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간 큰 가족

송씨네 2005. 6. 12. 06:52
김노인은 실향민이다.
그의 소원은 딱하나이다.
남북이 통일되어 보고픈 가족들을 만나는 것...
첫째 아들 명석은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빛에 쪼들여 사체업자들에게 독촉전화에 시달린다.
막내아들 명규는 영화감독이다.
삼류영화라 보일지 모르지만 정말로 누구 말처럼 웰메이드 영화 한편 폼나게 만들어보는 것이 소원이다.
 
남북 이산가족 신청서를 내러 가는 길 민방위 사이렌에 놀라 심하게 다치는 사고를 얻는 김노인...
김노인의 주치의는 김노인이 이제 살 날이 얼마 안남았다고 마음에 준비를 하라고 한다.
명석은 김노인에게 어마어마한 유산이 있음을 알게 된다.
시가 50억원의 땅... 억... 억... 억...
그러나 문제는 이 유언!
명규는 불효자식 아버지의 마지막 희망을 위해, 명석은 채무문제 해결을 위해 아버지를 위한 통일 자작극을 꾸미게 된다.
 
통일 서약을 했다는 남북의 상황이라던가 통일관련 보도물 등의 치밀한 계획속에 아버지를 위한 작전은 성공하는 듯 하지만 역시 돈이 문제다.
그러나 구세주인지 아니면 복병인지도 모를 그 사람 사체업자의 등장으로 점점 꼬이게 되는데...
과연 그들만의 통일 프로젝트는 성공할 것인가?
 
 
 
'간 큰 가족'은 크랭크 인 부터 말이 많았던 작품이다.
독일 영화 '굿바이 레닌'의 표절의혹을 받았기 때문이다.
'굿바이 레닌'이 통일된 독일을 통일이 되지 않은 것처럼 어머니를 속이는 것이라면 '간 큰 가족'은 아직도 분단중인 대한민국과 북한의 남북이 통일되었다고 아버지를 속이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굿바이 레닌'이 제작된 시기는 2002년, '간 큰 가족'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진 시기는 1997년...
하지만 이런 의혹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너무 오랫동안 준비가 되었기 때문에...
 
차이점을 이야기 하자면 이렇게 이야기가 되는데 '굿바이 레닌'이 진지함에 코믹이 첨가되었다면 '간 큰 가족'은 코믹 속에 진지함이 있다. 물론 '간 큰 가족'은 코미디 영화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인 끝에 가면 갈 수록 김이 빠지는 그 느낌이다.
물론 드라마 적인 감동은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다.
 
'굿바이 레닌'과 '간 큰 가족'의 공통적인 소재는 아무래도 TV 뉴스와 전 주민이 속이는 장면일 것이다.
영화 속 성지루가 평양 옥류관으로 가장한 곳에서 가짜 눈 속에서 어설프게 진행을 하는 모습은 '굿바이 레닌'에서 알렉스의 친구들이 코카콜라 공장 앞에서 코카콜라는 사회주의에서 만들어진 음료라고 속이는 장면과도 비슷하다.
주민들이 속이는 장면에서 '굿바이 레닌'이 돈을 미끼로 꼬마 아이들을 이용해 속이는 장면이 있다면 '간 큰 가족'은 가짜 국정원이 통일 마을을 만들고 주민을 그것에 끌어들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역시 돈이 주무기가 된다. 벌점을 안받기 위해 노력하고 심지어는 휴전선에서 가져온 철조망이라고 싸구려 철조망을 파는 철물점 주인의 모습은 봉이 김선달을 떠오르게 한다.
 
갈 때 까지 간 이 가족들은 최후의 보루로 북한 서커스 기예단을 이용하는데 물론 역시 극중 삼류배우이자 서커스단 출신으로 등장하는 신이의 도움으로 가능하게 된다.
서커스 공연 마지막  끝에 결국 아버지는 이 사건이 자작극임을 알게 되고 눕게 되고 설상가상 진짜 국정원에서 김노인의 북한 방문을 좌절시킨다.
 
탄원서의 힘으로 가게 된 이 가족들...
사실 그 다음부터가 어찌보면 이 영화가 가져다 주는 진짜 감동이 아닐까 싶다.
도둑촬영이라고 할 정도로 북한 금강산 관광에서의 촬영장면이 힘들었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영화들이 세트나 다른 첨단 기법으로 북한을 재연하는데 비해 진짜 북에서 장면을 찍었다는 점은 이 작품이 주는 감동이라고 본다.
 
'굿바이 레닌'의 마지막 장면은 진짜 베를린 장벽 붕괴의 모습과 더불어 어머니의 화장한 뼈가루를 로켓으로 쏘아올리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에는 물론 동독이 주도했다고 마지막으로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 '간 큰 가족'의 마지막 거짓말 역시 아름다운 거짓말로 막을 내리게 된다.
 
거짓말은 분명 좋지 않은 행위이지만 삶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통일된 조국을 꿈꾼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희망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