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혈의 누

송씨네 2005. 5. 8. 06:55
19세기 조선시대...
동화도라는 외딴 섬...
제지업을 하는 마을 사람들이 있으며 이 종이를 실은 선박 섬을 지나 육지로 넘어갈 것이다.
출항을 앞두던 어느 날 원인모를 화제가 벌어진다.
거기에 젊은 무당 만신은 피를 토하며 쓰러지기가지 한다.
얼마 후 수사관 원규를 포함한 일행이 이 섬에 도착한다.
도착하자마자 겪게 되는 사건들...
이후 이어지는 살인 사건들은 과거 억울하게 죽은 강객주 가족들의 사형집행 방식과도 동일하다.
이들을 죽게만든 발고자들이 하나하나 죽으면서 객주의 원혼이 저지른 일이라고 마을 주민들은 공포에 질린다.
객주의 딸인 소연의 시신이 뒤늦게 발견되고 객주의 집앞을 서성이던 그 집 머슴 두호를 비롯하여 사사건건 원규와 마주치는 인권까지...
피빛 비가 내리는 이 마을에 과연 어떤 저주가 있는 것일까?
 
 
'혈의 누'란 작품의 크랭크 인이 올랐을 때 모두들 동명인 소설의 제목을 떠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와 전혀 관계가 없다.
'번지점프를 하다'이후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김대승 감독도 이번 작품에서도 톡특한 영상과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이은 작가를 활용했다면 이번에는 이원재라는 작가를 기용하여 이야기는 허구이지만 그 고증은 정말 제대로 된 조선시대 수사물을 만들었다.
 
작품에 등장한 인물들을 보자면 원규 역의 차승원은 기존 코믹영화에서 벗어나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효과적인 유턴으로 평가된다. 항상 배우들이라는 것이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기 힘들어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배역에 관한 편식인데 이는 고쳐야 할 점이다.
박용우는 이 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한꺼풀 한꺼풀 벗겨질 수록 본색이 드러난다. 그 본색은 첫부분에 등장한 소연과 관련이 깊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두호 역활을 맡은 지성의 정체성은 솔직히 의심이 간다. 주연도 아닌것이 조연도 아닌 것이하는 그의 모습은 그러나 이 역시 중요한 단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 비중이 적다는 것이 아쉽다.
이와 더불어 'TV 손자병법' 이후 나에게는 있어서 오랜만에 보는 오현경 씨라던가 기존 코믹연기에서 벗어나 생각보다 많은 카리스마를 보여준 최종원 씨의 얼굴은 정말 반가운 얼굴이다.
 
이 작품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반전 혹은 범인 찾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다.
물론 궁금증을 유발시켜 범인이 누굴지 추측해보는 재미도 있지만 주요출연진이 많지 않은 만큼 금방 범인의 윤곽은 밝혀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원균 역시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것이다. 다섯인물의 죽음, 다섯가지 형벌...
이 영화는 집행방식이나 형벌 방식, 수 많은 용어들을 보면 머리가 아프다.
효시, 석형, 도모지, 가열, 욕장... 하나같이 잔옥한 형벌인데 이 형벌이 살인으로 바뀌면서 공포와 잔인함은 극도로 강해진다.
 
이 작품의 홈페이지도 독특한데 영화의 이야기를 그대로 스토리화 하였으며  그 스토리 속에 제작노트와 인물 소개가 숨어있다. 자신이 원규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독특한 형태의 홈페이지이다. 최근 이런 스토리가 있는 홈페이지가 인기인데 '혈의 누' 만큼이나 인기를 얻고 있는 '댄서의 순정' 홈페이지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이 영화는 어려운 단어들 투성인데 이를 이해하려면 홈페이지에서 용어설명을 보고 영화를 보는 것이 우선일 듯 싶다. 그만큼 고증을 효과적으로 한 작품으로 평가가 된다.
 
어찌보면 이 작품의 제목의 '혈의 누'가 의미하는 것은 이 영화의 막판에 등장하는 피빛 비인데 마지막 밀고자로 등장한 두호의 최후의 모습뒤 등장하는 이 피빛 비는 저주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메그놀리아'의 개구리 비만큼이나 잔옥하고 무섭다. 그 잔옥함은 '혈의 누'라는 제목이 확실히 보여준다.
 
요즘 다시 사극 전성기를 이루고 있는 이 때, 자기 자신이 원규가 되어 사건을 파해쳐보자. 
 
PS. 이 작품에도 악질 스포일러들이 눈에 많이 띈다.
스포일러 경고 없이 글을 쓰는 사람들...
'디 아더스' 때도 이야기했지만 영화 관람에 대한 메너가 없는 사람들이다.
정말 이런 사람들에게 저주를 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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