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극장가에 불고 있는 이상한 리모델링 열풍...

송씨네 2006. 1. 23. 23:57

 

 

 

 

2004년 11월 코아아트홀이 문을 닫았다.

코아아트홀은 당시 그래도 수많은 영화마니아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코아아트홀이 문을 닫고 나서 곧이어 허리우드 극장도 30년 이상의 세월을 뒤로하고 잠시 자취를 감추었다.
지금 종로 코아아트홀 자리에는 극장이 아닌 외국어 학원이 입점하여 운영중이고 다행히도 허리우드 극장은 필름포럼과 아트 시네마에 극장 건물을 임대하여 다시 기사회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오래된 극장들이 서서히 문을 닫고 있으며 작은 소규모 극장들은 임대를 시작한 상태이다.
그런데 앞에서와 같이 필름포럼과 같은 극장이 예전 극장자리에 그대로 와주었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럴 수가 없다.
 
 
 
 
충무로의 대표적인 극장 스카라 극장...
문화제 지정이 될 수도 있음에도 수익이 되지 않는다고 멀쩡한 극장을 밀어버리는 그런 황당한 일을 우리는 얼마전 뉴스를 통해 접했다. 사실 이 극장은 얼마전 시사회 전용관으로 새단장을 한 상태였다.
1층의 경우 좌석을 전면 교체하고 매점을 2층으로 옮기고 시사회를 주최하는 관련 회사나 사이트들의 전용부스를 만들어 시사회 운영을 수월하게 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화장실도 새로 전면공사에 들어가 깔끔한 화장실로 탈바꿈 되었다.
하지만 이런 극장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극장업자의 이기심 때문에...
물론 이 극장은 일제시대 지어진 건물이라서 상당히 이 극장에 대해 불만이 많은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극장도 하나의 문화라는 점에서 볼 때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극장을 허무는 행위는 상식적으로 용납이 안가는 일이다.
 
 
 
 



 

길건너 명보 시네마도 극장의 수입이 감소하자 내놓은 대책이 MTV와 니켈리온 한국지사 입점을 허락한 것이었다.
사실상 극장도 장사가 안되면 극장이 아닌 다른 사업체들의 입점을 환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참 황당한 것은 극장 앞에 영화 포스터가 아닌 인기가수의 얼굴이 버티고 있는 현장이 목격된 것이다.
명보 역시 최근 시사회나 기타 부대행사로 최근의 부진을 만회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극장인지, 방송국의 전용사무실인지 알 수 없는 듯한 극장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어리 둥절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앞써 말했던 코아 아트홀의 폐관으로 인해 예술영화도 씨네 코아에서 상영키로 결정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 곳 역시 불황의 끝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들이 내놓은 대책이 2개관을 임대하는 것이었는데 스폰지 하우스와 채플린 하우스가 바로 그것들이다.
스폰지 하우스는 수입/배급사인 스폰지가 가져온 작품들을 주로 상영할 예정이며 정기적인 소규모 영화제도 계획중이다.
오픈 기념 일본영화 상영회를 마친 스폰지 하우스는 이미 윤도현 밴드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다큐 '온 더 로드 투'를 시작으로 '메종 드 히미코'등의 예술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반대로 채플린 하우스는 영화가 아닌 콘서트나 연극 등을 관람하는 형태의 극장으로 운영된다. 물론 기존의 1관과 같이 영화도 상영이 될 예정이며 극장에서의 콘서트는 격주로 공연이 이루어진다.그러나 그렇게 운영한다고 할지라도 극장에서의 콘서트 장으로의 리모델링은 솔직히 반갑지는 않다.
이것이 극장을 살리는 길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필름포럼처럼 정면승부를 건 극장이 또하나 있으니 명동의 CQN(씨네콰논)이 바로 그것이다.

과거 캣츠 시네마 자리를 임대받은 CQN은 앞으로 상업영화 뿐만아니라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일본영화들도 상영이 될 예정이다.
씨네콰논은 사실 이미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영화사이다. 재일교포가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제작보다는 수입/배급으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박치기'와 '린다 린다 린다' 등의 작품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일부 극장들은 자신들의 방식대로 극장을 살리고 있으며 이들의 노력은 앞으로 계속 될 듯 싶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관객들이 얼마나 이 극장들을 찾느냐는 것이다.
홍보없이는, 그리고 좋은 영화가 아니고서는 관객들은 본인 스스로 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들 극장들의 앞으로 앞날에 좋은 일이 있길 바란다.