를 여기서도 보여주는데 사실 더 힘들었노라고 고백한다.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인 문근영과 박건형 만큼이나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는데 게그맨 김기수와 김지영이다.
댄서 킴으로 너무나 유명해진 김기수는 여기서 감초 같은 조연을 하였는데 조연치고는 참 역활도 많았으며 원악 게그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쭉쭉춤'이 머릿속에서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역시 김기수도 춤 하나는 잘 춘다. 잘한다... 댄서 킴~!
그렇다면 김지영은 어디에 나왔는가? 거의 까메오에 가까운 등장이었다.
여경으로 등장한 김지영은 이들 채린과 영세 커플을 방해하는 감시단 역활이지만 참으로 예상 외의 감초 역활을 보여주었다. 누가 이 사람을, 그녀를 복길이라고 생각했는가... 복길이도 파이팅...
 
이 영화는 춤이라는 소재로 보면 참으로 정말 평범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어떻게 요리하느냐가 문제이다.
연변 소녀가 한국으로 오고 한 남자를 만나 춤을 배우고 성공하지만 그래도 그 남자를 잊지 못한다는 뻔한 기본 구조인데 그렇다면 이런 작품을 어떻게 요리하느냐?
앞에도 말했지만 배우의 연기가 중요한데 문근영은 나름대로 연기에 충실했다.
좀 약간 조잡할지는 모르겠지만 반딧불이가 등장한 장면 역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고 춤을 예술로 승화시킨 장면 장면은 정말 멋있다는 감탄사 외에는 안나온다.
 
짧은 기간동안 중국어와 춤을 모두 배운다 것은 한계가 있다.
노력한 모습은 인정되나 약간 어설픈 연변사투리('럭셔리 강' 강성범 씨의 연변사투리와도 비슷하지만 그러나 조금다른)가 문제이다. 표준어와 연변 사투리가 번갈아 나오니 정신이 없었다.
나는 못느꼈으나 문근영의 춤 실력은 좋았으나 조금은 아쉬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깜찍한 문근영... 그러나 이제는 성숙한 문근영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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