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극장전

송씨네 2005. 6. 6. 01:11
#1. 전반전-영화 속에서...
한 소년이 있다. 상원...
곧 어른이지만 아직은 불안하다.
친한 형과 함께 하고 나서 그 형이 준 이십만원을 들고 그렇게 길을 걸었다.
안경점에서 한 여자와 마주쳤다.
영실... 그녀를 오랜만에 만났다.
반복되는 일상이 싫어서 이야기 한다.
같이 죽자고...
그렇게 약국을 들려 수면제를 사고 여관도 간다.
자살을 결심하기전, 그러니깐 수면제 사러가기 전에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섹스를 한다.
섹스는 하지말자고...
상원과 영실은 그렇게 자살을 준비하고 있었다.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며 하늘에 내리는 눈구경도 하면서...
그런데 죽는 것 쉽지 않더라.
영실은 알아서 토해내 병원 안가고 위세척을 했다지만 상원은 그렇지가 못하다.
상원은 어머니가 원망스럽다.
너무나 원망스럽다.
 
 
 
#2. 후반전-현실과 영화의 차이...
상원과 영실의 이야기를 한 남자가 보고 있다.
김동수...
그는 죽음을 앞둔 대학 선배였던 한 감독의 회고전을 보고 있다.
동창을 만나야 하는데 그 거지같은 성격 때문에 동창들도 그를 거부하고 동수 역시 그들을 거부한다.
영화에서처럼 동수는 상원과 영실이 걸었던 그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진짜 영실을 만났다.
영화속 영실과 영화배우 최영실...
동일인물을 만나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동수는 팬이었노라고 이야기하고 사실은 이 얘기는 내 이야기라고 이야기 한다.
선배가 자기 이야기를 허락없이 단편으로 만들었다고...
영실은 이런 동수가 참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동수는 영화에서처럼 영실과 실행에 옮겨 본다.
도원경의 '다시 사랑한다면'을 신청하고 여관에 들어가 섹스를 하였으며 심지어 같이 죽자고 이야기한다.
바보, 동수 씨는 그 영화 잘 못 보신 거에요...
 
 
 
 
 
우리나라에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감독이 몇 명 있다.
황소고집이며 불도저 같은 이 사람들...
특히나 홍상수 감독도 이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시작으로 '강원도의 힘', '생활의 발견', '오, 수정' 등등...
톡톡튀는 대사와 연출방식은 참으로 별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오바하는 감독도 아니며 소심쟁이 감독도 아니다.
 
영화는 두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단편 영화속에 등장하는 바보 같은 두 연인들이 그 첫번째요, 그것대로 하고픈 혹은 그게 내 이야기라고 우기는 한 무명감독의 이야기가 두번째이다.
서울...
충무로와 명동, 종각, 광화문 어차피 그 동네는 그 동네 였다.
그것도 그럴 것이 영화에서는 어느 장면을 찍건간에 남산타워는 꼭 나온다는 것이다.
마치 저주 받은 악령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제는 많은이들이 찾지 않는 한 자그마한 극장 시네코아가 등장한다.
시네코아는 간판 그대로 실명으로 직접 등장한다.
그 느낌 때문이라도 나는 일부러 시네코아를 찾았고 조조를 포기하는 대신 다음 시간을 이용했다.
텅빈 좌석들은 마치 영화속의 극장 풍경과도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시네코아는 낭만적이었을지 몰라도 진짜 시네코아는 지금 어느정도 적자 생존에 공존하고 있을테니깐...
 
김상경과 엄지원...
김상경의 경우 드라마 '인간시장'이라던가 영화 '살인의 추억', '생활의 발견' 등에서 명 연기를 보여줘서 그런지 몰라도 이제는 앞으로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 만큼이나 잊쳐지지 않을 배우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동수라는 인물이 내가 볼적에는'액션'을 외치면서 오바하는 감독이 아닌 소심하고 바보같은 그냥 한명의 평범한 소시민처럼 보인다.
엄지원의 경우 일부에서는 전작 '주홍글씨' 보다도 파격적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것도 그럴것이 영화에서는 이기우와의 섹스장면에 이어 김상경과 섹스가 이어지기 때문이라서 그런 것 같다. 엄지원이란 배우 역시 이제는 점점 미모로 승부걸기 보다는 연기로 승부를 거는 배우라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이 작품도 하지만 몇가지 꼬집어 넘어가 보자.
극중 상원(이기우)이 거리를 배외하가 본 연극은 손숙의 '어머니'이다.
실제 존재하는 연극을 영화에 삽입시켰다.
그런데 연극 공연 날짜는 2001년이다.
그리고 거리에는 온통 노랑, 빨강, 파랑, 초록 버스가 지나 다닌다.
이는 2004년이다.
물론 그 전에 시험운행용으로 4색 버스가 운영되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월드컵 이후에 생겨난 노선 방식이다.
홍상수 감독은 완벽할 줄 알았는데 역시 그건 아니었나 보다.
차라리 포스터를 2004년이나 2003년으로 맞춰 놓을 것을...
 
또한 너무 허무한 결말은 그렇다면 내가 여태까지 못보았던 홍상수 영화는 이런 식인가라는 불안감을 주게 만들었다.
(잠시 보았던 '오, 수정' 역시 허무한 결말이었던 것 같은데...)
하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
홍상수 감독은 그렇게 영화는 허접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
그것을 올해 칸 영화제 등의 행사에서 증명해 보이고 있다.
그래, 나에게도 확실히 증명해 보여주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 보고 나서 나 역시 영화 속의 그 안경집이 찾고 싶었다.
광신안경...
그런데 주인분이 자주 문을 닫으시나 보다.
전경을 멋있게 찍고 싶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
다음에는 꼭 들려서 멋있는 사진 찍어 보리라...

'영화에 대한 잡설들 > 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애의 목적   (0) 2005.06.12
간 큰 가족   (0) 2005.06.12
스타워즈 에피소드 3-시스의 복수   (0) 2005.05.29
혈의 누   (0) 2005.05.08
주먹이 운다   (0) 200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